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년의 숲이 만들어내는 가을 풍경_함양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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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한 분지에 자리 잡은 함양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따뜻하고 평화로운 고장이다. 북쪽으로 덕유산, 남쪽으로 지리산이 감싸는 함양은 전체 토지의 80%가 산지로, 다채로운 나무와 숲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함양읍 중앙에 위치한 상림숲은 함양의 자연과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어 여행객들에게 꼭 들러야 할 명소로 손꼽힌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 함양 상림
상림은 통일신라 시대 진성여왕 때 함양태수로 부임한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성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이다. 당시 매년 홍수로 백성들이 큰 피해를 겪자, 최치원 선생은 위천 강변에 둑을 쌓고 촘촘히 나무를 심어 홍수를 막았다. 이 숲은 자연재해를 방어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흉년에는 도토리를 수확해 백성들의 배고픔을 달래기도 했다.
숲 곳곳에는 최치원 선생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지혜가 배어 있다. 숲은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연 무대와 전시관 등의 시설이 더해져 상림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이곳을 친근하게 ‘상림숲’이라 부른다.
상림은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초가을이면 30만 송이의 붉은 꽃무릇이 장관을 이루고, 늦가을에는 활엽수의 낙엽이 길 위를 알록달록 물들인다. 숲길은 약 1.6km로 이어져 있으며, 위천 옆으로 펼쳐진 길은 맨발걷기길로도 유명하다. 부드러운 흙길과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건강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숲에는 특별한 나무들도 눈길을 끈다. 다른 수종인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가 한 몸이 된 연리목은 화합과 배려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또한 몸에 혹이 생긴 나무는 고사 위기를 딛고 스스로 회복하며 오랜 세월을 견뎌내는 생명의 힘을 보여준다.
▲ 낙엽과 오후의 빛이 숲의 온기를 더한다._함양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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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소리와 함께 걷는 산책길, 상림숲_박산하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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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림숲에 자연스레 놓인 정자와 다리, 오래된 숲의 면모가 느껴진다._박산하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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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성한 낙엽으로 물든 상림숲의 가을 풍경_함양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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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고장, 함양의 인물과 문화
함양은 선비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조선 시대 성리학자인 정여창 선생의 고택인 일두고택은 함양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100년 넘은 전통 가옥이 모여 있는 개평한옥마을은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일두고택 근처에는 500년 전통의 가양주 솔송주를 시음할 수 있는 솔송주문화관도 있어 특별한 체험이 가능하다.
정여창 선생의 뜻을 기려 세운 남계서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 중 하나로, 우리나라 서원의 전형적인 배치 형식을 처음 도입한 역사적 장소다. 강당과 사당을 잇는 정갈한 배치와 명성당에서 바라보는 너른 들판은 방문객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선사한다.
함양의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대봉산휴양밸리를 추천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산등성이를 따라 정상까지 오르며 단풍 절경을 감상하거나, 약 3km의 짜릿한 집라인을 통해 대봉산의 스릴 넘치는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현대적 즐길 거리까지 고루 갖춘 함양은 모든 세대의 여행객에게 풍성한 매력을 선사하는 고장이다. 천년의 역사가 스며든 숲과 선비 정신이 깃든 문화유산을 통해 함양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껴보길 권한다.
▲ 우리나라 서원의 전형적인 배치를 정립한 남계서원_박산하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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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이 넘은 전통 가옥이 모여 있는 개평한옥마을_박산하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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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등성이를 따라 오르내리는 모노레일을 탈 수 있는 함양대봉산휴양밸리_함양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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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일여행 상림→개평한옥마을→함양남계서원
- 1박2일여행 │첫째날│함양대봉산휴양밸리→개평한옥마을→함양남계서원 │둘째날│상림→농월정국민관광지
- 문의 상림공원 055)960-5756,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055)960-4520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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