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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맛집] 벌교꼬막정식&삼계탕 “엄마의 촉감, 그윽함 맛보려면 꼬막집으로 오세요”
기사입력  2021/03/24 [13:35]   놀뫼신문

|논산맛집| 벌교꼬막정식&삼계탕

“엄마의 촉감, 그윽함 맛보려면 꼬막집으로 오세요”

 

여수에서는 돈 자랑, 순천에서는 얼굴 자랑, 벌교에선 주먹 자랑하지 말라고 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주 무대는 벌교다. 이 대하소설의 조역 벌교댁은 주인공 버금가는 감칠 맛이다. 벌교의 대명사인 꼬막 역시 남도맛의 압권이다. 벌교꼬막은, 벌교주먹 만큼이나 강력하고 강렬한 맛의 향연이다.

그 벌교꼬막이 논산에 상륙한 지 1년 반 정도 지났다. 리슈빌아파트와 취암2통 마을회관 중간쯤에 <벌교꼬막정식&삼계탕> 대문자 간판이 시원하다. 들판이 쫙 펼쳐지는 초입 이 블록은 4계절 뷰 덕분인지 카페도 4곳이나 된다. 여기 앞에는 농수로가 흐르면서 도시 속의 농촌으로 보이지만 골프존도 있고 동태탕 같은 전문식당, 한살림협동조합 등이 옹기종기한 상업지구이기도 하다. 


 

 

벌교 꼬막맛의 현지화, 오늘도 진행중

 

“벌교라는 간판을 보고서, 그쪽이 고향인 분들이 들어와서 제 고향을 물어요. 서울이라 하면 실망하는 빛을 보이기도 해요. 꼬막 맛을 보고 나면 달라지기도 하지만서도요^^” 논산에 정착한 이유는 김경일 사장의 처가 덕이다. 파값이 금값인 요즘, 상 위에 파김치며 파무침이 푸짐하다. 처가인 석성에서 농사를 지어 사위 영업집에 그대로 공수해오기 때문이란다. 

꼬막 역시 벌교에서 직접 공수 받는다. 김경일 사장은 올해 44세, 청년사업가라 볼 수 있는 나이다. 대기업(CJ)에 18년 다니는 동안 능력을 인정받았고, 그래서 승진도 빠른 편이었다. 그러나 이게 오히려 스트레스를 키우는 아킬레스건이 될 줄이야! 인생은 변화의 연속선상이다. 회사일로 지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아들과 매형이 운영하는 안동의 꼬막정식에 놀러 갔다가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가게를 보고 머리가 번쩍하는 충격을 받았단다. “그래, 바로 이거야!” 탄성을 지르며 바로 육아휴직 내고 다시 안동으로 날아간 회사원 김경일은 6개월간 취업을 했다. 집중적인 도제 훈련 후 자신감이 생겼고, 창업지로 선택한 곳이 논산이다.

입지 선정을 위해 시장조사를 많이 했다. 꼬막전문점은 논산과 계룡이 불모지다시피했다. 2019년 9월초, 야심만만하게 오픈을 했다. 그러나 6개월 후 코로나가 터지면서 매출이 1/3로 토막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ㅜ 부침의 다른 원인은 무침소스에도 있었다. 경상도 입맛이 논산입맛과 차이가 났던 것이다.

꼬막정식에 핵심은 무침소스다. 매형인데도 이 비법은 전수해주지 않았고, 안동에서 공수해주는 조건으로 논산 창업을 도왔다. 안동사람들 입맛을 사로잡은 특유의 소스는 그러나 논산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 해서 자체개발에 들어갔고, 매운맛을 좋아하는 논산입맛을 위해 청양고추 등을 활용하여 매콤한 맛을 더하고, 장모님의 매실엑기스로 단맛은 줄이고 풍미를 더했다. 깔끔한 맛, 매운맛을 단계별로 조정하는 변신을 거듭하였다. “맛에는 정답이 없고, 단지 얼마나 현지화를 얼마만큼 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이 깨달음으로 논산 손님들 반응을 종합, 조정해 나갔다.

