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11월, 시인 이생진의 시처럼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깝게 느껴진다면 대전의 장태산자연휴양림과 한밭수목원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보자.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 해의 마무리를 담담히 맞이할 준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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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태산자연휴양림 스카이타워 일대의 가을_자료 제공 대전시서구청 (김정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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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산자연휴양림에서 만나는 메타세쿼이아 숲
장태산자연휴양림은 가을이 깊어갈수록 붉은 단풍으로 물드는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흔히 침엽수라고 하면 사철 푸르른 소나무나 주목을 떠올리지만, 메타세쿼이아는 늦가을에 붉게 단풍이 들어 낙엽이 바닥을 얕게 덮는다. 떨어진 낙엽은 가을이 소리 없이 깔린 듯 차분히 흩어져, 이 숲을 거니는 이들에게 고요한 위안을 선사한다.
이 숲은 고(故) 임창봉 씨의 손길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1972년부터 약 24만 평의 넓은 숲에 2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으며, 대전시가 이를 인수해 현재의 장태산자연휴양림으로 꾸며졌다. 초입에 위치한 그의 흉상에는 "흙과 나무는 사람처럼 속이지 않음을 확신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덕분에 이곳에서 걷는 시간은 그가 나무를 사랑하며 지켜낸 자연의 숲을 경험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명소로는 스카이웨이와 스카이타워가 있다. 지상 10~16m 높이에서 메타세쿼이아 사이를 거닐 수 있는 스카이웨이는 숲길을 공중에서 걸으며 나무와 한층 더 가까이 마주할 수 있다. 길의 끝에는 27m 높이의 스카이타워가 기다리고 있다. 타워 꼭대기에서는 나무들의 우듬지와 마주하며 주변 산야의 단풍까지 감상할 수 있어 장관을 이룬다. 장태산은 해발고도 374m의 산이지만, 이름처럼 높은 가을 정취를 품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휴가 때 찾으며 유명해진 ‘대통령 탐방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스카이웨이를 지나 삼림욕장과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길로, 약 50분 정도의 여정이다. 특히 초입의 삼림욕장에서는 나무 아래에 마련된 선베드나 쉼터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늦가을에는 메타세쿼이아 낙엽을 밟으며 산책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밖에도 140m 길이의 출렁다리와 생태연못이 있어 다채로운 산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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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 후보 장태산의 가을 풍경_자료 제공 대전시서구청(이봉희)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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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솦속의집 가는 길의 메타세쿼이아 산림욕장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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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태산자연휴양림의 출렁다리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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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태산자연휴양림 생태연못의 포토 존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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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밭수목원 명상의숲 인근 전경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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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푸른 심장, 한밭수목원에서의 늦가을 산책
장태산의 메타세쿼이아 숲에서 가을을 만끽했다면, 도심 속의 숲 한밭수목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1993년 대전엑스포를 계기로 조성된 이곳은 2005년 서원, 2009년 동원이 차례로 문을 열며 현재는 ‘2023~2024 한국관광100선’에 이름을 올린 대전의 대표 수목원이 되었다. 서원의 명상의 숲 인근에는 붉은 단풍과 푸른 대숲이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의 색채를 한층 풍부하게 담고 있다.
수목원 남쪽에는 고암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전시한 이응노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응노 화백은 전통의 미학을 담은 추상화로 국내외에서 널리 알려진 작가로, 특히 ‘군상’ 시리즈는 한국의 전통 필묵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로랑 보두엥은 건물 디자인에 이응노 화백의 문자 추상 ‘수(壽)’를 건축적으로 표현했다. 우리 전통의 마당과 담장 속에서 한국미가 깃든 고암의 작품과 여운을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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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노 작품 '수(壽)'의 조형 구조를 반영한 이응노미술관 건물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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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들을 위한 다용도 쉼터 대전틀래블라운지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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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여행의 시작점, 대전트래블라운지
여행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고 싶다면 대전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대전트래블라운지를 방문해 보자. 대전시가 운영하는 이 라운지는 관광객을 위한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무인 카페, 여행책 서가, 굿즈숍 등이 마련되어 있어 여유롭게 머무르며 여행의 첫걸음을 떼기 좋은 장소다. 대전의 여행 정보를 얻거나 원도심 관광을 위한 해설사 동행 투어(무료)를 신청할 수도 있다.
이처럼 장태산자연휴양림과 한밭수목원, 그리고 대전트래블라운지는 가을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해주는 여행지다. 느리게 걷는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함께하는 늦가을 여행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평온함을 만끽하는 시간으로 가득하다.
- 문의: 장태산자연휴양림 042)270-7885 / 이응노미술관 042)611-9800 / 한밭수목원 042)270-8452~3 / 대전트래블라운지 042)221-1905
- 당일여행: 장태산자연휴양림→한밭수목원→이응노미술관
- 1박2일여행: │첫째날│장태산자연휴양림→한밭수목원→이응노미술관 │둘째날│대전트래블라운지→계족산→소제동 카페골목
-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