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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세상이야기] 어른다움에 대해...
기사입력  2019/04/09 [14:18]   놀뫼신문

어른다움에 대해...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 

 

얼마 전, 필자는 한 대학에서 진행하는 자기계발교육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인 만큼 20여 명의 교육생 평균연령이 오십 중반 정도 되는 듯 보였다. 

교육 프로그램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대학 내에서 수업이 진행된다는 말이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볼 캠퍼스의 젊은 열기를 생각하니 교육 첫날부터 설렘 가득했다. 물론 학생들과 어떠한 교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간이 주는 의미가 그만큼 남다르게 느껴졌다.

첫날은 전반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 후,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학생들이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20여 분 정도가 지나 우리 팀의 순서가 되었고, 어수선함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러자 일부 교육생들이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결국 교육생 중 한 명이 교육담당자에게 건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학생들보다 우선적으로 배식을 해주던지 아니면 교직원 식당을 이용하도록 해달라는 요구에 필자는 귀를 의심했다.

‘왜?, 우리가 뭐가 특별해서 본교 학생들을 제치고 우선권을 받아야 하지, 학생 입장에서는 낯선 어른들의 입장이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을 건데...’ 여러 생각들로 복잡해진 필자는 상황이해가 쉽지 않아 내적 갈등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교육생이 손을 들어 의견을 표현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 방법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저희는 두 달간만 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가야 하는 임시 학생 신분인데, 그렇다면 뭐든 학생들과 동등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희가 어른으로서 학생들에게 본이 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 눈에 어른들이 질서도 지키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본다면 너무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작은 부분이라 할지라도 나이 듦의 특혜는 누리고 싶지 않은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그 순간 잠시 정적이 흘렀다. 

필자는 속으로 ‘역시 어른다운 말씀이야.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하셨어. 정말 멋진 어른이시다’라고 생각하면서 손을 들어 “동의합니다”라고 말하니 여기저기서 “동의합니다”라는 제창이 흘러나왔다. 갈등의 파도가 살짝 일어나는 듯했지만, 지혜로운 어른다움이 이내 잠잠하고 평온한 바다를 만들어 주었다.

종편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의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 씨는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어른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어른이 돼야겠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것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다. 어른이란 단순히 나이 든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지식이 많고 지위가 높아야 존경받는 어른이라 할 수도 없다. 필자가 생각하는 어른다움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능력이 있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애창곡이 하나 있다. 노사연의 ‘바램’이라는 곡인데 가사 중에서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라는 대목에서는 매번 울컥한다. 

존경하는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의 ‘백 년을 살아보니’ 책에도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힘든 과정이었지만,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 그것을 깨닫는 데 90년이 걸렸다’ 정말 멋진 고백이다. 백 년을 살아온 노교수님의 인생 답안을 따라 필자 역시 (愛)고생과 동거하며 하루하루 잘 익어가고 싶다.

 

노태영 라이프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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