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란으로 논산문화원을 비롯해 상월면 농민회, 동네 초입에 현수막 내걸었던 대우리도 취소하였다. 읍면동장들도 취소 권유 의견을 내보냈다. 그래도 마을에서 하기로 한다면 외부인사 초청없이 마을주민 자체로 할 것을 권유했다.
호암리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회의 결과 최종 결론은 “외지 사람들 초청할 일도 없고 늘상 보던 사람들끼리니까 속행하자”였다. 대신 마스크나 그밖에 필요한 의료장비들을 추가 준비하기로 하였다.
일시는 정월대보름 하루 전인 2월 7일 금요일 오후 5시부터이다. 1~4부로 나누어 진행한다. 5시부터 열리는 1부는 식전행사로서 두레풍물단 공연이 신종코로나 쫓아내는 소리를 우렁차게 울린다. 이어지는 쥐불놀이는 15명 내외로 해서 하는 깡통돌리기다. 6시부터 열리는 2부는 오픈식이다. 노인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올해 8년차인 내력을 청년회장이 보고한다. 내빈소개를 비롯한 진행은 김진우 이장이 하되, 축사 등은 축소 예정이다.
20여분의 공식행사 후에 제3부 기원제가 열린다. 기원제는 마을 주민의 안녕과 소원을 기원하는 행사로, 호암리 일대 소박한 서민들의 세시풍속이다. 기원제 축문은 이장이 낭독하고 소원성취 고사제는 주민 중에서 이종복 씨가 주도한다.
마지막 순서인 제4부 달집태우기 점화식은 7시 임박해서이다. 달집태우기는 악귀를 물리치고 풍년을 부르는 믿음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마을의 위세를 외부로 알리는 풍속이기도 하다. 마을에서는 경제력과 단합된 힘을 과시하고자 보다 큰 달집을 세우려고 한다. 화목과 소원 성취를 담아 종이에 적어 달집과 함께 태우는 의식에는 주민 모두가 참여한다. 달집 행사에도 대오(隊伍)가 있다. 점화자들은 달집을 중심으로 하여 호명 순서대로 좌에서 우로 선다. 그 다음 풍물팀이 서고, 마지막에 주민들이 원을 그리며 서게 된다. 점등 후 강강수월래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점점 사라져가는 정월대보름 전통축제가 올해는 호암리에서 명맥을 이어가려는 모양새다. 2020 올해 논산의 대표로서 기록 보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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