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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여고의 존사애제(尊師愛弟)와 적십자정신 "아, 약 달이고 죽 끓여주시던 선생님!"
스승의날 발원교 강경고등학교 사제동행기
기사입력  2019/05/15 [16:49]   놀뫼신문

[스승의날 발원교 강경고등학교 사제동행기]

아, 약 달이고 죽 끓여주시던 선생님!

- 스승의날 강경여고의 존사애제(尊師愛弟)와 적십자정신

 

▲     © 놀뫼신문



5월 15일, 올해 제38회 스승의날 기념식은 교육부 주관으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4층에서 열렸다. 충남도교육청 주관인 스승의날 기념식은 도교육청에서 열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스승의날 발원교인 강경고등학교에서 열렸는데, 올해부터 변경이 된 것이다. 강경고는 자체로 스승의날 기념식 겸 사제동행 체육한마당을 펼쳤다. 

체육한마당은 강경고에서 스승의날마다 실시하는 연중행사인데, 강경고에서 매년 스승의날을 앞두고 개최되는 행사가 또하나 있다. 청소년적십자백일장인데, 올해는 11일에 열렸다. 전국대회로서 행사이름이 좀 길다. “RCY제정 제56회 스승의날 기념 제17회 전국 청소년적십자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  약 800여 명이 참가하였다.

 

전국 청소년적십자 백일장 대회

 

청소년적십자사와 뜻있는 교사 학생들은 성금을 모아 2000년 5월 14일 강경여중·강경고 교정에 스승의날 기념탑을 건립하였다. 청소년적십자사는 이를 기념하여 다음해부터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전국 RCY 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를 개최하였다. 기념탑은 20년 가까워오는 동안 노후화되자 금년도에 RCY총동문회가 나서서 후원하여 새 단장을 하게 되었다. 백일장은 올해로 17회째이다.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회장 유창기)가 개최한 이 행사에는 충남교육청 가경신 교육국장, 유미선 논산계룡교육장, 안미숙 강경고교장, 손영식 강경여중교장 등 교육계인사와 전민호 논산시청 도시행복국장, 송정순 봉사회 논산지구협의회장 등이 참석하였다. 대한적십자사측에서는 허혜숙 본부장과 RCY총동문회의 김정수/정인돈/기승도 부회장, 이경희/박선미 이사, 김명재 고문, 김국주 어린이적십자 충남지도교사협의회장, 최재훈 청소년적십자 충남지도교사협의회장 등이 참석하였다. 

식전행사로 RCY 퀴즈왕 선발대회, 강경고등학교 윗트, 그래비티 댄스팀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2부는 해군군악대 반주로 유창기 회장의 대회사와 개회선언에 이어 격려사, 축사가 이어졌다. 사은행사는 ‘존사애제’(尊師愛弟)를 표현하고자 은사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시간이었다. 

대회는 운문, 산문 및 그림그리기 등 세 부문으로 나뉘어 실시되었다. 부대제2행사로 청소년적십자 창립66주년을 기념해 RCY 봉사포스트 전시회를 가졌는데, 출품작은 현장에 전시되었다. 가상현실재난안전체험(VR), 응급처치 시연, 아트풍선&스티커 타투, 솜사탕&팝콘 만들기, 자외선팔찌 & 나만의 배지 만들기 등 참가자 체험부스도 북적였다. 논산지구협의회는 주먹밥 만들기 체험부스를 운영하였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강경여자중학교 스승기념관에서는 내빈 및 지도교사 기념행사 다과회가 열렸다. 2년 전인 2017년 5월 15일 제36회 스승의날에는 강경여중에 전국 최초로 ‘스승기념관’이 준공되었는데, 여기에는 스승존경영상홍보실, 타임캡슐, 스승의날 유래 안내판 등이 있다. 

 

▲     © 놀뫼신문

 

 

스승의날 태동부터 정착까지

 

2년 전 기자는 스승기념관 준공식을 보도하면서, 스승의날을 처음 실천한 역사적 주인공의 축사가 빠진 점에 아쉬움을 표하였다. 스승의날 하면 두 명의 졸업생이 거론된다. 8회 졸업생 노창실, 13회 윤석란 둘이다. 1958년 강경여고를 8회로 졸업한 노창실 씨는 당시 JRC 단장이었다. 졸업 후 대전에서 약사로 일했으며 올해 79세인데, 몸이 불편하여 인터뷰는 사양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8년 전 스승의날에는 모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특강을 통해 스승의날 취지를 설명하였다. 1958년 당시 강경여고(=강경고) 청소년적십자(JRC=RCY) 단원들은 노창실 단장의 제안에 따라 병석에 계신 선생님을 찾아가 위로하고 퇴직한 은사들을 방문하였다. “전쟁 직후 어려웠던 시절 등록금을 대신 내주시고, 아픈 기숙사생들을 위해서는 손수 약을 달여주고 죽을 쒀다 주시던 선생님이 이제는 편찮으시다”는 말을 듣고 그동안 받은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자는 취지였다고 한다. 강경에서 이렇게 싹튼 마음들이 어떻게 꽃 피었고 온누리로 퍼져나갔는지 시간순으로 따라가본다. 

