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뫼신문 발행 700호를 충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차제에 우리 논산시의 유일한 지면신문이 나아갈 길을 함께 찾아보고 싶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모든 걸 인터넷에 의존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와의 긴밀한 대화가 필요한데 그 중간 역할을 신문이 해주면 좋겠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들의 인생경험담도 세대간 소통에 도움이 될 겁니다. 시간 있고 필력 있는 시니어들이 나서서 새 소재를 발굴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요즘 신문들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똑같은 내용의 기사들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놀뫼신문은 자체로 쓰는 기사, 발굴기사가 많아서 반갑게 읽곤 합니다.
보름쯤 전 놀뫼신문에 어느 구두할아버지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정감있게 실렸더군요. 그 이야기를 충남도정신문에서 받아 약간 줄여서 실었길래 그 신문 건네주러 갔더니만 “방금 전 어디 촬영팀이라며 연락이 왔다”고 알려주더군요. 놀뫼신문의 힘이 이렇게 큰가보다 싶네요^^
실은 작년에 저도 이분을 취재하여 실었습니다. 논산에는 시니어들로 구성된 시니어블로그홍보단이 있습니다. 작년에 노인일자리 차원에서 결성되었고, 올해는 민 주도로 자체 운영 중입니다. 그때 취재를 한 건데, 블로그다보니까 심층취재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요즘 놀뫼신문을 탐독하면서, ‘신문은 사진보다 글에 비중을 더 둔다는 점에서 좀 다르구나’ 하는 점을 느낍니다. 아무래도 글에 비중을 두다보면 놀뫼신문에서 기획 연재해왔던 인생노트나 자서전에도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니어기자단이나 주부독서모임, 청소년문학동아리들과 연을 맺어서 시민기자단으로까지 조직된다면 상부상조가 되어 윈윈 금상첨화가 될 거 같습니다.
2006년 창간된 놀뫼신문은 그 동안 논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고정독자는 아니더라도 관공서나 금융기관 독서대에서 접하기 쉬운 지역소식통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우리 지역과 별로 상관없는 신문매체들에 떠밀려 보인다는 점입니다. 인터넷공간도 엇비슷합니다. 저출산과 고령화시대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전자신문으로 오히려 혼란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문화원장님 말씀 중 세상에는 듣기 좋은 소리 셋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아기울음 소리, 여인이 다듬이질하는 소리! 글 읽는 소리는 사람으로 바로 서서 세상을 이롭게 하기 때문인데, 바로 이 역할을 신문이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점심시간이면 슬그머니 교실을 빠져나가 운동장에서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허기진 아이들이 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수십 년 전 우리들 보릿고개 시절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가장의 실직 등으로 인해 어려운 학생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는데, 이들은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날 새기 직전이 가장 어둡고, 해뜨기 직전이 가장 춥다고 하는데, 지역신문은 우리 지역 소외된 사각지대도 자주 찾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비리나 부정 보도보다는 선행이나 미담을 많이 다루는 신문이 되어 아름답고 밝은 사회를 가꾸어주면 좋겠습니다. 사각지대 발굴이나 미담사례는 시민제보로 해서 취재가 될 거 같은데, 사실 동네 구석구석은 시민들이 더 잘 알겠죠? 현실적으로 취재력이 딸리는 경우에는 시민리포터가 같은 시민 입장에서 찾아가 있는 그대로 써낼 때, 그러면 그 지역공동체에 더 생기가 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네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발로 뛰는 700호 기자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