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 “논산이 사는 법” 오인환 도의원에게 듣는다]
금강과 충청유교문화권 개발이 답!
금강은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에서 발원하여 강경을 거쳐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과 전라북도 군산시 성산면을 마주하는 곳에 드넓은 하구언을 형성하고 있다.
금강 하구언에는 지난 1990년, 8년 동안 1천 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길이 1천841m의 하구둑이 건설된 이후 담수량 1억3천8백만㎥ 의 금강호가 조성되었고 공업, 농업 용수를 연간 3억6천5백 만 톤씩 공급하고 있다. 이렇듯 바닷물의 침입을 막아 농업 및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개발 용지를 확보할 수 있으며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교량 기능도 하는 하구둑은 인간 편익을 위해 필요한 구조물이다.
금강하구둑의 득과 실
하지만 치러야할 대가도 크다. 우선 수질문제로, 하구둑이 바닷물과 민물의 교류를 막으면서 수질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도 사용이 어려운 5등급 이하로 떨어져 가고 있다. 다음으로는 금강 상류에 영향을 미치던 조류가 차단되면서 하구둑 바깥쪽으로 연간 80만 톤의 퇴적이 이루어져 수심을 계속 얕아지게 만드는 문제다. 금강둑 상류 쪽 금강호에서는 아름다운 호수의 풍경이 갈대밭과 어우러져 펼쳐져 있지만 하류 쪽 하구에는 토사가 퇴적되어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게다가 하구둑으로 인한 해안선 변화로 장항항의 경우 퇴적물이 많이 쌓여 큰 배가 들어오기 힘들어졌고 항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러한 토사제거를 위해 연간 200~300억 원을 쏟아 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하구 생태계파괴도 큰 문제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하구에서 생성된 독특하고 풍성한 생태계가 하구둑으로 인해 그 교류가 차단되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한 이곳이지만, 바닷물의 생태계가 파괴되니 그를 먹이로 하는 철새들, 하늘의 생태계도 파괴되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 물고기가 줄어드니 어민들이 하나 둘 떠나 어업붕괴현상이 일어났고 벼농사 위주의 농업의존도를 더욱 높였다.
득보다 실이 많아져 가는 상황에서도 금강방조제가 바닷물 역류를 막아 농사가 잘되고 군산항을 토사로 메꾸지 않는다는 등등의 대의명분 앞에서 시민들은 하늘의 운명인 양 받아들였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조차 새삼스러운 분위기다. 또한 금강하구언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충청남도 서천군과 전라북도 군산시가 손을 맞잡아야 하는데 도 차원은 물론, 시, 군의 이해관계도 맞물려 있다. 소요 예산도 엄청나지만, 지역 간의 합의 도출부터 쉽지 않은 머나먼 뱃길이다.
충남지역 불균형, 금강이 답이다
논산 출신 도의원 오인환 의원(논산1)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읽으며 서사시에 등장하는 전봉준과 하늬와 같이 민중을 위한 동학혁명의 삶을 동경했던 그는 2010년 MB정부의 4대강사업을 반대활동을 하면서 금강 하굿둑의 문제점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이후 충남도청의 ‘4대강사업 재검토 특위’ 업무 진행 이력을 바탕으로 충남도의회 ‘충남도 금강권역의 친환경적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금강 특위) 위원장에 선출됐다.
그는 충남도의 가장 큰 현안으로 지역불균형을 꼽는다. 압축성장기 경부 축 중심의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대전, 세종, 청주 등 대도시 지역의 발전은 가속화 일로이고 충남 북부권도 수도권 및 외부 인구유입으로 인구증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동남부권인 논산·부여·공주·서천 지역은 인근 대도시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다. 평균연령 80세로 100호가 채 안 되는 마을이 많으니 이대로라면 충남도에 없어지는 마을이 속출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한 경제 정책으로는 북부권과 경쟁이 어렵고 블루오션으로, 4차 산업시대의 황금보고인 금강의 역사, 생태, 문화, 경관 자원 등을 발굴 보존함으로써 비교 우위를 점할 때, 미래 성장 동력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의미에서 충청남도 남부권을 관통하는 충남의 젖줄인 금강이 답이라는 것이다.
