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교육은 우리 일상, 삶의 현장에서
우리 인동어린이집에서는 달마다 환경기념일 “지구 생일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세 살버릇 여든까지 가는 교육의 결정적 시기’에 즉각 행동하는 절제·절약프로그램의 일환이죠. “와 오늘은 지구 생일이네?”, “지구야 고마워”, “미안해, 내가 도와줄게” 아이들은 시끌벅적 지구를 위해 도울거리를 생각하고, 원에서나 집에서 실천할 것을 하나씩 정합니다.
3월에는 물의 날, 우리 아이들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어요. 아이들은 집에서 물을 틀어 놓으면 즉각 반응한다네요. “엄마, 지구가 아파요! 물을 아껴 써야 해요.” “엄마 소금으로 양치하면 내 몸도 안 아프고 물도 오염이 안 된대요. 저 소금양치 잘하죠?” 소금 양치하는 아이들은 구운 소금을 먹으면서 짠맛에 신기해하며 좋아라 한답니다.
4월에는 지구의 날, 집에 있는 옷을 가져와서 지구 저편에 있는 아이들을 돕고 옷을 되살리는 옷되살림 운동에 동참했어요. 칭찬스티커 저금통에 차곡차곡 쌓인 옷을 주니까 선물로 대나무칫솔과 휴지가 돌아왔답니다.
아이들이 지구 생각하는 마음, 남다르지 않은가요? “와 5월은 지구 바다의 날이네? 바다의 날에 무슨 선물을 할까?” 아이들은 벌써부터 생일 선물을 고민합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겠다고 나섭니다. 어떤 아이는, 지구를 위한 선물로 집에서 재활용할 걸 생각하고 있다네요.
가정에서 협조해줘야 가능한 생활교육
우리 교사들도 “바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함께 생각중입니다. 교사가 먼저 그 필요성을 깨닫고 절제, 절약을 편리한 삶의 모습으로 표현해 볼 때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어서죠. 교사들이 절약 절제를 생활 속에서 솔선수범해 가고 있습니다. 절제, 절약 습관은 원에서의 생태교육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정과 원이 긴밀하게 호흡해가고 있답니다.
환경교육은 삶교육입니다. 아이들은 생활하면서 절제하고 절약하는 실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민주 시민으로서의 태도와 지구환경에 대한 가치를 내면화하는 교육입니다. 그래서 삶교육으로 행동하게 될 때 진짜 앎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릴 적 환경교육은 지식을 주입하거나 교육을 주제로 시켜서 하는 교육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절약하고 절제하는 가정·사회적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도록 우리 어른이 먼저 생활 속에서 제대로 된 삶의 양식과 태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운동이 많아야 하고, 그래서 가족, 학교가 참여하는 지역사회연계교육이 중요합니다.
얼마 전 『놀뫼신문』을 통하여 ‘늘푸른나무’에서 제대로 된 환경교육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논산에서 늦었지만, 참 다행한 일입니다. 이러한 교육이 초중고, 성인대상뿐 아니라 교육의 결정적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유아 대상의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 아이들 교육으로까지 확산되는 청신호로 보았습니다.
창의인성교육기관으로서 매달 실천해가는 생태유아교육
우리 인동어린이집은 달마다 환경기념일을 정하고 절약절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동에서는 한 달에 한번, 아이들 태어난 날 생일 축하하듯, 소중한 지구를 생각하는 기념일 잔치를 엽니다. 지구를 생각하는 어린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어린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세계 속에서 빛나는 가치로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끔 세계 민주시민의 덕목을 주목하고 중시합니다. 생명중심, 공동체중심의 교육을 핵심 방향으로 설계하면서 구체적으로는 세시풍속, 바른 먹거리, 절약절제(달마다 환경기념일), 텃밭, 숲체험, 기부, 산책, 노인아동상호작용프로그램 등을 지속해왔습니다. 이러한 생태적 유아교육실천 사례가 인정을 받아, 창의인성교육기관 전국 공모에서 충남 대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생태적 유아교육으로서, 이 시대가 지구를 생각하는 어린이로 자라는 커리큘럼을 요구하고 있다는 절박한 현실로 받아들였습니다. 현대 물질 문명시대, 우리 아이들이 소비욕망에 근거해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간 교육은 이제라도 멈추라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생태문명시대로의 전환이라는 교육의 방향과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인간과의 공동체적 삶의 양식에 대한 중심을 가진 인간」이 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새거 사달라 보채는 아이와 ‘대화가 필요해’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도 교육현장에서도 풍족하다 못해 넘쳐나는 물자들 속에서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더 많이 갖고 싶어하고 새것만 가지려는 아이로 커가고 있습니다. 너무 빨리 싫증을 내고, 이런 소비심리를 겨냥한 신제품들이 연일연야 쏟아지고 있습니다.
소비가 너무나 쉬운 아이, 생산·노동의 의미를 모르는 아이, 제조·가공·유통의 과정을 모른 채 물건을 선택하고 그래서 나눔이라는 것을 경험하지 못하는 세태입니다. 이것은 비단 아이들만의 잘못이라 할 수 없습니다. 선택과 소비 습관은 어른들에게서 습득되었기 십상이니까요.
우리 가정과 사회, 교육현장은 전면전을 치루기라도 해야 할 때입니다.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거 같지만 “절약·절제”가 전면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절약·절제는, 세계시민 K-시민으로서 갖춰야 하는 덕목이자 기후위기에 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실천사항입니다.
물질의 생산과 그 존재의 의미를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자기가 선택한 물건, 먹거리가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따져보고 생각해 보도록 시간을 줘야 합니다. 현명하게 선택하는 절약절제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어릴 적 필수적인 인성교육입니다.
세계와 우리는 하나, 자연과 사람이 생명공동체라는 것, 그것을 나누고 서로 함께 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물질 속에 담겨 있는 감정까지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감성교육이고 어려서부터 감각을 깨우는 오감교육입니다.
유아교육현장에서부터 시작하는 절제·절약의 실천이 아이들의 생활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어른의 생활, 이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진원지 되기를 기대, 기도합니다.
▲ 유향란(인동어린이집 원장· 교육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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