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 계룡시에 소중한 그릇 하나가 도착했다. [김대영의 꿈과 행복을 담는 그릇]이다.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사랑’과 ‘소통’ 그리고 ‘희망의 비전’을 담아낸 김대영 도의원의 자서전이다. 김대영 개인사 아픈 기록이며, 동시에 시민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만들어낸 것들에 대한 소회이며 향후 희망찬 계룡살이를 담고 그리는, 편한 에세이다.
이 책에서 작가 김대영은 “가정과 가족이 행복의 출발점”이라면서 기도로 시작한다. 충청도 남자들은 밖에서는 잘하면서 집에 들어와서는 잘못한다는데, 이 책에서 그는 본인의 속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털어놓는다. “나는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는 F 낙제점이지만, 가정의 행복지수를 끌어올리는 패밀리로서는 C학점 정도라도 받으면 좋겠다”며, 특히 아내에게 애정공세를 퍼붓는다.
“시의원에 이어 도의원을 하고 있지만 나는 의원 세비 이외의 수입이 하나도 없다. 가족들, 특히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나의 가슴속 한 곳이 늘 허전하다. 내 수입이 적으니 아내는 아직도 김밥집을 운영하면서 최소한의 생활을 이어간다. 딸과 아들이 결혼을 했지만 결혼식, 딱 거기까지였다. 신혼 출발을 위한 전세방 하나 얻어주지 못하고 세간살이 하나 사주지 못한 나는, 그 생각을 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하였다.
김대영은 과거 9년간 신도안 계룡대쇼핑타운 번영회장도 하면서 신도안에서 마약 김밥집으로 유명세를 날렸다. 맛깔 난 김밥이야기도 본인의 정치철학과 함께 버무려져 펼쳐진다. “나에게는 김밥철학이 있다. [기본을 잘 지키면 된다] 이것이 김밥을 말면서 생긴 나만의 소박한 철학이다. 김밥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양질의 재료다. 나는 쌀 하나 고르는 데에서부터 총력전을 펼친다”고 술회한다.
“나에게 있어서 김밥과 정치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면서 “김밥에서 배운 정치철학이 <조화와 융합>”이라며 요약한다. “내 생활, 내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담기고 그게 말로 표현된다. 마음이 없거나 정성이 부족한 언행은 곧 드러나게 마련이다. 잠깐은 속일 수 있어도 오래는 속일 수 없는 게 인생사”라면서 “김밥 만들 때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손님들은 대뜸 알아챈다. 김밥의 요체인 조화와 융합은, 내 의견에 부정적 시민이나 정적을 대할 때 더 요청되는 덕목”이라고 관용의 의미까지 부여한다.
향적산에 시민 각자의 ‘개인정원’을 꿈꾸며
김대영은 책에서 “향적산 정원”에 대한 ‘본인의 꿈’을 펼쳐나간다. “누가 나에게 대한민국의 유토피아를 묻는다면 나의 즉답은 향적산 정원(庭園)이다”라고 단언한다. 향적산은 캐도 캐내도 끝이 없는 무한 가치의 보물산이라면서도, 향적산 정원 개발사업이 자연을 훼손하거나 전시 행사용으로 국한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적산 정원사업은 기존의 관행을 철저히 배격하는 데서 출발한다. 출발도 주민, 관리도 주민이 하는 생활속 지속사업이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시민들이 직접 관리하는 개인정원을 주력부대로 내세우면서 “주민들에게 지속가능, 성장가능, 혜택가능한 수익성도 담보하는 자연관광사업도 겸한다”는 전제 아래 “계룡산 국사봉 아래 향적산이 계룡시민 모두의 꿈과 희망 그리고 행복의 보금자리로 거듭난다면 나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하였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작가가 정치를 하는 이유, 즉 진실한 정치가·목민관의 자세다. “등 따십고 배부르게 하는 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못 박은 뒤 “나름 그럴싸하게 내세우는 제도나 법, 이념 사상이 결국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지 못하고 배고프다 느끼게 하였다면, 그건 나쁜 정치고 잘못된 정치”라고 단정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이어 질문을 던진다. “우리나라 GDP는 1조 8천억 달러 수준이다. 이는 세계 10위 경제대국의 수치인데, 그렇다면 행복지수도 같은 수준인 10위 안에 들어갈까?” 대답은 예상을 빗나간다. 행복지수가 61위에 그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때라면서 “누구나 노력하면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정치가는 소시민들 꿈이 노력한 만큼 성취되도록, 추호라도 배신감 느끼는 일이 없도록 공평무사한 경제망을 깔아주고 일상의 안전망도 촘촘하게 구축해주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청백리로서 꿈과 희망의 전도사가 되어 주어야 한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책에서 보여주는 김대영의 공정에 대한 생각은 예리하면서도 흥미롭다. 그는 “똑같이 가는 게 공정이라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 똑같이 갈 수 없다. 누구나 똑같이 출발했다고 하지만, 어떤 사람은 조금 더 나은 곳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기에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눔’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공정’은 ‘나눔’을 통해서 가꾸어야 할 덕목이라고 정의 내리면서 “공정만 표방할 게 아니라 ‘성장’과 ‘나눔’이 함께 가야 한다”는 그만의 시대정신을 피력했다.
근래 그는 아침마다 기도로 하루를 연단다. “저는 오늘도 당신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주님을 닮겠습니다. 당신을 담겠습니다. 깨끗한 그릇이 되어서....” 이런 고백으로 책을 다 쓴 그는 지금 이 시각까지 내 손을 잡고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하면서 다시 한번 허리를 구푸린다. 신행(信行) 일치의 삶을 살고자, 변화의 주역이 될 구두끈을 조이기 위하여.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