이에 오의원을 수장으로 한 금강 특위는 충남의 젖줄인 금강의 수질을 개선하고, 권역 내 생태연구는 물론 환경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금강 문화유산의 세계화 추진, 금강변 옛 포구, 나루터·정자(누정) 복원, 금강의 문화예술 창작활동 강화, 금강을 활용한 축제 발전 및 계승, 금강유역 농어업 유산을 활용한 6차산업화, 금강유역 역사문화지 복원 및 재생 등등의 사업이 단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되도록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덧붙여 금강 문화권이라는 문화적 동질성을 보유하고 공유해감에 따라 강물 흐르듯 금강 주변 시·군의 사회적 연대감이 자연스레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한다. 그래서 금강에 대한 5대 비전으로 제시된 안전한 금강, 건강한 금강, 문화의 중심에 서 있는 금강, 역동적인 금강, 함께하는 금강을 만들어 고자 한다.
농촌중심 지역구 논산이 사는 법
도의원이 된 후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역구 주민들과의 대화로 의견을 수렴해 도의회의 고유권한이자 특권인 정례회의와 임시회의를 통해 전달하고 지원정책을 받아내 지역주민들을 돕는 것이다.
오인환의원은 논산이라는 농촌중심지역구 출신이니 만큼 농업용 도로 포장, 농가시설 확충, 농산물 판로지원을 위한 수출시장 다각화를 중심으로 한 농업수출정책 등 농어촌 발전에 주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별히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지원 조치로서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가공(2차 산업) 및 유통 판매, 문화, 체험, 관광, 서비스(3차 산업)등을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 산업 조성 및 추진에 힘쓰고 있다.
그는 이렇게 농업 농민 정책에 집중하다 보니 지역의 문화나 교육문제에 소홀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특별히 논산시가 노인 정책은 나름 잘 하고 있지만 청소년 교육에 취약한 점을 상기하면서 흡연예방 앱을 통한 점검 등 학교가 해줄 수 없는 건강관리를 행정지원으로 가능하게 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유동인구가 많은 군사도시, 농업중심, 고령화 도시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논산이라는 척박한 삶의 현장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배우고 계승하는 것이 또 하나의 답이라는 생각으로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
조선 유교 양대 산맥은 영남(이황의 주리론)과 기호유교(이이의 주기론)인데 조선 후기 300년이 넘는 동안 기호세력이 주류를 이루었고 기호 유학의 중심은 충청도다. 율곡 이이의 적통을 계승한 김장생과 그의 아들 김집의 근거지가 논산이었고 그들의 문하에서 배출된 우암 송시열, 초려 이유태 등이 모두 충청도 출신이다. 또한 충청권에는 서원, 향교, 고택 등 양적·질적으로 차별화되는 다양한 유교문화자원이 분포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논산이 있다.
그런데 영남유교문화는 경북유교문화권 개발 사업을 통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진 반면, 기호유교문화는 정부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이 적었다. 게다가 충청권에서는 백제문화와 관련된 역사문화 자원이나 중원문화 등 지리적 조건에 기반을 둔 문화자원에 관심이 집중돼 유교문화는 중점적 개발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충청유교를 색다른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발전을 목표로 하는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은 충청권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영남유교가 건물, 향교 중심으로 개발되었다면 충청유교는 내용 및 컨텐츠 중심으로 차별화 해 4차 산업시대 물질만능주의와 무한경쟁 속에서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윤리의 대안 내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트랜드가 된 인문학으로서 유학을 제시하는 것을 지향한다. 즉, 예학파 유학의 거두인 김장생의 고장에서 예송논쟁, 당파싸움 등이 아니라 만물이 더불어 잘 살자는 ‘천인합일’로 요약되는 선비정신을 계승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2007년 논산시가‘기호유교문화권개발사업’이란 이름으로 자체 연구를 시작한 이래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은 충청권 4개 시·도는 유교문화의 발굴과 재조명 및 관광자원의 활용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왔고 마침내 2016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충청유교문화의 가치 재조명과 체계적인 관광활성화를 위해 용역을 완료하고 2026년까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비확보에 번번이 실패했다.
2019년 예산도 기재부에서 삭감되면서 다시 어려운 상황에 빠졌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4개 시·도가 공조한 국비전담팀의 성과로 국회에서 극적으로 국비가 반영됐다. 이로써 수년 째 표류하던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의 물꼬가 트였고 기호유학의 본산인 논산시는 노성면 병사리 일원 9만㎡에 국비 등 280억 원을 들여 완공될 충청유교문화원의 첫 삽을 뜬다.
충남인의 삶의 터전이자 번영의 기반인 금강 살리기와 삶의 지침이 되어줄 충남유교문화권 개발을 위해 양 날개를 펼치고 비상할 오인환 의원의 행보가 기대된다.
- 박숙연 기자(충지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