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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단상] 도시로 탱고나들이 떠나는 날
오나교 (강경고 학부모)
기사입력  2019/06/19 [17:38]   놀뫼신문
▲     © 놀뫼신문

 

우리 부부는 시골생활이 하고 싶어서 ‘엉뚱하다’는 주변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시골에서 살고 있다. 그렇게 유별나다고 보는 주된 이유는, 아이가 어릴 때 시골로 와서일 것이다. 여하튼 우리는 잘 적응하며 살고 있다. 5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아침의 산새와 우리집 닭들의 합창 소리는 뭉클한 가슴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한다. 

잡초 뽑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 물론, 꽃밭 잡초쯤이야 농부들의 논밭 잡초에 비할 바는 아니라서 그렇게 여겨지겠지만 말이다. 작년부터 마당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몇 년은 더 지나야 꽃이랑 나무들이 자리 잡을 것 같다. 올해는 빈 땅에 백일홍 씨앗을 뿌렸는데 너무 촘촘히 싹이 올라와서 솎아내느라 애를 먹었다. 천 개쯤 솎아냈을까? 이제 포기하다시피했는데 선물처럼 멋진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요러 저런 시골 사는 맛이 제법 맛나다. 

그럼에도 가끔은 도시로 휴가를 떠나고 싶다. 가장 그러고 싶을 때는 “탱고”가 생각날 때이다. 아주 한참 전에 우리가 도시에 있을 때 아르헨틴 탱고와 살사를 구경하게 되었었다. 친구의 소개로 갔는데 대전 궁동에 있는 바에서 댄스파티가 있는 날이었다.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다. 음악소리는 감미로웠고 파티 즐기는 젊은 사람들의 옷차림은 TV에서나 보던 독특한 것들이었다. ‘와~~ 이런 세상도 있구나... 나도 언젠가 해보고 싶다.’ 고 처음 느껴지는 날이었다. 

그 후로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이랑 그 동아리를 찾아갔고 우리는 탱고와 살사의 기초를 배웠다.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직장이 타지로 발령 나는 바람에 그만두게 되었었다. 많이 아쉬웠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음악과 춤이 좋았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애기들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아이들은 음악에 몸이 즉각 반응한다.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때는 그런 것 같다. 다만 마음처럼 몸짓이 멋지게 나오지 않을 때 ‘춤을 못춘다’고 표현하며 꺼려하는 것 같다. 

다행히 나는 유연한 편이어서 어느 정도 원하는 대로 몸짓이 나오다 보니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이 잘 하는 것을 더욱 좋아하게 마련이니까. 반면 남편은 마음이 원하는 만큼 몸짓이 나오지 않는 편이다. 흔히 말하듯 ‘몸치’다. 게다가 ‘박치’까지다. 하하.... 그렇지만 탱고음악을 좋아해서 꾸준히 하다보니 이제는 제법 많이 늘었다. 10여 년 공백 기간을 두다가 우리가 시골로 정착하면서 탱고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호흡 맞추는 춤은 남성이 리드를 하는 방식인데, 리더쪽이 훨씬 어렵다. 그래서 남편이 1년 먼저 다니기 시작했고, 이제는 나도 합류해서 가끔씩 탱고를 배우러 다닌다. 

 

▲     © 놀뫼신문

 

아직 탱고 안 해보신 분들이 던지는 질문이 있다. “몸이 서로 닿으면 불편하지 않나요?” 나도 처음에는 불편했고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 이해도 된다. 음~~ 춤을 추기 이전에 다른 명상센터에서 ‘서로 안아주기’를 해본 적이 있다. 한참 전 일이다. 그 때 모르는 이들을 안아줄 때의 어색함이 생각난다. 물론 처음 몇 명을 안아줄 때는 어색했지만, 백여 명을 서로 안아주고 나니 어색함은 사라지고 따뜻함만 남았었다. 상대가 이성일 경우 더 어색하겠지만, 그 자리가 연애하는 자리가 아니고 본질을 의식하는 이상 그런 이상한 기분은 5분을 넘어가지 않는다. 춤도 마찬가지다. 누구랑 추든, 같은 성이든 다른 성이든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이 본질이라면 어색함은 오래가지를 않는다. 사람과 사람이 따뜻함으로 서로 보듬고 서로 좋아하는 춤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더없이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진다. 

좀 전에 말했듯, 사람은 누구나 음악과 춤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잠깐의 어색함이나 본질과 벗어난 엉뚱한 마음이 없는 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누군가의 부정적인 시선이 신경 쓰인다면, 그것은 바로 내려놓아야 할 마음이다. 그 시선이 잘못된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누리는 행동은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일을 부지런히 마무리하고 탱고 배우러 가야겠다. 도시 바람도 쏘일 겸 말쑥한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도 단장해야겠다. 오늘은 도시로 휴식하러 가는 날~~~^^.

 

오나교 (강경고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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