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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황명선 국회의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그래도 봄은 온다"
"윤석열의 12.3 계엄은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공격 ... 자해의 정치 끝내 파국 불렀다“
기사입력  2025/03/25 [17:30]   놀뫼신문
 
봄이 왔다. 그러나 그 따뜻함이 피부에 닿지 않는다. 절기상 춘분이 이미 지났건만, 냉기가 이 땅을 가득 채우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찬바람 속에서 으스스하고 을씨년스럽다. 단지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국정 마비와 정치 불신, 시민들의 무력감이 이 사회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윤석열의 탄핵 소추 이후 우리나라는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이 아니다. 극심한 여야 대립과 국론 분열 속에 국가 기능이 사실상 정지된 모양새다. 탄식과 울분에 찬 언어가 난무하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이 이 땅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곡기를 끊은 대한민국은 끈 떨어진 연처럼 바람에 떠밀려 나라가 백척간두(百尺竿頭)이다.
습관적으로 뉴스에 눈길이 간다. 헌법 위반 정황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이렇게 정치적 사회적 아노미(anomie)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여의도를 찾았다. 황명선 국회의원을 만나 현 정세에 대한 깊이 있는 견해를 들었다.
 

 

황명선, "윤석열의 '격노의 정치'...'자해의 정치'로  
 
황 의원은 "2024년 12월 3일,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이었다"고 규정했다. 
한국의 민주주의 정치체제는 1987년 이후 단 한 번도 근본적인 위협을 당한 일이 없었다. 전두환과 노태우의 군사반란과 내란은 1987년 이전에 일어났고, 탄핵당한 박근혜 대통령이나 형사처벌을 받은 이명박 대통령도 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그만큼 윤석열의 내란은 예외적이고 충격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윤석열은 비전형 정치인도 구원형 정치인도 아니다"며, "대중의 분노 위에 올라타 가까스로 대통령이 된 자가 지난 2년 반 동안 '격노의 정치', '복수의 정치'를 펼치다 끝내 '자해의 정치'로 귀결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엄연한 법치국가"라면서, "만약 12.3 내란세력들이 헌법과 법률의 계엄 관련 조문을 대충이라도 읽어봤더라도 계엄을 선포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법치국가란, 권력자의 통치를 법이 제어해야 가능한 시스템인데, 이번 계엄은 그런 법치의 최소한도 지키지 않은, 말 그대로 '헌법 파괴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조문조차 읽어보지도 않았는지, 그깟 법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실질적인 요건은 물론 최소한의 형식적 법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채 계엄령을 선포했기에 이는 전형적인 내란 행위라고 평가했다. 
황 의원은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 및 선관위에 들이닥치는 모습은 법이 종이조각이 불과하다는 것, 그리고 무도한 권력자에 의해 법은 얼마든지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윤석열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평소 열망했지만 '법'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감행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계엄이 아닌 대국민 호소?, 궤변에 불과“
 
다수의 헌법학자들이 "계엄 선포 당시 상황을 법률상 계엄 선포 요건인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로 볼 수 없다"고 지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은 지난 2월 25일 자신의 헌재 최후진술에서 "이번 12.3 비상계엄은 과거 계엄과는 다른 것"이라며,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주장했다.
이에 황명선 국회의원은 지난 2월 28일, 107명의 헌법학자들로 구성된 <헌정 회복을 위한 헌법학자 회의>가 윤석열의 탄핵 소추를 인용해 달라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냈다. 이들은 윤석열이 지난 25일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에서 했던 최후 진술이 크게 3가지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는 분석을 근거로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첫째,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다?'라는 주장에 대해 헌법학자들은 '비상계엄 선포는 대국민 호소가 될 수 없다'고 밝혔고,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면서 법률상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둘째, '국회 병력 투입이 106명에 불과해 문제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헌법학자들은 '대통령이 국회를 봉쇄하고 내부로 진입해 국회 활동을 방해하도록 지휘했다면 헌법을 위반한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한 셋째, 야당이 줄탄핵, 입법폭주, 예산폭거로 정부 기능을 마비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 야당이 삭감한 4조 1천억 원은 총 지출 예산 중 0.6%에 불과한 수준으로 이는 예비비, 특수활동비에 해당하는 국가의 본질적 기능과 직접적 관련성이 적다고 짚었다. 이어 탄핵소추권 행사로 인해 소추대상자인 공직자의 권한 행사가 정지되더라도 헌법과 정부조직법, 대통령령인 직무대리규정에 따라 대행체제가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황 의원은 윤석열이 국회를 단순한 '견제세력'이 아닌, '정치적 제거 대상'으로 인식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윤석열은 야당을 상대방으로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기보다는 국회를 일거에 무력화함으로써 일방적으로 정치적 교착 상태를 해소하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였다고 보기 충분하다"며,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 정치의 근본 원리를 파괴하는 반헌법적 사고"라고 질타했다.
 
