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의회 김진호의원은 지난 7일(금) 본인의 사회관계망 서비스 (SNS)를 이용, 새논산 100년의 첫 걸음을 내딛는 [논산 백년 재탄생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의거하여 가수원~논산 구간을 직선화하는 '호남선 고속화사업'시, “논산 도심을 관통하는 현 선로를 외곽으로 돌리면서 논산시내를 하나로 통일하고, 동시에 '논산역을 채운으로 이전'하여 KTX고속철도와 호남선을 함께 쓰는 '환승역'을 설치”를 제안‧주장한 것이다.
여기에는 "고속버스터미널, 시외버스터미널, 덕성여객 주차장 등 시내‧외 대중교통망도 함께 이전하여 새로운 논산역 일원을 충청 남부권의 '교통과 물류의 허브단지'로 육성하자"는 파격적인 내용도 담겨 있다. 한편, 논산역과 터미널이 빠져나간 원도심에는 [4차산업 R&D단지] 조성을 제안하고 있다.
김진호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 프로젝트는 시의원으로서 12년의 의정활동을 거치서 구상하였던 내용들을 총망라한 것"이라며, "이해관계가 걸린 시민들의 질책이 이어지더라도 논산발전을 위해서는 꼭 이루어져야 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논산역은 논산을 발전시켰던 원동력이자 구심점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논산시를 두 동강 내면서 논산성장을 가로막는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 하나 논산역을 옮기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김진호 의원은 임인년 벽두에 비장한 각오로 "논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면서 ‘논산역 이전’에 대한 파격적 구상을 밝혔다. 논산은 중대 기로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묘항현령(猫項懸鈴)이 될 것인가?", "새로운 논산 100년 탄생의 적시 신호탄이 될 것인가?" 이에 본지가 심도 있게 검토해 본다.
호남선과 논산역 왜 애물단지가 됐을까?
논산은 1914년 일제강점기때 만들어져 지난 2014년 100주년을 맞이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호남선 철도 역시 1911년 대전~연산 간 39.9km 개통을 시작으로 1914년 호남선 전 구간이 개통되었고, 1968년 복선화 공사를 착공해 1978년 복선 완료되었다.
이렇게 100년 전 기준으로 건설된 호남선은 우리 논산시를 남북으로 두 동강 내며 도심 발전의 최대 저해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산과 강을 피하는 꼬불꼬불한 사행선로는 구간 급곡선과 노후화된 시설로 철도 물류 및 운송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속 230km까지 운행이 가능한 ITX급 새마을호조차 이 구간에서는 시속 80km밖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100년 전의 시각과 기준으로 설계되었기에 당시로서는 기여도가 높았으나, 지금 이 시대를 기준으로 볼 때는 불합리와 불편의 전형이 되고 만 것이다.
호남선 가수원~논산 직선화‧고속화사업
정부는 대전, 충청, 호남의 인적‧물적 교류 확대 및 연계성 강화에 따른 지역 상생발전과 협력 증진을 도모하고자 지난 2016년 6월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신규사업'으로 고시했다. 논산~서대전 구간 급곡선과 노후화된 철도시설 개량으로 철도 운행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 후 국토부 사전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B/C) : 0.95로 조사되었으며, 2021년 6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최종 반영하였다.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은 국가의 효율적인 철도망을 구축하기 위한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이번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따른 '호남선 가수원 ~ 논산 직선화사업'은 총 7,4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대단위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논산~서대전 구간이 직선화되면 운행시간이 10분에서 20분 정도 좁혀지는 효과는 물론 논산을 중심으로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열차편이 30편 이상 증가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결과적으로 우리시가 충청 남부권의 물류 및 교통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되는 것이다.
‘논산역’과 ‘대중교통망’ 채운으로 이전하여 "교통‧물류 허브단지"로 육성
김진호 의원은 "호남선을 직선화할 때, 도시를 둘로 갈라놓았던 철도를 과감하게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이참에 논산역을 호남KTX와 교차하는 채운으로 이전‧설치하여 국내 최초 환승역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또한, "고속버스터미널, 시외버스터미널, 덕성여객 주차장 등 시내‧외 대중교통망도 함께 이전하여, 신규 논산역 일원을 충청 남부권의 '교통과 물류의 허브단지'로 육성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제약과 제반 어려움이 따르겠으나 새로운 100년의 논산을 건설하자는 비전으로서는 만시지탄이지만 당연지사(當然之事)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논산시는 인근에 육군훈련소와 3군본부 외에도 국방대학교, 육군항공학교, 육군부사관학교 등이 포진돼 있어서 대한민국 국방의 핵심요충지"라고 전제하면서, "연간 130여 만 명에 이르는 입영장병과 면회객이 왕래하는 우리시는 누구라도 불편이 없도록 단순하면서도 편리한 첨단시설의 교통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국가국방산업단지 조성과 육군사관학교 유치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시는 군사적‧전략적 요구를 충족시킴은 물론 기존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발생하며 지역경제의 확실한 디딤돌이 되는 향후 논산의 미래성장 동력을 위해서는 사통팔달의 교통망 확충이 절대적으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논산역 이전이 그 모든 것의 첫 단추이자 새로운 출발선"이라고 요약했다.
