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은 자신의 능력과 해결해야 할 과제를 비교함으로써 형성된다. 이때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해 자신감이 지나치게 높아진 상태를 ‘자만 상태’라고 한다. 따라서 ‘자신감’과 ‘자만감’은 철저히 구분되어야 한다.
비근한 예를 보자.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건설한 사람은 ‘페르디낭 드 레셉스’라는 프랑스 사람이다. 그는 1869년 10년 간의 공사 끝에 수에즈 운하를 개통하고 당대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다. 그리고 레셉스는 7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파나마 운하에 도전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결과가 참혹했다.
수에즈 운하에서 얻은 ‘자신감’이 파나마 운하에서는 ‘자만심’으로 변질되었다. 파나마의 지형과 지층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단순하게 파나마 지협의 폭이 60km에 불과해 수에즈 운하의 3분의 1도 안 된다는 수치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결국 8년 동안 2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고서도 30%밖에 진척시키지 못했다. 레셉스는 쓸쓸히 사망하며 영웅에서 망상가로 몰락했다.
<민선8기(2년) 기업투자유치 9,100억 달성>이라는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개첩되어 있다. 사실이면 놀라운 성과다. 그런데 지난 3월 발표한 ‘탑정호 복합문화 휴양단지 조성사업’의 3,100억 원도 포함되어 있다.
체리피킹(Cherry picking)도 유분수이지 지난 3월 18일 우선협상대상자만 선정해 놓고 아직 <사업협약>도 맺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유치를 성공했다”는 것은 대표적인 아전인수식 편향적 태도이다.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60일 이내인 6월에는 <사업협약>을 체결하게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한달이 훌쩍 넘어간 지금까지 꿩 구워 먹은 소식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PF) 시장이 녹록지 않다. 금감원이 ‘PF’ 사업성 평가에 나서면서 부실 ‘PF’에 회초리를 들었다. 지난 11일부터 ‘PF’에 대해 옥석 가리기에 돌입하면서 금융사들의 손실 인식 부담이 커지고 건설‧시행사가 사업권을 박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는 초희귀성, 초파괴력, 초불확실성 등 삼초(三超)현상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지나친 준비’라는 말이 있을 수 없듯이 자만심은 절대 금물이다. 미물인 토끼도 생존을 위해 세개의 굴을 준비한다는 교토삼굴(狡免三窟)을 명심해야 한다.
“시민들의 진정한 <행복한 삶>이 무엇이냐?”고 백성현 시장에게 묻는다.
‘양촌 KDI’와 같은 대형 산업단지 완성, 500실 규모의 중부권 최대규모의 ‘탑정호 복합문화 휴양단지’ 건설, 30만 평을 넘어서는 ‘100만 평 규모의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이 시민들이 바라는 ‘유토피아’일까?
아니다.
시민들은 크고 강렬하고 비일상적인 것을 종종 희망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 자체의 행복을 진정한 행복으로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삶 자체가 사실 습관이고 그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이기에, 시장은 사회적으로 시민들이 행복한 습관을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최소한 “인생 뭐 있어 한방이지!”라는 식의 <큰 거 한 방>으로 시장의 성과를 제시하려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4차산업혁명 속에서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무섭도록 빠르다. 2년여 전,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이 보여줬던 지지와 성원에 대한 여운을 아직도 갖고 있는 것은 레셉스가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며 갖고 있었던 자만감과 “무엇이 다르냐?”고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