광장에 모인 수많은 시민, '법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
 
황명선 국회의원은 "앞선 세대가 흘린 피와 땀 덕분에 우리는 비로소 위로하고 공감하며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갈 자격을 얻었다."는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고 이어령 선생의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피를 흘려가며 얻어낸 민주화의 산물인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무도한 권력자에 의해 그렇게 속절없이 무녀졌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황 의원은 "탄핵소추가 의결되었고 내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다시 '법의 시간'이 왔다"며, "권력자가 법치의 숨통을 끊어놨지만, 시민들이 죽어가던 법에 다시 숨결을 불어넣어, '법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복 80주년을 앞둔 대한민국, 새로운 시대정신 필요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일제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날은 단지 하나의 국가가 주권을 되찾은 순간이 아니라,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축으로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게 된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2025년의 대한민국은 또다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광복 80주년을 목전에 둔 지금, 민주주의는 다시금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고,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20세기의 두 기둥 너머 ‘제3의 길’을 요구받고 있다.
황명선 국회의원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봄이 왔지만, 그다지 봄 같지 않다"는 뜻이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래도 봄은 옵니다. 다만, 그 봄은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 없이는 오지 않습니다. 봄은 바로 광장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황 의원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산업화의 시대'와 '민주화의 시대'로 구분하며, 이제는 그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대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산업화는 경제적 자립의 길이었고, 민주화는 시민적 권리의 확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피크 코리아’라는 경제적 둔화, ‘늙어가는 대한민국’이라는 인구구조의 위기, 그리고 ‘시대역행적 계엄’이라는 정치적 불안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에 황 의원은 AI·바이오 등 미래산업 육성과 함께, 민주주의 제도의 재설계, 시민사회의 역할 확대, 정치·종교·언론 등 모든 분야에서 '본령으로 돌아가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란 서로 다른 생각을 조정하고 타협하는 문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그의 지적은 단호했다. 
황 의원은 “민주주의란 단지 투표로 정권을 갈아치우는 기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를 조정하고 타협하는 문화이며 제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늘날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는 이유는, 바로 “법을 훔치는 사람들(법비)”과 “법망을 빠져나가는 자들(법추)”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들은 법을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법을 집행해야 할 자들이 오히려 법을 유린하는 현실”에 대해 통탄했다.
그러면서 황 의원은 “지금은 울 때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부끄럽다. 하나님의 형상이 사람의 얼굴에서 사라졌고, 하나님의 말씀은 입술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유대교 신학자 아브라함 J. 헤셸의 말을 인용하며, “종교가 생명과 평화를 전해야 할 사명 대신, 오히려 증오와 분열을 선동하고 있다. 오늘날 종교인들이 스스로의 사명을 망각하고 표상의 역할을 그만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장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황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밤 벌어졌던 ‘2시간짜리 내란’ 즉, 계엄 선포 시도를 언급하며, 이를 막아낸 것은 “광장을 지킨 시민들의 용기”였다고 강조했다.
“누군가는 영구 집권을 꿈꿨고, 친위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결국 그것은 시민들의 집단적 저항과 광장의 연대로 좌절됐습니다.”
그는 광장을 “살아있는 생물”이라 표현하며, “그곳은 함께 부르는 노래, 함께 울리는 몸짓, 함께 내쉬는 숨결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삼보일배, 단식, 촛불 집회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생명 유지장치”라는 것이다.
그렇게 황명선 의원이 함께한 광장의 기록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황 의원과 지역위원회는 2023년 12월 7일 국회대로에서 열린 ‘국민촛불대행진’을 시작으로, 계룡(12.12.), 논산(12.14.), 건양대(12.28.)에서 일련의 비상시국대회를 개최하며 지역과 수도권을 넘나들었다.
2025년에도 2월 22일 논산·계룡·금산 제2차 비상시국대회를 지역사무소에서 주최했고, 3월 1일, 8일, 15일에는 안국역 사거리에서 연이어 열린 범국민대회에 참여하며 광장의 열기를 함께했다.
 
민주주의를 진단하며, "이 밤을 어찌할 것인가?"
 
황 의원은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 박사의 방한 당시 발언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했더니 처음엔 북한 얘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남한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라리 박사는 “놀랄 일은 아니다. 민주주의의 역사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 왔다”고 설명하며, “권력을 가진 자는 언제나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혹을 받는다. 결국 권력은 법을 파괴하는 데 쓰이게 된다”고 경고했다.
황 의원은 이 대목에서, “이런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유로운 언론과 독립된 사법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명선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어두운 밤입니다. 그러나 이 밤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우리가 맞이할 아침이 달라질 것입니다. 시민의 용기와 공동체의 연대, 그리고 진실을 향한 집념이 있다면, 봄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는 ‘봄은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시민들의 연대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전영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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