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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쳐가며 읽는 칼럼|소통공간] 디스토피아 속에서도 유토피아를 꿈꾸며
을사년 새해, 편집장의 로망
기사입력  2025/01/01 [10:54]   놀뫼신문

  

지난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위기와 직면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었고, 포고령 1호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언론의 자유는 철저히 억압당했으며, 영장 없는 체포와 구금, 압수수색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 언론의 역할은 심각한 도전을 받았다. 그날 밤, 민주주의는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빠져들었지만, 역설적으로 언론의 사명은 더욱 빛을 발했다.

그날 밤 많은 언론인들은 현장으로 향했다. 시민들이 계엄군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선 모습, 의원들이 국회 담장을 넘어 집결하는 장면,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하는 순간까지 모두 기록되었다. 계엄 해제를 위한 우원식 국회의장의 본회의 결의에 이르기까지, 언론은 혼란 속에서도 진실을 기록하며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히 언론의 활약을 넘어, 그동안 언론이 신뢰를 잃었던 이유를 돌아보게 한다. 권력과 자본에 의해 왜곡되고, ‘기레기’라는 멸칭으로 불리던 언론이 과거에 쌓아왔던 부끄러운 역사가 분명 있었다. 민주사회의 감시자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언론의 모습은 시민들에게 실망과 냉소를 안겼다. 그러나 ‘12.3 내란 사태’를 통해, 언론은 다시금 그 존재 이유를 입증하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방어선으로 나섰다.

이번 사건이 보여준 교훈은 분명하다. 언론의 역할은 단순히 뉴스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위기의 순간, 언론은 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 진실을 밝혀야 하고, 자유와 권리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이는 단발적인 활약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언론은 이번 사건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과거의 과오를 성찰하고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지역종이신문, 시대를 기록하는 지역민의 삶과 철학

 

논산과 계룡 같은 소도시에서 종이신문을 제작한다는 것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무모한 일로 보일 수 있다. 디지털 매체가 지배하는 시대에 종이신문은 시대에 뒤떨어진 형식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종이신문 제작 과정은 경제적 부담과 비효율성으로 점철되어 있다.

하루 종일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한 뒤, 인쇄소로 보내 종이신문을 발행하면 이미 대다수의 뉴스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소비된 뒤다. 여기에 인쇄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매체 운영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모든 어려움 속에서 “왜 굳이 종이신문을 고집하는가”라는 질문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역 종이신문의 존재 이유는 단순히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시대와 지역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함이다. 논산과 계룡의 소시민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목소리, 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는 디지털 뉴스의 속도와 편리함 속에서 쉽게 사라질 수 있다. 종이신문은 이러한 지역적 이야기를 역사로 새기는 유일무이한 기록물이다.

지난 11월 29일, 본지가 국립중앙도서관으로부터 납본용 신문대금을 납부 받으면서 다시금 느꼈다. 종이신문 한 장 속에는 지역민들의 삶과 철학, 그들이 살아낸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용해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기록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역사이며 지역 사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지역 언론의 사명, 진실을 지키고 기록하다

 

지역 언론은 단순히 뉴스의 전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오늘날 디지털 뉴스는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반면, 종이신문은 물리적 형태로 남아 시대를 기록한다.

특히 빠르게 복제되고 공유되는 디지털 뉴스는 종종 사실 확인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왜?"가 빠져있어 정보 왜곡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따옴표 기사'에는 사실을 보여주지만 진실을 덮을 수 있다. 

반면, 종이신문은 그 제작 과정에서 신중한 검토와 편집을 거치기 때문에,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기록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역 종이신문은 중앙 언론이 담아내지 못하는 지역민들의 세세한 이야기를 기록하며, 그들의 삶을 역사 속에 새긴다.

물론 종이신문은 그 한계도 명확하다. 틀린 기사를 수정할 수 없고, 유통 과정에서 시간적 지체가 발생하며, 경제적으로도 효율성이 낮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 속에서도 지역 종이신문이 지닌 가치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 그것은 단순히 뉴스의 전달을 넘어, 지역 사회의 집단적 기억을 형성하고 보존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디스토피아 속에서도 유토피아를 꿈꾸며

 

‘12.3 내란 사태’와 같은 사건을 통해 우리는 언론의 본질과 역할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다. 언론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이며, 진실을 기록하고 지켜내는 사명을 짊어진 존재다. 이러한 역할은 디지털 시대의 변혁 속에서도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지역 종이신문은 비효율적이고, 경제적 부담이 크며,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지역민들의 목소리와 삶이 담겨 있다. 그것은 지역 사회의 정체성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2025년, 우리는 다시금 풀뿌리 언론의 사명과 역할을 되새긴다.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신문 한 장은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진실을 기록하며, 시민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매체다. 디스토피아적 현실 속에서도 유토피아를 꿈꾸며, 오늘도 우리는 종이신문 한 장에 우리의 이야기를 새긴다.

언론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그리고 우리는 기록하며 나아간다.

 

 

▲ 전영주 편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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