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 서예휘호대회시상식 & 논산시서예협회 회원전]
“일필휘지로 고향에 보답하고 싶다”
지난 15일, 논산문화원에서 제30회 논산시 서예휘호대회시상식이 열렸다. 동시에 오픈식을 한 제22회 논산시서예협회 회원전은 19일까지 닷새간 전시되었다.
논산시서예협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초등, 중등, 고등학생과 대학생 및 일반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전서, 해서, 예서, 행서, 한글, 문인화, 캘리그래피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된 이 대회의 시상식에서 박희성 서예협회장은 “금년에 갤리그래피 부분을 신설하여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서예휘호대회 일반부에서는 대상 1명, 우수상 4명, 특선 12명, 입선 27명이 상을 받았다.
일반부는 한문이 강했다. 대상에는 김승태, 우수상은 양복록, 이정훈, 박종학(한글)이 차지했다.
캘리그래피로 우수상은 김용미가 차지했다. 이수정은 캘리그래피로 특선을 받았다.
이어진 특선에서 사군자는 고미경, 한문은 김숙자, 김은자, 김일중, 윤군옥, 최식, 한문·한글에서는 윤부영, 최귀석, 한글은 김현지, 윤자경, 한경란 등이 차지하였다.
학생부는 대상 1명, 우수상 4명, 특선 22명, 입선 43명이 수상하였다.
대상은 양남영(전주호남제일고3)이 한글로 수상하였다.
우수상에서 한글은 신정연(부여여중1), 이수인(황화초5), 임가현(이화초6)이 수상했고 한문·예서에서는 곽민성(연산초6)이 우수상을 받았다.
특선 역시 한글이 강세였다. 초등생으로는 김민성, 김병준, 김수아, 김은혜, 김지원, 류경빈, 문준수, 민유나, 박하음, 신가온, 신채영, 오진수, 윤정원, 이소영, 이윤성, 이제인, 이종환, 홍정민이 특선이다. 중학생으로 특선은 한글 우정균(부여중2), 한문·예서에 박민혁(연산중3), 이영서(연산중1), 한문·궁체정자는 이영서, 유효림(연산중2)이 받았다.
특선이상의 작품은 논산시 서예협회 회원전 도록에 수록되었다.
[인터뷰] 서예휘호대회 일반부 대상 김승태
탑정2리는 마을자치우수마을로 본지에서는 9월 25일자로 “공동생산으로 촌거동락하는 ‘비단길금성마을’ 탑정2리”를 소개한 바가 있다. 이성열 이장의 주도 하에 공동생산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문화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 동네에 경사가 생겼다. 논산문화원과 논산시서예협회가 주최, 주관한 서예휘호대회 일반부에서는 한문으로 대상을 받은 작가가 탑정2리 출신 김승태 씨이기 때문이다.
서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
초등학생시절 아버지께서 항상 지필묵연을 항상 옆에 두시고 글을 즐겨 쓰시는 모습을 봐오며 자라왔다. 아버지께서는 동네에서 글씨깨나 써서 글 잘 쓰는 사람으로 이름이 나 있었는데, 아버지 몰래 붓을 들고 호기심에 글쓰기 해봤던 기억이 난다.
본격적으로 붓을 잡은 것은 군 제대하고부터였다. 취업한 곳이 지금의 구로수출 산업단지 주야 근무를 하면서 야간근무 후 퇴근하면서 서실에 들러 글 쓰고 집에 오는 게 일상이 되었다. 마침 퇴근하는 길에 서실을 지나야 했기에 호기심 반 옛날 아버지께서 쓰시는 모습이 그리워서 붓을 잡고 싶은 충동이었을 것이다. 본격 시작은 1988년도부터이지만 그 30년 동안 생업에 매진하여야 했기에 중간 중간 쉰 것을 감안하면 절반은 붓을 놓은 시간이었던 듯하다.
서예를 하면서 참 좋았던 점들을 쭉 나열한다면?
