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기도원에서의 숙희
다음날 아침 선희는 일지기 기범이의 약을 가지고 왔다. 아버지께서 지어오신 약이라고 했다. "기범이 너는 참 좋겠다. 우리 아버지께서 너 아픈 것을 염려하시고 약을 다 지어다 주시니 ". 기범이는 선희말에 기분이 좋았다. "선희야 너도 아프면 우리 어머니께서도 약을 지어다 주실 꺼 야 ". 기범이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참으로 선희 아버지께서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져 주셨다는 생각에서 고마웠다. 어머니께서도 그것을 아시고는 고마워 하셨다. 윤경이는 오래간만에 선희와 같이 학교에 나갔다. 다음날은 일요일이라 영임이와 친구들은 숙희가 가있는 대전 자혜 기도원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영임이가 와서 숙희 이야기를 했다. 숙희는 병이 낫지 않아 며칠 있다가 어머니께서 미국에서 돌아오시면 바로 미국으로 들어가서 치료도 받고 공부도 그곳에서 한다고 말을 했다. 기범이는 숙희가 이곳을 떠나 미국으로 간다는 말에 갑자기 마음이 울적해 졌다. 이곳에서 같이 있으면서 학교를 다녔으면 했었는데 기범이는 참으로 아쉬웠다. 숙희가 미국으로 가면 우리는 한동안 만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면은 나는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하나 기범이는 지금이라도 당장 가서 숙희를 만나보고 싶었다. 영임이는 돌아가면서 숙희가 미국으로 떠난 뒤에 후회하지 말고 찾아가서 한번 만나 위로라도 해주라고 했다. 기범이는 영임이의 말에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숙희는 그동안 기범이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잊어 보려고 기도원으로와 마음을 달래면서 밤낮으로 기도를 하면서 애를 써 봤지만 가슴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기범이에 대한 애 뜻한 감정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지금은 기범이 옆에는 동순이도 떠나고 없어 기뻐할 일인데도 왜 그런지 가슴만 더욱 답답하고 울렁거리기만 했다. 그래서 숙희는 기범이 곁을 아주 멀리 떠나 십년이고, 이 십년이고, 기범이를 잊고 조용히 살고 싶었다. 그래서 숙희는 어머니가 가 계신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심을 했다. 그날 밤 기범이는 숙희 생각에 잠 한숨 못 잤다. 동순이가 죽어 슬프고 쓸쓸한 때에 숙희마저 내 곁에서 멀리 떠나가다니 . 기범이는 너무 괴로웠다. 숙희에게 아무 말도 못해주고 그대로 멀리 떠나보낼 수는 없어 몸은 아프지만 다음날 기범이는 윤경이 편에 영임이에게 오늘 늦게라도 숙희가 있는 기도원에 같이 가보자고 했다. 영임이는 기범이의 연락을 받고는 점심때 조퇴를 하고는 왔다. "기범이 너 숙희한테 가보려고 그랬니? 참으로 잘 생각 했어.네가 찾아가면 숙희는 너무도 반가워 할 거야". 기범이는 몸이 좀 불편 했지만 영임이를 따라 집을 나서 점 고개 신작로로 나가 대전 가는 버스를 탔다. 대전에 도착하니 오후 두시기 조금 넘었다. 우리는 자혜 기도원을 찾아 숲속 길을 한참을 올라가니 기도원 건물들이 보이고 누군가가 뜰 앞에 나와서 우리가 올라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숙희였다. 숙희는 우리를 보자 손을 흔들며 내려오고 있었다. "숙희야 왜 거기 나와 서있니?. 영임이와 숙희는 서로 손을 잡으며 반가워했다. "오늘은 왠지 누군가 찾아올 것 같아서 나와 있어 봤어". "숙희 너 혹시 기범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니 저 아래 기범이도 오고 있어". 숙희는 영임이가 가리키는 산 아래를 바라보며 피 시시 웃었다. 반가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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