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단체 > 단체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탐방인터뷰] 채운2리 제8회 콩밭열무축제 김은 사무장 "주민주도로, 자발적인 동네잔치로"
기사입력  2020/08/12 [18:05]   놀뫼신문

[탐방인터뷰] 채운2리 제8회 콩밭열무축제 김은 사무장

주민주도로, 자발적인 동네잔치로

 

2020년 8월 7일 강경읍 채운2리 마을회관은 아침부터 북적댄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장대비도 아랑곳 없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든다. 열 체크를 하고 방문자 명부를 작성하는 것이 당연한 듯한 표정이다. 주민주도 제8회 콩밭열무축제가 열리는 현장이다.

지금까지 축제장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음향과 마이크 시설은 일체 없고 작은 스크린이 있을 뿐이다. 마을자치 운영 때마다 자체 촬영하여 만든 영상이 돌아가는 게 전부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마을 부녀회원들의 손놀림은 분주하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콩밭열무김치비빔밥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방금 만든 손두부, 콩밭열무김치와 콩도넛, 부추부침개에 막걸리 한잔을 파는 장터도 여전하다. 올해는 장대비 속에 어쩜 운치마저 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마을회관의 다목적 돔 구장은 끄떡없다. 7~8일 이틀 동안의 축제를 이렇게 알차게 치렀다.

그동안 방문객의 볼거리 제공을 위해 프로그램 운영과 음향장비로 지출되는 비용이 수월찮았다. 축제라면 으레 따라붙는 노래와 춤은 올해는 없다. 코로나19 “생활속 거리두기” 실천으로 간소화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 축제 실무자인 김은 사무장과의 일문 일답이다. 


 

축제를 하게 된 동기는?

 

2012년 채운2리는 “농촌마을만들기”를 시작한다. 농촌마을만들기란 농촌마을에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행정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마을의 자원을 찾아보았지만 수려한 강산이나 역사유적도 없는, 아무것도 없는 마을이 과연 어떻게 공동체 복원을 할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마을 회의를 통해 찾아낸 콩밭열무가 공동체 활동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출향민이 밭을 내놓아 농사 지을 땅이 확보된다.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 형편대로 내서 마련한 600만원이 종자돈이 되어 제1회 콩밭열무축제가 시작된다. 콩밭열무김치 완판으로 축제를 성공리에 마치면서, 마을주민들은 공동체 복원의 의미와 방향성 알게 된다. 

그러면서 공동체 활동을 선보이는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 참가한 채운2리는 첫 해는 본선을 나가지 못한다. 그 다음 해 다시 도전하여 충남예선 1등을 한다. 본선에서는 2등 국무총리상을 받는다. 그때 마을의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그 이후로 마을발전 계획대로 하나하나 천천히 만들어가는 길을 걸어왔다. 

축제를 계속 해도 축제지원금 같은 혜택은 없다. 그럼에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모사업에 제안서를 넣을 때 유리한 점수를 받는 등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성적과 실력을 키워 놓으면 좋은 기회들이 오고, 스카웃 제안도 받고 하는 것과 엇비슷하다. 

 

 

 

 

준비 과정은?

 

가을에 유채씨를 뿌려놓는다. 다음 해 봄이 되면 싹이 나고 연한 유채잎으로 겉절이를 담아 먹고, 남은 것들은 밭에 남아 꽃을 피운다. 꽃이 질 때쯤 갈아엎어 놓는다. 시기를 놓치면 씨가 생겨 콩밭이 아니라 유채밭이 되기 때문이다.

축제날을 정하고 한 달 전에 콩을 심고, 그 1주일 후에 열무씨를 뿌린다. 열무는 30일이 자라면 알맞게 자란 튼실한 콩밭열무를 수확할 수 있다. 노지에서 농사짓는 일은 하늘이 도와야 가능한 일이다. 채운2리 황금빛마을은 하늘도 돕는다. 작년에는 작황이 너무 좋아 열무 수확을 많이 했다. 700통을 담아 다 팔았다. 올해는 비가 너무 오고 일조량이 부족하여 열무가 자라지를 않았다. 그 또한 하늘이 도운 것이다. 작년 비례 반도 못 담았다. “비가 오니 손님도 덜 올 것이고, 일하기도 힘드니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는 깊은 뜻인지 모른다. 