- 처음 시작할 때보다 점점 늘어가는 나에 모습을 보는 만족감과 성취감
- 내가 남들보다 뭔가를 월등하게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자신감
- 붓을 잡고 서예에 심취하다 보면 정신집중이 되어 잡념과 사사로운 일들에서 떠날 수 있는 점
-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붓을 잡고 글 쓰는 시간에는 힘든 줄 모르고 시간이 흐르는 것
- 고사성어, 좋은 글, 귀감이 되는 글 등 내가 스스로 써서 옆에 놓고 감상하며 항상 생각할 수 있다는 점
- 가까운, 친분있는 사람들에게 진실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점
그 동안 수상경력과 주요 활동은?
한국서화협회 대상 및 초대작가, 제물포 서예문인화대전 대상 및 초대작가, 한석봉 휘호대회 대상 및 초대작가, 추사휘호대회 차상 및 초대작가이다.
대전시 서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초대작가로는 아카데미미술협회, 행주대첩휘호대회, 반월문화제휘호대회, 국제서법연합회, 신사임당 율곡서예대전, 한국서예술인협회, 경기도 서예전람회 초대작가이다. 이 외에도 최우수상, 우수상,금상, 오체상, 삼체상 및 특선, 입선 등 다수 입상 경력을 갖고 있다. 논산에서 수상한 계절이 홍엽 만추인데, 근래에는 ‘가을편지’ 두 편을 연속 출품했다. 2016년 중랑아트갤러리에서 열린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 초대작가 기획초대전과, 2017년 한국미술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 초대작가 기획초대전에 “가을편지2”를 출품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 주력한 점과 뜻풀이
내가 주로 즐겨 쓰는 서체가 예서체와 행초서체이다. 둘다 문화원에서 내준 예시 명제를 따라 출품하였다. 예서 휘호는 “萬物靜觀皆自得(만물정관개자득; 조용히 만물을 바라보니 스스로 깨달음을 알아-程顥(정호)”를 출품하였다.
행초서 휘호는 得好友來如對月有 寄書讀勝看花(득호 우래여 대월 유기서독 승간화)로서,“좋은 친구를 얻어 찾아오니 달을 대하는 것 같고 진귀한 책이 있어 읽으니 꽃을 보는 것보다 더 좋다!”는 의미이다. 행초서 휘호가 대상 작품이 되었다.
고향 이야기를 들려달라
“탑정2리 금성마을”은 1959년에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연고를 두고 있는 내 고향이다. 부남초등학교(부남분교)를 나왔는데 현재는 폐교되었다. 기민중학교를 거쳐서 논산공고를 나왔다. 1982년 군 제대 후부터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며 생활하였다. 현재는 어머님(83세)께서 홀로 생활하고 계신다. 몇 년 전까지만 하여도 농사일을 거들었다. 자주 고향에 내려가 어머님 안부 드렸는데, 지금은 농사일은 안 하고 격월로 안부차 고향에 가는 편이다. 아직도 농사를 짓는 깨동이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이 있어 스스럼없이 내려가곤 한다. 매번 느끼는 아쉬움은, 우리 마을도 젊은이들이 너무 적어 고령화되고 모든 것이 옛 추억으로 남아가는 듯하다.
비록 고향을 떠난 지 35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고향의 그리움이나 추억은 항상 뇌리에 박혀 있으므로 어디를 가나 “나의 고향은 논산이다”라는 자부심을 항상 갖고 있다. “미약하나마 나의 자질이 우리 고향 논산, 아니 탑정2리 금성마을에 보탬이 될 수 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예의 길을 걸으며 언젠가는 대가(大家)가 되어 내 고향 비단길 금성마을을 빛낼 수 있는 그날을 꿈꾼다. 꾸준히 연마하고 노력하여 부단히 올곧은 길을 걷노라면 그런 날도 올 거라 믿는다. 나로서는 내 고향 비단길 금성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보답할 수 있는 길이 이 길이기에, 잠시도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경주해본다.
대담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