 

[1958년] 

강경여고 RCY 단원들이 “세계적십자의 날(5월 8일)”을 맞이하여 병중에 계시거나 퇴직하신 선생님을 위문하는 봉사활동을 시작. 

 

[1963년] 

5월 26일 = 윤석란(13회 졸업) 단장의 주도로 ‘은사의 날’ 제정할 것을 JRC 단원들이 결의하고 5월 26일 첫 행사 가짐(윤석란 학생은 파트리시아 수녀가 되어 이웃사랑을 이어감).

9월 21일 = 충남 JRC협의회는 강경여고 학생들의 행사를 충남 전역에서 함께 하기로 결정하고 9월 21일 행사 실시.

10월 31일 = 제12차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 스승을 위한 “은사의 날”을 5월 24일로 정하여 기념할 것에 합의.

 

[1964년] 

전국 543개 학교로 확대됨. 5월 개최된 제13차 협의회에서는 ‘은사의날’을 ‘스승의날’로 고쳐 부르기로 하고 날짜도 5월 26일로 결의. ‘스승의날 제정 취지문’을 작성 발표하면서 제1회 스승의날 기념식 거행.

 

[1965년] 

민족의 스승인 세종대왕 탄신일 5월 15일이 스승의날로 정해지면서 제2회 스승의날 행사 거행. 윤석중 작사, 김대현 작곡 ‘스승의날 노래’도 보급

 

[1966년] 

스승의날 기념식을 전국으로 확대

 

[1973년] 

유신정권 시절이던 1973년 학생들의 집회 불허 등 방침에 따라 스승의날 폐지. 모든 교육관련 행사가 국민교육헌장 선포일로 정리됨.

 

[1982년] 

스승의날 원년 : 한국교총 등이 거세게 반발해 9년 뒤인 1982년  5월 15일을 국가지정 기념일로 정식 선포. 

 

[2000년] 

5월 14일 ‘스승의날 기념탑’을 발원지인 강경여중 강경고 교정에 건립. 이를 기념하여 이듬해부터 전국 RCY 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를 개최(올해 제17회)

 

[2019년 5월 15일] 

- 제38회 스승의날 기념식 개최(정부세종컨벤션센터 4층)

- RCY제정 56주년 스승의날

- RCY창립 66주년(1953~2019)

 

▲     © 놀뫼신문

 

흔들리는 스승의날

 

이렇게 스승의날은 반세기를 넘어섰다. 이렇게 뿌리깊은 나무인 스승의날이 흔들리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가정방문이 없어지더니 촌지 문제 등으로 스승의날 행사가 퇴색되어 갔다. 내 자식 하나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작년도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절정에 달하는 듯하였다. 교육당국은 청렴(淸廉)을 강조하면서 여러 지침을 내놓았다. 한때 촌지 등 문제로 스승의날 행사가 열리지 않을 때도 강경고에서는 사제간 정을 나누는 차원에서 스승의날 행사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올해 논산 대명초등학교는 날짜를 앞당겨서 5월 13일 스승의날 행사를 실시하였다. 중간놀이 시간에 전교생이 모여 선생님께 꽃을 직접 달아드리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6학년 학생이 대표로 선생님들께 감사의 편지를 낭독하였다. 전교생이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며 행사를 마무리하였다. 

이러한 스승의날이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청와대청원으로도 올라와서 급기야는 스승의날을 없애고 ‘교육의날’로 바꾸자는 조짐마저 일고 있다. 여기에는, 사회적으로 감시받는 분위기에서 스승의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교사 내부의 자조적 한탄도 가세하는 모양이다. 충남도교육청 홈페이지나 논산계룡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도 스승의날 기념식 공지는 찾아볼 수가 없다. 

스승의날은 유신 시절 폐지의 아픔을 겪었다. 그렇지만 한국교총 등이 거세게 반발해 9년 뒤인 1982년  5월 15일을 국가지정 기념일로 정식 선포하였고, 이 때가 스승의날 원년이 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 5월 15일에 강경고에서는 체육대회가 두 갈래로 열린다. 하나는 논산계룡시 교육자대회이다. 논산시 교사간의 친목을 다지는 체육대회이다. 초청인은 교육장과 논산교총연합회장, 전교조논산지회장 셋 공동 명의이다. 경쟁하면서도 화합하는 두 단체가 나란하여서 보기가 좋다. 교육공로자 수상자 명단에 보니 교직원 일색에 딱하나, 강경고 학부모 회장 명단이 들어 있다. 

매년 강경고에서 실시하는 사제동행 체육대회는 학생과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도 함께 한다. 가정통신문 제목은 “2019 자녀와 함께하는 학부모 소통의 날 참가 신청 안내”이다.  

“본교에서는 매년 5월 15일이면 스승의날을 기념하고자 사제동행 체육 한마당 대회와  삼겹살 데이(중식 대신 삼겹살을 구워먹는 행사)를 실시해 왔습니다. 올해에는 ‘자녀와 함께하는 소통의 날’로도 정하여 학부모님과 함께 삼겹살 데이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고기는 학교에서 준비할 예정이니 부담 갖지 마시고 참석하시어 자녀와 함께 소통하며 오찬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교감(交感)의 현장 메시지를 교육청, 교육부, 청와대도 읽어보고 느끼는 바가 뭉클했으면 좋겠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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