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물유본말(物有本末)에 대하여
모든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대학에 ‘물유본말’(物有本末)이라는 말이 나온다. “모든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다”는 뜻이다. “주객이 전도되고 포용의 대상이 뒤바뀌면 당초의 목표에서 어긋나는 행동으로 배가 뒤집히면서 위험에 처한다”는 이야기다.
스산한 논산시민의 날 음악회에 논산시민은 없었다
논산시민의 날(매년 10월 1일)을 기념하기 위한 ‘2023 논산시민의 날 음악회’가 지난 7일(토) 오후 4시 논산시민운동장에서 개최됐다. 논산시는 시민의 날을 맞아 정상급(?) 가수를 초청해 남녀노소 지역민들이 한데 모여 문화예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하였다.
그런데 논산시는 ‘시민의 날 음악회’ 행사 개최에만 급급해 정작 시민들과의 화합과 소통은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 음악회가 시작하기 1시간 전이 되어서야 텅 빈 객석을 채우기 위해 부랴부랴 공무원들에게 참석 요청(동원명령) 문자를 보냈지만, ‘2023 논산시민의 날 음악회’는 썰렁한 가을 날씨만큼이나 스산했다. 밥상은 잘 차려놓고 정작 밥 먹을 사람을 초대하지 않은 꼴이 되었다.
공직자가 공무를 수행하면서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자세 즉, ‘물유본말’의 본질을 전혀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백성현 시장이 늘 강조하던 “생소한 것에 당황하지 않고, 익숙한 곳에서 타성에 젖지 말라”는 ‘생처교숙(生處敎熟)의 가르침’을 아직도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백성현 시장의 민선8기가 1년이 훌쩍 넘어섰다. 직원들의 업무 태도와 성과에 대해서 그저 ‘나이브하게’ 생각할 일만은 아니다. 확실한 당근과 채찍으로 ‘크레스피 효과’라도 찾기 바랄 뿐이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꼰대의 ‘꼬리 자르기’
작금의 논산시에는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해 오래전 판단 기준을 현재에 적용하며 모든 분야를 넘나들면서 ‘꼰대스러움’을 펼치는 사회단체 임원이 있다. 어느새 지역사회 각 위원회마다 이름을 걸어놓고 각 분야 해결사로 점철된 그들은 논산시를 꼰대들의 정치 놀이터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심지어는 본인들의 ‘비위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회단체 사무국장을 도마뱀 꼬리 자르듯 내보내는 일도 발생했다.
도마뱀은 천적과 마주치면 꼬리를 버리고 도망친다. 도마뱀의 꼬리는 본래 양분을 저장하는 곳으로, 자신을 위해 비축한 양분을 포기하는 이유는 살아남기 위해서다. 도마뱀의 다시 생긴 꼬리는 힘줄만 있을 뿐 뼈가 없다. 따라서 도마뱀은 평생 딱 한 번만 꼬리를 끊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는 각 사회단체는 단체만의 고유의 업무가 있다. 그 업무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 사무국장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무국장은 잘라버리고 해야 하는 업무는 등한시하며, 특정 정당의 하수인으로 정권의 홍위병으로 권력자의 호위무사로 군림하는 행위가 ‘작각서아’'에 비유되는 이유들이다.
‘작각서아(雀角鼠牙)는 참새의 뿔과 쥐의 어금니’라는 말이다. ‘참새는 뿔이 없고, 쥐는 어금니가 없다’고 그냥 두면, 두 미물이 ‘지붕을 뚫고 담장에 구멍을 낸다’는 것이다. 이 두 미물은 없애려 들수록 더 번성하고, 멀리할수록 더 가까이 붙는 것이 나라의 난신(亂臣)이나 집안의 도적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물유본말 사유종시(物有本末 事有終始)’라 “모든 만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모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다”는 대학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이유는 지금이라도 사회단체 본연의 업무를 되찾기 위함에서다.
각설하고, 잘라낸 꼬리를 은근슬쩍 다시 내밀듯이 사무국장 자리를 내부 임원이 겸직하고자 하는 추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미물의 ‘작각서아’ 행태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