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충남 논산과 계룡이 예술의 색으로 물들고 있다.
붓끝에서 피어난 서정, 선과 색으로 그려낸 사유, 그리고 한글의 아름다움까지… 회화·서예·조소·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예술 축제가 연이어 펼쳐진다.
이 전시들은 단순한 ‘작품 발표회’를 넘어,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소통하고 문화적 자긍심을 나누는 예술공동체의 장으로서 의미가 깊다.
작가들은 붓과 선, 그리고 마음으로 세상을 이야기하고, 시민들은 그 예술을 통해 다시 삶을 돌아본다. 충남의 미술은 화려하지 않지만 진정성이 있고, 사람 냄새가 있다.
지금, 충남의 논산과 계룡의 예술 현장을 전시별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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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용희 作 골목길 l 72.7×91.0cm l Oil on canvas l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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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흥 作 Heartboy seri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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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억 作 범람정원氾濫庭園-날마다커지는 집(Cloud) l 210×150cm×6EA l 장지에 묵필 l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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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회직 作 꽃누리 l 70.2×59.0cm l Oil on canvas l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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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숙 作 화려한 변모 l 91.0×116.8cm l 장지 채색 l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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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산의 미술혼, 「제38회 한국미술협회 논산지부 정기전」
- 기간: 2025년 11월 15일(토)~19일(수)
- 장소: 논산문화원 1·2층 전시실
- 주최: 논산시, (사)한국미술협회 논산지부
- 오프닝: 11월 15일(토) 오후 4시
논산 미술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제38회 한국미술협회 논산지부 정기전」이 논산문화원에서 열린다.
서양화, 한국화, 조소, 공예, 디자인, 서예, 문인화 등 7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지역 미술인들의 열정이 집결된 예술축제가 펼쳐진다.
지부장 송용희 작가의 회화작품 「골목길」은 삶의 흔적이 배어 있는 골목 풍경을 따뜻한 색채로 풀어내 관람객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태흥 작가의 「Heartboy Series」는 인간의 내면을 입체적 조형으로 표현하며, 국제적 감각이 돋보인다.
이호억 작가는 「범람정원–날마다 커지는 집」 시리즈를 통해 한국화의 전통 위에 실험정신을 더했다.
또 김회직 작가의 「꽃누리」, 박인숙 작가의 「화려한 변모」 등은 서정성과 생명력을 동시에 담아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페이스페인팅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돼, 미협 회원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예술의 즐거움을 전하며 지역사회와의 나눔을 실천한다.
송용희 지부장은 “이번 정기전은 작가와 시민이 함께 호흡하는 예술의 장이자, 논산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자리”라며 “예술이 일상의 언어가 되는 도시, 시민이 예술의 주체가 되는 논산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논산미협은 매년 정기전 외에도 논산딸기축제 전국 미술실기대회, 아동미술체험 행사, 지역 재능기부전 등을 통해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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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희 作 개나리 l 33.4×24.2cm l Oil on canvas l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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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예술의 맥을 잇는 ‘2025 충남미술전’
- 기간: 2025년 11월 17일(월)~11월 23일(일)
- 장소: 계룡문화예술의전당 전시실
- 주최: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충남지회
- 오프닝: 11월 17일(월) 오후 5시
충남 전역에서 활약하는 전업미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2025 충남미술전’은 충남미술계의 현재를 보여주는 대표적 행사다.
이번 전시는 전업 작가 46명이 참여, 회화와 서예를 중심으로 약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자연과 인간, 일상과 내면의 세계를 담은 작품들은 각기 다른 예술 언어로 충남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예술의 교류와 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장, 그리고 지역 미술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특히 충남미술계의 원로인 박인희 고문의 대표작 「개나리」(Oil on Canvas, 33.4×24.2cm, 2025)는 밝고 따뜻한 색채로 봄의 생동감을 표현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인희 작가는 충남도전 특선 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2회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지닌 중견 작가로, 후학 양성과 지역 미술 활성화에 헌신해 왔다.
충남전업미술가협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서로의 예술 세계를 공유하고 시민과 만나는 기회의 장”이라며 “전업미술인들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기하학으로 읽는 세계, 권현칠 개인전 「삼각변주 – 세상 풍경」
- 기간: 2025년 11월 24일(월)~30일(일)
- 장소: 계룡문화예술의전당 전시실
- 후원: 충남문화관광재단
- 오프닝: 11월 24일(월) 오후 5시
“삼각형은 세계의 언어다.”
권현칠 작가의 제15회 개인전 「삼각변주 – 세상 풍경」은 단순한 형식 실험을 넘어, 기하학적 형태 안에 담긴 인간과 자연의 질서를 탐색하는 철학적 전시다.
권 작가는 수년간 ‘선과 구조’를 주제로 조형 언어의 본질을 연구해 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삼각형’이라는 가장 안정적인 형태를 통해 세상의 균형과 불균형, 질서와 혼돈의 관계를 시각화했다.
작품 속 삼각형은 반복되고 분할되며, 때로는 파동처럼 확장된다. 그 안에는 도시의 질서, 자연의 리듬, 인간의 내면이 서로 교차하며 새로운 조형적 의미를 만들어낸다.
권현칠 작가는 “삼각형은 가장 단단한 구조이지만, 그 안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가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충남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권현칠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가 아니라, 형태를 통한 철학적 사유의 결과물”이라며 “지역에서 이런 수준 높은 예술 실험이 지속되는 것은 충남 미술의 큰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위 작품은 자연 풍경을 기하학적 형태와 선명한 색면으로 재구성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겹겹이 이어진 산과 들의 구조는 자연의 장엄함과 조화로움을 강조하며, 특히 색과 면을 절제된 리듬으로 배열하여 자연이 가진 생명력과 순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환경 보존의 중요성과 자연과의 공존을 향한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 한글서예의 아름다움, 하람 이영숙 개인전 「글꽃, 붓으로 피어나다」
- 기간: 2025년 11월 3일(월)~9일(일)
- 장소: 계룡문화예술의전당 전시실
한글의 미학을 붓끝으로 피워낸 하람(河藍) 이영숙 작가의 첫 개인전 「글꽃, 붓으로 피어나다」는 서예와 시, 회화가 만나는 새로운 감성의 무대다.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 처음 붓을 잡은 이후, 오랜 세월을 거쳐 다시 붓의 세계로 돌아왔다. 직장과 육아, 삶의 무게 속에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그는, 다시 붓을 들고 6년간의 꾸준한 수련 끝에 한글서예의 새로운 해석을 선보였다.
전시에는 한글의 조형미와 현대 감성을 조화롭게 담은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었다.
‘글꽃’이라는 주제처럼, 각 작품은 문자가 아닌 ‘감정의 꽃’으로 피어나며, 관람객에게 마음의 여백과 사유의 공간을 선사한다.
이영숙 작가는 “붓글씨는 마음의 결을 드러내는 행위이자 시간의 기록”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글서예의 아름다움과 가치, 그리고 그 속의 인간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한글서예가 2025년 1월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열린 이번 전시는, 전통예술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관람객들은 전통 서예의 품격과 더불어, 캘리그라피·문인화 등과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예술적 감동을 체험할 수 있었다.
-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