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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인터뷰] 종이접기&한지공예 지도사 양은희
기사입력  2020/07/28 [17:22]   놀뫼신문

[집중인터뷰] 종이접기&한지공예 지도사 양·은·희 

이제는 생활미술, ‘생활속 예술’로 

 

벌써 27년 전, 그러니까 4반세기가 넘었다. “집에만 있지 말고 종이접기하러 다니면 좋을 거 같아” 임예순 선생님 권유로 남부평생학습관(당시는 도서관)을 찾은 때가 서른 즈음이었다. 사는 게 우울했다. 처녀시절 연산에 있는 건설사를 다녔다. 그러다가 26살 때 서울서 내려와 취업한 남편과 눈이 맞아 결혼을 했다. 결혼 후 산후우울증였는지, 무언가 탈출구를 찾아야 했다. 홈패션도 손대봤지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종이접기는 달랐다. 처음에는 무념무상 무조건 따라서 했다. 집에 와서 남편과 함께 TV를 보면서도, 손은 종이와 함께 움직였다. 종이접기는 초급 중급 고급을 거쳐서 5년 만에 마이스터가 되었다. 내친 김에 한지공예도 배우기 시작했다. 종이라는 큰 범주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확장세였다. 이러는 동안 쌓이는 것은 자격증이었다. 

자격증을 이력서로 적어보니 길어진다. 

[종이접기] 

  • 종이접기 지도사(2002년)
  • 종이접기 연구사범자격
  • 어린이 종이접기 지도사

[공예 사범자격] 

  • 한지공예 사범
  • 한지인형 사범
  • 북아트연구사범
  • 창작클레이 연구사범
  • 비누클레이 지도사범
  • 창작공예 평생교육 지도사(2012년)

 

 

마음 어루만져주는 종이이기에 

 

이런 자격증은 교육을 전제로 한 것이고, 자연스레 강사의 길로 접어든다. 방과후학교 강사증(2006년)과 논산시교육청 강사연수 수료(2009년) 등을 거쳐 학생들과 연을 맺는다. 지금까지 강사양성반을 거쳐간 수강생은 수백명이다. 코스는 초급→ 중급→ 고급→ 사범을 거쳐 연구사범이 된다. 연구사범에게는 지부장 자격이 주어진다. 

지부장까지 되어서 수여한 자격증 수효는 천 단위이다. 수많은 제자들 중 하나가 논산이 아닌, 공주사람이다. 8년쯤 전, ‘행복한 한지공방’ 앞에 트럭이 하나 멈춰섰다. 시골아저씨가 만삭인 아내와 함께 내렸다. 공주종이접기협회는 열었다 닫았다 불규칙해서 논산으로 왔다는 것이다. 태봉에 사는 남편이 바빠서 못 올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시내버스로 공주터미널로 나간 다음, 시외버스로 갈아타고 논산차부에 내린다. 그러면 양은희 지도사가 픽업! 서로 그런 불편을 감수하는 데에는 정서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서였다. 이들에게 종이접기는 일종의 치료 행위였다. 양 지도사가 힘들었던 시절, 종이를 만져보니 세 가지 좋은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두뇌개발, 잡념이 없어지고, 완성됐을 때의 성취감!

기자 역시 손재주는 꽝이다. “유일하게 만들 줄 아는 게 비행기”라고 하니, 양 지도사는 신문지를 펼친다. 접고 접으니, 더운 날 머리에 쓰는 모자가 되었다. 거기서 다시 출발, 또 접어들어가니, 짜잔~ 어느새 배가 되어 있었다. 동요에 나오는 종이배.... “이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불어넣어주던 종이접기! 맨 처음 그녀 역시 이런 창조의 기쁨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지공예로 넘어가보니 공예의 세계는 무궁무진했다. 한지인형(닥종이), 한지그림, 한지부조, 지호공예(닥종이죽), 지승공예(지끈, 질긴 한지종이끈), 민화공예, 종이조각, 한지파이라그러피아트, .... 분야별로 사범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지금 그녀의 명함은 단촐하다. (사) 전통공예문화협회(한국창작종이문화원, 예사랑공예문화원) 충남논산지부장뿐이다. 

