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의 노포] 연무대 ‘명성한우’ 박광규·고성래 부부
아시나요, 한우갈비살 명가 ‘명성한우’
연무경제의 버팀목 ‘명성한우’가 연무읍 안심리 안심시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 4반세기가 넘는 26년 동안 한우 갈비살의 참맛을 지켜오는 논산 노포(老鋪) 중 하나이다. 쇠고기 부위 중에서 갈비맛은 으뜸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갈비뼈를 빼고 나면 막상 먹을 부위가 별로 많지 않으며, 먹기에도 번거롭다. 명성한우는 창업 이래 줄곧 갈비뼈에서 갈비살만을 정형하여 차림상에 올리고 있다. ‘명성한우 갈비맛’에 숨겨진 이야기를 노포 주인장 부부에게 직접 들어본다.
갈비의 진미만 골라낸 늑간살
갈비살은 갈비 부위에서 뼈를 제거하여 살코기 부위만을 정형한 것이다. 한자로는 갈비 늑(肋)자와 사이 간(間)자를 써서 ‘늑간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갈비뼈를 모두 제거하고 난 후 갈비살의 양은 별로 많지 않다.
박광규 사장은 “갈비살은 분리되는 갈비 부위에 따라 본갈비살, 꽃갈비살, 참갈비살로 분류된다”면서 갈비 이야기를 시작한다. “갈비살은 살코기와 지방이 3겹의 층을 이루고 있으며, 표면은 근막으로 쌓여 있다. 따라서 겉을 감싸고 있는 질긴 근막을 깔끔히 제거한 후 조리해야 고기가 부드럽고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꽃갈비살은 마블링이 좋아 감칠맛이 훌륭한 반면, 본갈비살과 참갈비살은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육향을 살리기 위해서는 원육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박사장의 갈비맛 비결과 처리과정 설명이다.
명성한우는 1994년 9월 24일 개업하면서부터 줄곧 한우 갈비를 직접 발골하여 정형한 갈비살만을 판매하고 있다. 그 이유가 간단하다면 간단하다. “갈비는 맛은 있지만 직접 굽게 되면 겉은 타고 속은 잘 익지도 않으며, 먹기가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갈비를 먹기 편할까 생각하고 실험해 보게 되었다. 뼈를 제거해서 실제 먹을 것만 내놓으면 되는 것이다. 한편, 갈비를 뼈째로 판매하게 되면 무게 때문에 실제로 먹는 양보다 가격이 비싸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착한 가게 주인의 설명이다.
명성한우 맛의 비결을 묻자 박광규·고성래 부부는 “좋은 한우를 들여와 갈비에서 직접 갈비살과 등심을 정형하니 고기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마진을 생각한다면 갈비를 그냥 판매하는 게 훨씬 이득이 좋겠죠?”라면서 반문한다.
이처럼 갈비를 직접 발골하여 갈비살을 정형한 것은 손님의 맛과 가격에 대한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 주기 위한 배려였다. “싸고 푸짐한 집”을 찾는 고객들의 입장에 선 것이다.
한우전문점 입소문 “연무대 가면 명성한우갈비”
명성한우 박광규·고성래 부부는 1981년 부부의 연을 맺은 후 줄곧 채운면 심암리에서 딸기, 메론 등을 시설재배하며 아들과 딸을 키우는 전형적인 농부였다. 그러던 두 부부는 변신을 시도한다. 1994년 9월 24일 ‘명성한우’라는 한우전문점을 개업하면서 두 부부는 물론 연무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지역에서는 처음 탄생한 한우전문점이라 손님들은 생소해했다. 소 갈비를 뜯어는 봤지만 소를 직접 잡아 뼈를 발골해서 정형한 고기를 편하게 먹으니 입소문이 났다. 게다가 나머지 고기는 소매로 판매 하면서 손님이 무척 많아졌다.
연무 읍내분들만 찾아오는 게 아니었다. 입소문이 나자 논산 강경은 물론 논산밖에서까지 찾아오는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급기야 육군훈련소 군인들이 타지에서 온 가족들과 함께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자 연무에 우보, 대성한우 등의 다른 한우전문점도 생겨났다.
“식당 초기에는 곰탕을 따로 끓여 판매했는데, 갈비살을 정형하고 나오는 갈비뼈의 처분을 고민하던 중 갈비뼈와 시래기를 주재료로 하는 국밥을 자체 개발하여 지금은 갈비살만큼 인기있는 메뉴가 되었다” 살맛난 주인장의 너스레다.
아들네가 이어가는 ‘명성한우’의 명성
가게 입구에 꽃바구니가 있다. 무슨 기념일인지 묻자, 박광규·고성래 부부는 입이 귀에 걸린다. “지난 2월 15일이 우리 부부 결혼기념일인데 며느리가 보내준 것”이라며 기다리기라도 하듯 자식 자랑에 열을 올린다.
“결혼해서 아들, 딸 자식농사를 지었는데, 딸은 시집가서 대구에 살고 있다. 아들은 지금 명성한우 식당일을 도와주고 있다. 며느리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린이집 휴원중이어서 아들은 요즘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고 묻지도 않은 가족의 근황을 소상히 털어놓는다.
아들이 본인보다 고기도 잘 다듬으며, 모든 일에 있어서 유튜브나 인터넷 등을 찾아보면서 26년 일한 본인들보다 더 세련되게 잘하고 있다는 칭찬도 빠뜨리지 않는다. 2대째 ‘명가’의 명성을 유지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기자가 식사를 마친 다음 “이제 환갑을 훌쩍 넘어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식당일 하기가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버티시느냐?”고 물어보았다. “식당하는 주인들은 다 같은 마음일 겁니다. 손님이 드시고 맛있다고 하며 흐뭇해하실 때가 가장 보람되죠.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이랄까요~” 라면서 말을 잇는다. “연무를 떠나 먼 타지에 있다가도 연무에 왔을 때, 우리 식당을 기억하고 다시 찾아오는 손님들이 계세요. 그러면 너무나 반갑고 뿌듯해진답니다.” 마치 그 손님이 앞에라도 있는 양 또 웃음꽃 만발이다.
유명인이든 평범한 분이든 한번 오셨던 손님이 다시 찾아오는 게 제일 반갑다고 한다. 연무대는 지방무대를 넘어 국내무대급이다. 지역 특성상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곳이다. 권투선수 박종팔과 백남봉 코미디언 등 유명 연예인들이 와서 식사를 하고 간 명소이다.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은 박광규 사장의 연무중학교 동창이다. 한 달에 두 번 쉬는 날에는 금오산악회와 함께 등산을 즐긴다.
가게 분위기는 노포(老鋪)라는 이름 그대로 낡고 오래 돼 보인다. 모든 게 새집만은 못해도, 고기맛 특히 갈비살맛과 차림상에 올리는 정갈한 반찬들에서 노포의 추억과 ‘맛의 향연’이 느껴진다. 박광규·고성래 부부는 “우리가 늙고 힘들어서 못해도 우리 아들이 지금의 맛 그대로 차림상을 내어 놓을 것”이라고 논산노포 ‘명성한우’의 앞날을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향후 본지에서는 냄새까지 맛있는 ‘명성한우’와 같은 지역 노포 맛집들을 발굴해감으로써, 논산시와 함께 체계적이고도 지속적인 홍보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논산시 연무읍연무로 167-1
예약문의 041-742-5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