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헌 논산향토문화연구회장이 향년 8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다. 지난 12월 6일 수술 후 깨어나지를 못한 것이다. 12월 9일 은하수공원에 안치되면서 영면에 들어가셨다.
고인의 호는 취석(醉石)이다. 중의(重意)다. 금석학자로서 비석에 취하고, 취미인 수석 돌에 취해서라는 설명이 쟁쟁하다. 본지 2018-06-22일자 <돌에 취하여 논산 골골 섭렵한 금석학자 조중헌의 논산 성씨 여행> 도입부 글을 불러온다.
“금석 비문은 왕손이 살던 서울 인근이 제일 많다. 희한하게 논산 지역에도 많다. 탁본 뜨는 사학도가 많고 금석학자가 많은 듯하지만, 금석전문학자는 의외로 소수이다.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금석학자가 있는 곳이 바로 논산이다..... 우리나라 금석학의 태두는 추사 김정희이다. 그는 서문(書文) 시화로 서문에 능한 걸로 더 알려져 있으나, 금석학에서 연원한 결과물로도 보인다. 논산 금석학자 조중헌 선생의 경우도 엇비슷하다. 평생 비석에 매료되었다가 수석에까지... 그는 돌에 매료되다 못하여 돌에 취한, 취석(醉石)이다...”
고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도정에서 활을 낼 만큼 건강을 유지하시던 분이다. 수술 후 상황은 본인 당사자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일인지라 유족의 갑작스런 슬픔과 함께, 논산향토문화연구회도 지난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유고집이 될 고인의 필생 사업인 『묘지 변천사』편집장은, 33년 동안 논산향토사 연구를 함께 해온 윤흥식 님이 맡기로 하였다. 이 겨울, 그의 추모사가 논산 골골에 메아리칠 거 같다.
-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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