 

 

 

밖에서 동분서주했던 나날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양은희 씨는 조직생활에도 능동적이었다. 현재는 100여 명으로 구성된 충남공예협동조합 회원이다. 2003년 당시 충남 감사를 4년 하였다. 논산공예협회는 2006년 창립멤버다. 5~6년 총무일도 보았다. 논산공예품경진대회 입선은 2003년부터 시작된다. 충청남도에서는 관광기념품공모전 특선(2007~2008), 공예대전 입선(2008), 은상(2009)이다.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2008년 6월에는 군사박물관에서 ‘종이가 꿈꾸는 세상’이라는 테마기획전을 열었다. 40~50여 회원들은 한지공예, 한지인형, 종이조각, 북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이로 꿈꾸는 세상을 펼쳐놓았다. ‘제2회 종이가 꿈꾸는 세상’은 2010년 ‘제88회 어린이날 기념 문화행사’때 개최하였다. 전국 규모의 상은 2009년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서 ‘전통한지공예가협회기관장상’을 받았다. 민화를 이용한 조명 작품으로 수상했는데, 이때 충남도는 대회 개최 이후 처음으로 “단체 장려상” 자리까지 올라갔다. 

해외전시도 가졌다. 2012년 9월에는 미국뉴욕 후러싱 우담갤러리에서 ‘충남의 미; 공예의 오늘’ 전시를 했다. 15명의 작가가 초대를 받았다. 

 

한국창작종이문화원 양은희 대표: 한지공예가인 그녀의 손길을 거치면 한지가 생활이 된다. 생활소품을 비롯해 다양한 한지공예품이 탄생한다. 한지로 만든 작은 함부터 벌레가 생기지 않는 쌀뒤주까지, 상상 이상의 한지작품을 만날 수 있다.

 

 당시 뉴욕일보에 실린 기사이다. 국내전은 60점 이상 출품하는 개인전은 군사박물관에서 한 번 개최하였다. 서울 대전 등지에서 열린 지부장단체전에는 5번 참여하였다. 2013년에는 전통공예협회 공로상을 받는다. 2015년에는 한국공예협동조합연합회 회장표창장과 IBK기업은행 은행장표창장도 수상하였다(전시산업육성). 그 해 다섯 작가가 태국초청을 받았다. 

 

▲ 김봉호·양은희 부부. 남편 건설사 옆 사무실에서 한지공방을 운영한다.     ©

 

 

‘황금손’으로 집안 꾸미기를 

 

이후의 기록은 이력서에 추가해 가지 않고 있다. 두 가지 생각에서다. 

최근 그녀는 남편과 함께 건설업을 겸하고 있다. 남편의 회사가 요즘 잘 풀리는 편이다.  관급공사 입찰에 참여한 결과, 비교적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조달청 입찰은 보통 몇십몇백 대 1이기에 흔히들 ‘로또’ 당첨으로도 비유된다. 작년에도 7건, 올해는 그보다 큰 오다들을 거머쥐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황금의 손, 마이다스의 손이라 부른다. 컴퓨터에 귀재인가 싶어 감탄을 했더니만 “컴맹 수준이고, 오직 입찰에 응하는 루트만 알고 있다”는 대답이 엄살 같지만은 않다. 경제적인 여유가 좀 생기니,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작업실에는 머메이드지, 골판지, 구김지 등이 수북 쌓여 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재료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 표시를 한다. 학교 강사 자리는 진즉부터 제자들에게 넘겨주었고, 지금은 왕전초등학교와 연이 깊어서 거기 학부모수업에만 나가는 중이다. 

두 번째 이유라면, 이제는 내 집을 꾸며야겠다는 생각에서이다. 『행복한 한지공예』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내동 현재의 2층집은 원룸이 들어서기 전, 그야말로 단독주택이었다. 그 동안 대외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집안일에 충실하지 못했다. 어느날 갑자기 “이제부터라도 내 집부터 꾸며야겠다”는 자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엇을 만들더라도 우리집 방에 들일 걸 염두에 두게 되었다. “생활속 예술”에 눈이 떠지는 요즈음이다. 가끔씩 부부동반으로도 나가는 한길회는 건축관련 사람들 친목모임이고, ‘정나눔’은 집을 지어주는 봉사단체이다. 

그간 공부다, 연구다, 작품 만들랴, 강사로 나가랴 동분서주했던 4반세기이다. 이제는 ‘집’이다. 주로 집에서 창조해나갈 양은희 지도사의 작품세계는, 베이직으로 평온(平穩)이 깔릴 거 같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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