이 축제는 마을주민 모두가 나와서 함께 한다. 남자회원들이 콩밭에서 열무를 뽑는다. 트랙터를 이용하여 마을회관으로 열무를 옮긴다. 노인회 여자회원들이 주로 열무를 다듬는다. 부녀회원들은 다듬어 놓은 열무를 씻고 소금물에 절인다. 한쪽에서는 양념을 만들고, 씻어 놓은 열무가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면서 식사를 얼른 마친다. 전날 미리 쑤어둔 풀에 양념을 넣고 김치를 버무린다. 김치통에 넣는 작업, 뚜껑을 덮는 작업, 박스에 담는 작업, 냉장창고로 옮기는 작업, 모두 분업화되어 있고, 질서정연하게 마을주민들은 움직인다. 농담도 오가고 웃고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김치 담그는 작업을 다 마친다. 저녁을 함께 먹고 집으로 돌아간다.

  

 

 

 

 

 

 

 

 

 

 

축제 당일은 어떻게?

 

다음날 오늘은 바로 콩밭열무축제의 날이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풍선 장식과 안내 테이블를 정돈하는 일, 마을 진입로에 방향 안내판 부착하는 일, 무료 제공할 점심 식사 준비하는 일, 두부 만드는 일, 콩도넛 튀길 준비하는 일, 부추부침개 준비하는 일,  판매할 농산물에 가격표와 팔 농산물을 내어오는 일 등등..... 축제의 모든 것들이 주민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된다. 

점심 식사 준비는 마을주민이 가져온 농산물로 준비한다. 당연히 비용은 지불하지만, 덜 든다. 점심제공으로 드는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그리고 김치 담그는 작업도 공동체 활동이니 인건비는 지출되지 않는다. 열무김치의 주재료인 열무값도 들어가지 않는다. 마늘과 고춧가루 값은 마을주민이 수확한 것으로 사용한다.

김치 한통에 15,000원, 부침개 3천원, 두부 4천원 콩도넛 2개 1천원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그럼 얼마의 이익금이 생기는가? 기백만 원의 이익금이 발생한다. 그래서 마을발전기금으로 사용했던 종자돈은 해마다 불어난다. 수입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는 것은 마을주민들의 축의금도 들어오기 때문이다. 시에서 지원 없구 100% 마을주민 주도이다.

 

수익금은 어디에 사용?

  

봄, 가을 대형버스를 타고 또 다른 공동체 활동을 떠나기도 한다. 선지지 견학은 필수이다. 앞서가는 마을과 다른 지역의 공동체를 배우는 것은 선순환의 원동력이 되어준다. 마을에서는 한해 농사풍년을 기원하는 대보름 행사와 어버이날 행사도 푸짐한 선물로 주민들은 행복감이 크다. 여름에 피는 꽃으로 봄에 길가 화단작업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을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할 수 있는 단결력과 경비 발생시에도 주저할 필요가 없다. 마을 발전기금은 이럴 때일수록 그 목적이 명확해진다. 그러니 마을주민들은 콩밭열무축제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 이진영 기자 

 

 

 


 

ⓒ 놀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여행] 사계절 색다르게 품어주
광고
가장 많이 읽은 기사
황명선 당선인 “위대한 논산계룡금산의 지역발전과 더 행복한 미래” 다짐 / 놀뫼신문
[김태흠의 생각] 민심은 다시 돌아옵니다 / 놀뫼신문
논산보호관찰소, 1분기 적극행정공무원 ‘이정주 계장’ 선정 / 놀뫼신문
[기업탐방] 세계 잼의 표준이 된『복음자리』 / 놀뫼신문
양촌 ‘폭탄공장’으로 주민들의 심리적 내전 상태 / 놀뫼신문
‘이한철 밴드 & 최백호 밴드 콘서트’ in 논산 5월 10일 공연 / 놀뫼신문
양촌장어구이 리뉴얼 오픈 / 놀뫼신문
논산시, ‘탑정호 출렁다리 걷기 행사’ 개최 / 놀뫼신문
논산시, 봄철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수칙 홍보 / 놀뫼신문
[표지초대석] 권선옥 논산문화원장 "문화로 시민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 놀뫼신문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