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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람들] 신발백화점 ‘골든-슈’ 유효종~‘바랑산농원’ 백광복 대표
전통시장의 황금알 꿈꾸는 신발백화점 Golden Shoe
기사입력  2021/03/24 [13:11]   놀뫼신문

|시장사람들| 신발백화점 ‘골든-슈’ 유효종~‘바랑산농원’ 백광복 대표

전통시장의 황금알 꿈꾸는 신발백화점 Golden Shoe

 

▲ 현대식 상호 ‘골든-슈’ 앞 매대에는 호박식혜도 있고 떡볶이집도 있다.     ©

 

▲ 40여년 신발가게를 해온 백광복, 유효종 부부     ©

 

전통시장 하면 고무신가게가 정겹다. 현재 화지시장에는 신발가게가 5곳이다. 60여년 전쯤 개장된 화지시장에는 동양고무, 부흥고무 등 신발가게 이름도 ‘고무’가 대세였다. 신발이 고무신, 털신에서 운동화로 바뀌어가던 시절, 신발가게는 성수기를 누렸다. 그때가 40여년 전, 논산극장쪽에서 들어오는 시장 초입에 ‘신발백화점’이라는 상호가 등장하였다. 신발의 다양성을 예고하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시장 반세기, 신발 반세기

 

그러다가 30여 년 전부터 나이키, 프로스펙스 등의 신발 브랜드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기능성과 패션에서 앞서갔지만 문제는 가격이었다. “우리 아버지는 2만원짜리 이상 신발은 무조건 안 된대요.” 15년쯤 전 <신발백화점>에서 <골든-슈>로 바뀐 신발가게를, 최근 가족과 함께 찾은 손님이 하는 말이다. 

시장 신발이 사양화로 기울면서 신발백화점 식구들은 가족회의를 열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상호를 바꾸어보자는 안건이었다. 그 결과 현대식으로 채택된 이름이 막내가 제안한 “골든-슈 Golden Shoe” 굳이 우리말로 한다면 ‘황금신발’이겠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여전히 전 세계 여성의 로망인데, 요즘 황금신은 어떠할까?

“장사가 잘 될 때는 계절이 바뀔 때죠. 이제 건설현장이 풀렸으니 봄은 안전화, 여름이면 장화나 물놀이용 샌들이 많이 나가요.” 아이들 키우면서 40여 년 신발가게를 해온 유효종 사장의 말이다. 50여 평의 가게는 각양각색의 신발전시장이다. 등산화, 신사화, 패션숙녀화.... 그런데 기자가 기대했던 고무신은 매대에서 눈에 뜨이지 않는다. “요즘 흰 고무신은 5~6천원선이고요, 거기에 그림을 그려줄 경우 2만원입니다.” 고무신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화가에게 주문해야 해서란다. 

가게 곳곳에 “정찰제” 팻말이 도처다. “이런 할머니 돈 다 받아서 뭣해?” 떼쓰는 손님도 각양각색이어서 이길 수가 없다고, 엄마와 함께 고무신가게 40년째인 큰딸의 너스레다. 

 

▲ 셋째딸에게 제금내준 아시아마트. 외국인인력시장도 겸한다.     ©

 

과수농장, 외국인과 연계된 신발가게 

 

아빠인 백광복 씨는 셔터맨이다. 아침 일찍 셔터문 열어주고는 양촌면 ‘바랑산농원’으로 향한다. 20여년 전쯤 관광농원을 꿈꾸며 일궈온 땅이다. 만오천평의 절반은 배밭이고, 그 배는 수출선을 탄다. 과수로는 감, 왕대추, 구지뽕 등이다. 밭에다는 단호박을 심는다. 

신발가게에 <호박죽 판매합니다> 안내글이 몇 군데다. 가격 물어보니 농장 단호박 고아서 밀봉한 50개팩에 4만원이란다. 식혜는 8천원. 구찌뽕은 생으로도 팔고 엑기스로도 판다. 생산은 남편이, 제조와 판매는 부인이 분담하는 이원 시스템이다. 시장통에는 가게 앞마다 진열대가 쑥 나와 있는데, 계절마다 신발매대 일부가 왕대추 등 농산물코너로 바뀐다. 한편, 다른 한 켠에는 고정 샵인샵으로 떡볶이가게 『쩡이네』가 더불어 이웃이다. 

이러저러한 신발가게의 변신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주인부부는 신발 팔아서 1남 3녀를 잘 키웠다. 이 중 큰딸과 사위는 신발가게와 농장에서 한 식구로 움직이기에, 가게를 물려받을 유력 후보이다ㅎ~ 셋째딸은 신발가게 건너편에서 아시아마트를 운영중이다. 벌써 10년 전 시작한 이 가게는 두 배 확장할 만큼 성업중이다. 간판의 대문자 Foreign Foodmarket은 상호, 소문자 employ agency는 부대사업이다. 외국인 점원이 있어서 노동인력 확충도 가능하니 인력시장일도 겸하는 것이다. 

젊은이들 발길이 뜸해지던 화지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군단이 있으니 바로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특히 금~토는 외국인거리 같다. 골든-슈의 매출액 30~40%도 외국인 손님들이 올려준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촌이 안 돌아가듯 우리의 전통시장도 그러한 톱니바퀴다. 

 

 

 

 

먹거리가 앞장서는 전통시장 

 

“전국구인 신발 도매업자가 물건들 대주면서 그래요. 골든-슈는 잘 나가는 몇몇에 꼽힌다고요. 고마운 일이죠. 그러나 전통시장도 사회적 흐름에 따라서 순발력 있게 변신해야 한다고 봐요.” 백광복 대표의 옛 명함을 보니 논산화지중앙시장 진흥조합/ 상인연합회 이사장으로 되어 있다. 

2003년 상인회를 조직하고 초대회장으로 7년을 연임하였다. 초대 충남상인연합회장 4년, 전국연합회 부회장 총무이사를 4년 한 백회장은 전통시장의 활성화에 전국적·거시적 안목을 견지해왔다. “우리가 신발가게를 하지만 공산품은 한계가 있어요. 농수산물, 먹거리로 특화될 때 전통시장 분위기에도 걸맞고 전반적인 매출도 신장한다고 봐요.”

그래서 백회장이 요즘 구상하며 시도하는 게 ‘온라인 점포’ 다. 신발가게 + 농장 + 생산식품이 동시에 어울어지는 3위1체형 온·오프라인 복합 매장이다. 시스템 구축은 CJ 다니는 막내아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셋째딸의 외국인 상대 콘셉트까지 가미하면 시너지가 빅뱅일 거 같다. 

화시시장 게시판에는 ‘장보기-배달서비스’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낀다. “부자식품 사위네집” 오픈도 알린다. 대전 중앙시장에는 누룽지 솥단지 여러 곳에서 구수한 냄새가 나면서 먹거리 시장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전통시장의 기폭제는 복고풍을 염두에 두되 온고이지신 형(溫故而知新形) 변신일 성싶다. 

 

-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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