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출판 통신]
촌티문학 만나서 대박난 내 인생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낮이다. 점심을 일찍 먹고 마을회관 노인정 무더위 쉼터를 갔더니 ‘촌티문학’이라는 곳에서 선생님들이 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하는 글쓰기 문화교실 입학식이었다.
이렇게 작년 여름, 우리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여러 선생님의 지도 아래 글쓰기 수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쓰는 방법도, 쓸 줄도 몰라 어색하고 서먹했다. 그렇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감도 생기고 쓰는 요령도 생기다보니 재미가 솔솔 붙었다. 누에가 똥구녕에서 실나오듯 머리에서 글이 자꾸 나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선생님이 한 주에 주제 하나를 내준 것도 모자라 몇 작품을 더 써가니까, 동료 할머니들이 시샘하기도 하였다. 내 글을 신이 나서 낭송하면 선생님이 “어떻게 이리도 재미있게 글을 쓰는지?” 칭찬과 격려로 글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여름이 가고 결실의 계절 가을이 되었다. 김홍신문학관에서 시화전을 1주일간 성대히 하고, 영광의 졸업식도 했다. 생전 처음 사각모를 쓰고 여러 내빈의 박수를 받았다.
그 후로 집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떤 주제와 글이 떠오르면 자다가도 불을 밝히고 글을 쓴다. 쓴 글을 정리하여 붓펜으로 다시 써 폰으로 찍은 다음, 그것을 내 주변 일가친척과 친지들에게 카톡으로 전송했다. 그러다 보니 내 마음 기쁘고, 글 받아본 분들에게서 격려 전화나 댓글을 받았다. 하루하루 글을 계속 쓰다 보니 내 글 좋아하는 분들의 호반응으로 글 친구도 생겨났다. 내 글이 좋다고, 내가 좋다고 새싹딸로 아버지 딸로 인연이 맺어졌다. 글을 쓰다 보니 세상을 바라는 시각도 아름다워지면서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얼마 후면 그 동안 내 쓴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온다. 무료출판의 혜택도 받아서다. 나의 경우가, 누구나 공감하고 기쁨을 줄 수 있는 이정표가 되어 준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
- 이조구(화악리 촌티학교 졸업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