 

 

 

 

 

 

 

꼬막의 무한변신으로 꼬막천국 된 논산

 

꼬막정식 서빙은 김대표와 와이프가 직접 한다. 꼬막음식을 처음으로 접하는 손님이 많아 좀더 맛있게 즐기는 법을 알려준다. 주인장 직접 서빙에 손님들은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서 어깨 으쓱! 반찬으로도 나온 꼬막 한 접시가 입을 굳게 닫고 있다. 꼬막은 벌어지는 순간 영양가나 맛이 떨어진다. 기계로 쉽게 까는 법을 시범 보이는 김대표에게 꼬막 알맞게 삶는 비결을 물었다. 쉿, 비밀이란다. 

꼬막정식은 1만원인데 반찬이고 메인이고 꼬막 지천이다. 푸짐한 성찬에 무채도 한몫 단단히 한다. 생채 무는 소스와 궁합을 맞추면서 소화를 거들기 위한 배려다. 함께 올라온 뚱채나물, 열기볼락 등 희귀 반찬들도 주인장의 정성 가득이다. 이 모두가 꼬막의 부드럽고 쫄깃하고, 고소한 꼬막 특유의 질감 향유에 총동원되었다. 들깨 미역국도 목을 부드럽게 적셔준다. 

꼬막은 술안주로도 딱이다. 꼬막전, 꼬막물회 외에 사이드메뉴로 꼬막무침, 간장양념꼬막, 꼬막탕수욕, 꼬막강정, 꼬막장조림, 계절메뉴로는 통꼬막,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의 꼬막탕... 

이처럼 꼬막의 변신은 무죄요 무한대지만 꼬막이 여의치 않은 계절도 있다. 특히 한여름, 삼복 같은 때는 대체 메뉴가 필요하다. 그래서 등장한 구원투수가 삼계탕, <벌교꼬막정식&삼계탕>이다. 상황버섯과 6가지 한방초로 끓인 황금빛 삼계탕은 녹두죽과 상황버섯과 논산닭의 절묘한 조합이다. 벌교 꼬막 맛의 창조와 변신은 논산표 삼계탕에 그대로 이입되었다. 

 

‘황금삼계탕’ 등판 이어 ‘모범식당’까지

 

전문점이라고 해도 계절의 공백은 건너가야 하고 현실적인 융통성도 발휘해야 한다. 그래서 배달은 안 하지만 포장이나 차가버섯, 상황버섯 등 자연식품 판매도 병행한다. 50여 평의 매장은 70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코로나 여파로 가족경영 중이지만 지역사회와의 연대도 짬짬 신경 쓴다. 김대표는 회사시절 해온 봉사활동을 염두해 두면서 인맥도 넓힐 겸 작년 놀뫼로타리클럽에 가입하였으나 본격 활동은 아직 못하고 있다. 대신, 80여 회원 중 식당 운영 회원업체도 많아서 그곳에 전화를 걸어 배달주문도 하고, 휴일인 일요일에는 외식도 한다. 이러저런 과정을 통하여 단골, 나아가 매니아층도 형성되었다. 단골 중에는 시청 직원도 좀 되는데, “모범식당으로 손색이 없을 거 같다”면서 도전해 보라 권했다. 신청하고 소정의 심사를 거친 결과, <2021년 모범식당> 보조간판도 걸 수 있게 되었다. 

 

“저 혼자 살 수 없는 게 세상이잖아요. 현재 있는 내 자리에서 정성을 다해가노라면 손님들도 인정해 주실 거고, 코로나로 인한 적자도 머지않아 흑자로 전환되겠지요. 저도 몰랐던 맛의 세계를, 꼬막 특유의 그윽함과 포만감을 논산분들이 꼬막축제하는 벌교에서처럼 싱싱 누리면 참 좋겠습니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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