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는 2021~2024년에 사계문화체험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위치는 두마면 두계리 100-2 일원 4500㎡, 투입할 예산은 국비 5,255백만원, 지방비 6,995백만원으로 해서 총 122억 5천만원 규모이다.
지난 9월 돈암서원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유네스코의 자문기관인 이코모스(ICOMOS)의 실사를 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심사결과가 발표되면 돈암서원을 포함한 한국 서원 9곳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한 한국의 서원은 총 9개소이다. 소수서원(경북 영주), 도산서원(경북 안동), 병산서원(경북 안동),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이다.
논산 돈암서원은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예학의 대가인 사계 김장생 선생(1548~1631)의 덕을 기리기 위해 1634년 건립된 곳이다. 반면, 계룡시 두마면에 위치한 사계고택은 사계선생이 55세 되던 1602년에 건립하여 김장생 선생이 말년에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내려와 살면서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현재 고택의 일부는 사계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돈암서원이 세계문화유산의 등재를 기다리면서 손꼽힌다면, 사계고택의 문화적 가치 역시 세계문화유산과 맞먹는다고 할 것이다.
계룡유적들, 문화벨트로 단지화하여 보전
사계체험관은 계획도 중요하지만, 부지 확보부터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문화공간으로서 입지는 주변 일대의 환경에 따라 분위기가 대폭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계고택 전면은 두마면사무소이고, 그 우측은 논이다. 그 옆으로 십수 년 방치되어 있는 아파트가 흉물스럽게 서 있다. 그곳 두계 삼진아파트가 재건축을 위해 기지개를 켜는 조짐이다. 본지 조사 결과, 아파트 부지인 두계리 192-7 일원의 5천여 평이 최근 한국자산신탁주식회사에서 엘린개발이라는 시행사로 매각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매각금액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잔금은 아직 지급이 안 된 상태이다. 엘린개발은 계룡시청 민원실에 토지거래신고를 마쳤으며, 현재 유치권자와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엘린개발에서 인수한 5천여평의 부지만으로 기존아파트를 철거하고 새로운 아파트를 신축할 경우, 부지가 협소하여 아파트 분양가격 타당성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건축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누구든 아파트를 신축하고자 할 때는 인근 부지를 매입하여 건축타당성을 제고하고자 할 것이다.
계룡시는 삼군본부 건립에 따른 6·20사업으로 신도시는 만들었으나, 기존 선조로부터 지키고 보존해야 할 많은 유산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그나마 두계리 인근에 사계고택을 비롯해 장옥미술관, 아랫장터 등 문화벨트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사업범위를 확정해 놓은 사계문화 체험관의 부지매입 등 일련의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