이에 대하여 연무에 사는 한 주민은 "현재의 시내버스 노선은 너무 지나치게 논산역을 중심으로 노선이 구성되어 있다"며 "1년에 '70억원 이상'을 덕성여객에 지원해 주면서, 대중교통 노선 활성화는 뒷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스마트시티 '동고동락 논산'에 걸맞도록 현재의 버스노선은 주민의 의사를 들어 합리적인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며, "논산이 새로운 계획도시로서 시내외 버스노선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작업은 과감하게 진작에 시행되었어야 할 사업이다"면서 환영의 뜻을 표했다.
논산역, 터미널이 빠져나간 원도심에 "4차산업 R&D단지" 조성
이러한 구상이 발표되자 구도심권의 반발이 잇따랐다. 화지시장의 한 상인은 "원도심에서 논산역과 시외버스터미널, 고속버스터미널, 덕성여객 주차장 등이 빠져나가면 구도심권은 대체 뭘 먹고 사느냐?"면서 우려와 반대 의사를 표하였다. 인근지역 주민과 상인들은 이구동성 볼멘 목소리로 즉각 원성을 쏟아놓았다.
이러한 원성은 진즉부터 예상되었기에, 이런 구상과 발표는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이라면 주저하면서 극도로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불보듯 뻔한 시한폭탄이라서 논산개발의 묘향현령(猫項懸鈴)이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김진호 의원이 총대를 메고 치고 나온 것이다. "한 사람이 꾸면 꿈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여럿이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면서 "차제에 시민들의 기탄없는 의견과 미래 세대를 위한 중지(衆智)를 현재, 여기서 모아야 한다"며 논란의 불씨를 잠재웠다.
김 의원은 "논산은 예부터 곡창지대로 지역농산물 외에도 전국의 물산들이 총집결하는 '전국장터'"였음을 환기시키면서 "논산 강경은 조선의 3대포구 중 하나로 군량미 걱정이 없는 곳이기에, 남‧북접 동학군의 집결지가 되었고, 전국 보부상들이 떼돈 벌어가는 황금어장이었다"고 논산 지역 일대의 역사를 되짚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서 "그때 그 시절 논산 강경의 옛 영화를 살려내려면 이제부터라도 [논산 백년 재탄생 프로젝트]를 적극 구동해야 할 때"라고 제창한다.
논산은 딸기, 강경 젓갈 외에도 연산 대추, 양촌 곶감, 상월 고구마 등의 논산을 대표하는 농산물이 많다. 이와 관련하여 김 의원은 "홍콩에 소재한 '이금기 그룹'에서 '이금기 굴소스' 하나로 연간 수 조원의 매출을 일으키는 것을 보았듯이, 우리도 논산을 견인하는 K-딸기, K-젓갈 등의 대표상품 개발과 홍보가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그럼 논산역과 터미널이 빠져나간 원도심은 어떻게 하려는 계획인가" 묻는 본지 질문에 나온 답은 "4차산업 R&D단지" 조성이다. 논산에 수출 전진 기지를 마련하면서 논산보부상들을 세계로 내보내는 구상을 포함하는 조성사업이다.
논산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각자와 청년들이 논산을 대표하는 상품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연구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 전시, 엑스포 등을 개최하며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4차산업 R&D단지는 수출논산, 관광논산의 총본산으로 대내외 판로 개척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혀 새로운 판짜기다.
논산관광, K-한류 논산이라 함은, 논산 한복판 철길은, 서울 한복판에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경의선숲길'처럼 기존의 도심 철로는 그대로 놔둔 채, 나무도 심고, 꽃도 가꾸고, 그 주변을 산책로와 책거리와 공방들이 즐비한 관광과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 보자고 설명했다.
"공해와 교통체증, 구도심의 피폐함이 빠져나간 자리에 환경과 생태가 살아 숨쉬고, 젊음의 열정과 낭만의 문화가 살아 숨쉬고, 교육과 지식의 향연으로 미래의 4차산업이 무한대로 펼쳐지는 '스마트 저자거리'를 만들자"고 역설한다.
논산의 100년 역사와 삶의 패턴 송두리째 뒤바꾸는 [논산 새백년 프로젝트] 대장정 시민과 함께
김진호 의원은 "[논산 새백년 프로젝트]는 논산 100년의 역사와 현재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던 삶의 패턴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대역사"라며, 이는 "한두 사람의 두뇌로 되지 않으니, 너와 나의 공동선(共同善), 지혜가 한데 어울어져야만 가능하다"고 전제한다.
"꿈은 한 사람이 꾸면 꿈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여럿이 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을 거듭 되뇌이는 김 의원은 "시민 여러분에게 묻고 또 묻고, 귀도 열고 마음도 활짝 열겠다"면서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논산을 위해서라면 어떤 의견이라도 찾아가서 듣겠다"며 "설령 그 말이 어떤 비난이어도 '논산 재탄생'을 위한 일이라면, 공동선을 이루기 위한 보약으로 알고 달게 받겠다"는 마음가짐을 털어놓았다.
김진호 의원의 [논산 새백년 프로젝트]에 대해서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진작 이뤄졌어야 할 사항"이라 수긍은 하면서도 "선거때 나오는 구두선이나 공염불이 아니길 바란다"는 의견도 표출되었다.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