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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겸칼럼] 남자의 운명인 것을!
기사입력  2019/07/17 [15:11]   놀뫼신문

 

얼마 전 동학사 한 글램핑 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계룡시장애인재활치료실에서 장애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아홉 가족들에게 글램핑을 하룻밤 임대를 해주는 행사를 한 적이 있었다. 가족끼리 삼겹살도 구워먹고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 늦은 밤에는 한 곳에 모여서 한손에는 캔 맥주를 들고 화로 불에 옹기종기 모여 불을 쬐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한 아빠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홀로 불꽃들이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을 하염없이 보고 있었는데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 좋다는 말을 들었다. 문득 그 모든 상황에 대하여 내 나름대로 이해가 간다는 마음을 가졌는데 그곳에 있던 다른 엄마들은 전혀 이해 못하는 표정을 하고 있어서 순간 당황 한 적이 있었다. 이렇듯 한 사람의 행동에 이성간의 생각이 완전히 상반되는 것을 보면서 그 이유에 대하여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일을 하느라고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오면 아내는 얼른 씻고 일찍 잠에 들라고 권한다. 그런데 오히려 잠을 쉽게 자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몸은 힘들어도 소파에 누워서 티브이 리모컨으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한동안을 그렇게 하는 편이 더 편하다. 그러면 대뜸 천둥 같은 불평이 잔소리가 되어 내 면상으로 즉각 날아온다. 얼른 침대에 가서 푹 자면 될 텐데 그 놈의 티브이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결국 티브이를 없애든지, 갔다버리든지 해야겠다고 막말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몸이 만신창이인데도 불구하고 일찍 잠에 드는 것보다 소파에서 티브이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런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늘 있어왔지만 딱히 생각 없이 살아온 터라 단지 나만의 개인적인 습성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그것이 아닌가싶다. 

오래전에 주말부부 생활을 했던 큰형도 집에 오면 현관 옆에 제법 큰 수족관이 있었는데 그 안에서 노닐고 있던 물고기들을 오랫동안 관찰하며 생기 띤 얼굴을 하고 있어서 그 당시도 의아하게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 이런 형태의 남성들이 우리 주위에는 꽤 많이 있다는 것과 남성들의 심리적인 공통점 같은 것이 분명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 

우리는 학교를 다닐 때 가장 기초적인 물리학 운동법칙을 배우게 된다. 인간도 자연에 사는 동안 그 일부분이라서 운동 방향으로 계속 가려는 관성의 법칙이든지, 반발을 하는 작용 반작용 법칙이든지, 우리 몸도 이것과 밀접하다는 생각이다. 

즉 하루 종일 몸과 마음을 심하게 움직이다가 늦은 오후에 기진맥진해서 집에 들어온 남편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려고 하지만 그것이 잘 되지는 않는다. 갑자기 쉬려고 하면 오히려 초조하고 불안한 느낌도 든다. 멈추지 않고 움직임을 계속 하려는 운동의 법칙처럼 우리 몸들도 그것에 반응하는 것이고 누군가가 열심히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이런 대리만족들이 어느 정도는 피로감을 푸는데 효과가 있다고 본다. 장작더미에서 불꽃들이 이리저리 춤을 추는 것도, 또는 어항 속에 있는 물고기들이 뜻도 없이 돌아다니는 그런 모습에서도, 아니면 본인처럼 티브이를 이리저리 돌리며 그 속에서 분주함에 빠져드는 것도 똑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여성들은 이런 심리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일에 대한 활동성의 차이에서 올 수도 있고 전업주부로서의 시간적 여유와 시간에 대한 지배력이 가능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요즘에는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많이 늘어나면서 직장여성들도 그런 것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인데도 내 주위에는 아직까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여유로운 삶을 찾아야 하는데 바쁜 일에 쫓기다 보면 알면서도 삶을 망각하며 사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술로서 위안을 찾고 힘든 하루를 그냥 버텨보지만 그런 위안은 우리의 몸 건강에는 그리 도움을 주지 않는다.

다들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말들을 한다. 사는 것이 오십보백보라면서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체념처럼 다가오는 말들이 심장에 꽂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세상을 그렇게 살아왔으니 그것에 대한 결과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생각을 잠시 바꾸어보면 어떨까?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생각이나, 사고들을 고쳐보자는 것이다. 여태껏 자신의 뜻과 의지로 살아왔으면 그것과 다른 삶도 괜찮다고 본다. 

우리의 마음은 제방으로 둘러 쳐져있는 저수지 물과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어느 한쪽 제방의 돌이 빠지면 그 만큼 높이의 물은 그리 빠져 나가서 제방의 가장 낮은 수위와 같게 된다. 그런 것처럼 우리의 인격에도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거나 낮아지면 그곳으로 우리의 인격이 맞춰져서 결국 우리 인격의 수준이 정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내가 부족한 것 또는 내가 가장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하지 못했던 것 그런 것들에 관심을 기울여서 자신의 역량을 증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늘 불안한 세상 속에서 우리의 소중한 가족들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다. 그런데도 그 고생한 만큼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산다.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살아도 더 나은 사람과 비교가 되어 칭찬을 받지 못하고 사는 것이 현실이다. 자기보다 뛰어난 비교대상이 주위에 많으면 많을수록 비참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비교대상에서 우위를 보이면 그만큼 대우를 받고 살겠지만 우리 주위에는 잘 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자기 역량에 맞춰 최대한 열심히 살아도 대우를 받기 보다는 무능력자라고 홀대를 받기가 싶다. 그래서 남자는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몸과 마음이 힘들어진다. 그런데 어쩌랴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데 예초부터 그런 숙명으로 살아왔으면 그렇게 가는 것이 남자의 운명인 것을…….       

  

▲ 송인겸 사회복지법인 두드림 이사장     ©놀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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