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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초대석] 신효자 순대국집 주인장 “우리까지 문 닫으면 애들은 어디서 밥 먹겠어요?”
기사입력  2021/02/24 [09:40]   놀뫼신문

[표지초대석] 신효자 순대국집 주인장

순대국 한그릇에 소박한 정(情) 나눠주는 건양대 ‘이모’

“우리까지 문 닫으면 애들은 어디서 밥 먹겠어요?”

 

▲ 건양대 정문 앞에서 14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

 

정말 잔인한 바이러스다. 일단 누군가 감염되면 그 주변은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만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거리두기를 강요하며 희색 만연이다. 

진리의 보고 상아탑도 예외는 아니다. 1846년 미국 일리노이주에 설립된 174년 전통의 맥머레이대학교도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바이러스에 무너졌다. 학생 등록과 기부금은 급감하고 원격강의 전환 등으로 지출이 급증하면서 대학 살림이 거덜나자, 작년 5월 학교문을 폐쇄하고 말았다.

학교에 학생 찾아보기 힘들다. 학생이 없으니 상아탑의 지성과 낭만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대학에서 자유롭게 학문을 연구하고 순수하게 진리를 탐구하는 인문주의적 교육 풍조가 쇠락하는 듯했지만,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낭만은 그래도 남아 있었다. 그 낭만마저도, 작금 코로나 바이러스가 거두어 가고 있다.  

맥도날드햄버거를 연상케 하는 건양대 정문을 나오면 커피숍과 편의점들이 보인다. 대부분 점포들 문이 닫혀 있다. 지역 상권이 초토화되어 가는, 코로나발 한파 골목풍이다. 전쟁의 폐허와도 같은 골목통에서 명절날에도 문을 여는 순대국집이 있다. 다섯 그릇을 팔든, 열 그릇을 팔든 주인장 마음은 동일하다. “내가 없으면 혼자 있는 학생들 어디 가서 밥을 먹겠느냐?”는 걱정이다.

신효자(63세), 그녀는 14년째 건양대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순대국을 전문으로 하는 체인점을 운영 중인데, 다른 체인점 식당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우선 밥이 무한 리필이다. 본인이 직접 밥솥에서 퍼먹도록 하고 있다. 또한 테이블 위에 김치, 깍두기, 젓갈, 김 등이 별도로 비치되어 있어서, 반찬도 무한 리필인 셈이다. “처음에는 ‘공기밥을 더 달라’면 추가로 주었는데, 그것도 눈치 보는 학생들이 있어서 아예 본인이 먹고 싶은 만큼 직접 덜어서 먹게 하였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명절,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집에서 놀면 뭐해? 노는 날 집에도 못가고 밥도 못 먹는 애들 밥이나 챙겨주는 게 낫지” 하면서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학생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무료 급식을 한 달에 한두 번씩 해보고 싶다”고 수줍게 속내를 드러낸다. 

요즘 학생들은 정(情)이 부족해 보이는 거 같다면서 군대 가는 학생들에게는 “군대생활이 힘들더라도 그 생활을 즐기라”는 조언을 잊지 않는다고. 건양대 졸업생 중 국제회계세무사가 되어 현재 필리핀에 거주중인 박선영 학생은 아직도 연락하는 사이란다. “이번 설 연휴에도 안부전화가 왔어요!”라고 반색하는 그녀의 얼굴은 순대국밥집 아줌마 이상의 발그레한 소녀다. <6천원 순대국밥> 한 그릇으로 고향집 온기와 정을 흠뻑 느끼게 해주는 학교앞 식당은 언제나 푸근한 ‘엄마표 국밥집’이다. 

 

▲ 맥도날드햄버거를 연상케 하는 건양대 정문     ©

 

▲ 언제나 푸근한 '엄마표 국밥' 한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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