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2주년에 때맞춰 논산시뿐만 아니라 모든 광역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그동안의 주요 성과 및 소회를 배포하면서, 민선8기 남은 2년에 대한 중점 추진과제 또한 심도 있게 언급했다.
그러나 유독 논산시 홍보협력실은 “백성현 시장이 지난 2년간 과감한 혁신정책과 대규모 투자유치로 논산의 새로운 비전을 열어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시간이었다”고 백성현 시장의 심기경호를 위한 보도에 집중했다.
비근한 예로 충남만 보더라도 “220만 도민과 함께한 힘쎈충남 2년”에서 2년간의 주요 성과 외에도 ▲농업과 농촌의 구조‧시스템 개혁 ▲탄소중립경제 선도 ▲100년 미래먹거리 창출 ▲지역의 특색‧특장을 살린 권역별 발전 ▲저출생 대책 추진 ▲교통 물류 인프라 확충 등의 내용을 다루며 민선8기 남은 2년을 조명했다.
반면, 논산시는 지난 2년에 대한 성과에만 집착한 나머지 미래에 대한 어떠한 비전과 희망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시민들은 “그래서, 뭣이 중헌디?”라고 반문한다.
‘소뇌’만 사용하는 논산시
대뇌와 소뇌로 구성되어 있는 인간의 <뇌>는 움직임과 행동 대부분을 관장하고 신체의 향상성을 유지하며 지식, 정보, 감정, 기억, 추론 등을 담당한다. 인간이 새로운 능력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정보처리 능력을 가진 대뇌의 역할이 중요하다. 반면 소뇌의 기능 중 하나는 새로운 능력의 자동화이다.
처음엔 그렇게도 낯설고 어려웠던 걸음마, 자전거 타기, 운전 등이 모두 소뇌를 통해 자동화된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반복되는 습관화된 행동들은 더 이상 집중하지 않아도 가능한 것은 소뇌를 통한 자동화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작금의 논산시는 보다 더 창의적인 정보 습득을 위한 대뇌 사용보다는 소뇌를 이용해 “백성현 시장의 뚝심 있는 모습(?)”을 자동화시키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듯하다.
과연, 논산시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AI가 대세인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사람보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에게 기대를 해야 한다. 이는 인간이 말과 경주해서는 이길 수 없기에 말과 직접 경주하는 게 아니라 말에 올라타야 한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여기서 말에 “왜 타느냐”보다 “어떻게 타느냐”로 바뀔 때, 더욱 풍성한 답변과 풍요로운 결과가 창출된다. 따라서 이 급변하는 시대에 정치인의 가장 큰 덕목은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능력일 것이다.
성장이 멈춰 선 제로섬 시대, ‘선택과 집중’은 전형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전략이다. 저출산‧고령화, 그리고 지방소멸이라는 대한민국 최대의 난제 속에서 과거와 같은 양적 성장만 추구한다는 것은 미래의 전망을 잘못 예측해 참담한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서는 대목이다.
생뚱맞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대표팀의 ‘선택과 집중’의 사례를 조명해 본다.
당시 일본 계주팀은 리우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400m 계주 결승에서 37초60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미국을 제치고 자메이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세운 3연속 3관왕 못지않게 세계의 이목을 끈 것은 일본 계주팀의 분전이었다.
신체조건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아시아권 선수들이 육상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 온 미국과 자메이카 사이에서 거둔 성과는 예사롭지 않은 결과다. 과연 그 비결은 뭘까?
일본 육상계의 ‘선택과 집중’이 바로 그 한 축이다. 일본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4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그때부터 일본은 남자 400m 계주 종목에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그리고 일본이 집중한 것은 바로 “바통 훈련”이었다.
일본은 통상 바통을 위에서 아래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밑에서 위로 바통을 넣어주는 ‘언더핸드 패스’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그렇게 효과적인 바통 패스와 반복되는 훈련으로 ‘바통과 한 몸 되기’를 연마한 일본은 세계 정상권으로 성장했다.
마무리 한다.
‘세상은 불공평해도 세월은 공평하다’는 말이 있듯이 시간은 많은 걸 바꿔 놓는다. 공평하게 주어진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평등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들의 시선과 기준’ 또한 ‘과거에 머물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시작보다 그것을 지켜내고 마무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천지창조처럼 절대적인 의미의 시작은 아니어도, 시작은 항상 지난 시간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소뇌만 사용했던 습관화된 관례는 벗어던지고 “꽃 피우겠다”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다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선8기 2년의 현시점이 ‘반환점’이 아닌 ‘전환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