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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세계 잼의 표준이 된『복음자리』
잼전문제조업체 ‘복음자리’
기사입력  2018/11/22 [18:19]   놀뫼신문

[기업탐방] 잼전문제조업체 ‘복음자리’

세계 잼의 표준이 된『복음자리』

 

김현택 대표

 

논산딸기축제자에 등장하는 이색 부스가 하나 있다.  딸기잼 전문회사『복음자리』이다. 얼핏 이름만 들어서는, 잼을 만들어내는 기독교 계통의 작은 가공업체인가 싶다. 이 어림짐작은, 논산일반산업지 안에 있는 공장으로 가보면 다소간 오차가 생긴다. 우선 이 회사는 대기업인 “대상그룹”의 계열사이다. 현재 안양 본사는 김현택 대표가 20여명과 함께 근무하며, 논산공장은 정이효 공장장과 7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중견 기업에 속한다.

『복음자리』라는 이름은 천주교에서 시작되었다. 1976년에서 1980년은 준비기간에 속한다. 1976년 서울 양평동 뚝방동네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공동체 이름을 “복음자리”라고 붙여주었다.  이름처럼 기본 철학 ‘정직’과 ‘정성’이 잉태된 시기였다.

 

김수환 추기경이 붙여준 이름

 

1977년 마을 재개발로 강제철거 통지가 날아왔다. 양평동 170가구 주민들은 김수환 추기경과 정일우(=존 데일리) 신부의 도움을 받아 소래읍으로 터전을 옮기게 됐다. 이후 제정구 의원을 주축으로 ‘복음자리 공동체’가 설립되었고, 지역공동체 경제활성화 활동이 그렇게 지속되었다.

공동체 주민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절치부심하였다. 마침 소사와 소래 인근에는 복숭아, 포도, 딸기 등 과일이 풍부하여 과일 활용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여러 시도 끝에 과일잼 레시피 ‘과일 두 바가지에 설탕 한바가지’를 얻게 된다.

1981~2008년은 ㈜복음자리 설립과 해외 도약기이다. 

1981년 잼 이름을 ‘복음자리’로 정하고 바자회에 출품하면서 좋은 평판을 얻기 시작했다. 

1996년 ㈜복음자리 설립으로 주식회사가 되면서 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백화점 입점과 뚜레쥬르 제과점 과일잼 공급에 이어서, 해외 시장도 개척하기 시작하였다.

새천년 2000년에 들어 미국에 잼과 차류 수출을 시작으로 2001년에는 대만에 유자차를 수출하게 되었다. 

2006년은 변화무쌍한 해였다. 홍콩, 호주멜번, 파리 등 해외식품박람회 참가를 통해 ㈜복음자리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 일본에 상륙해서는 사미르 가공식품부분 판매 3위의 쾌거를 이루었다. 가장 특기할 것은 안산 → 논산 이전이다. 내부 회의를 열어 공장 이전지로 논산을 검토하였다. 딸기집산지였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대상’이라는 대그룹 편입을 결정한다. 논산으로 이사온 잼 공장 ‘복음자리’를 공식 인수한 공적 그룹 ‘대상’은, 복음자리라는 종교적 이름만큼은 그대로 가져간다. 잼의 대명사 복음자리 4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매니어층까지 형성되어 있어서였다고 한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남짓은 “순수에 대한 열정, 건강한 삶” 시대로 규정한다. 2009년 잼, 차, 피클이 HACCP 인증을 획득했다. 대기업의 계열사로 들어가면서 제품의 다양화와 차별화가 더해졌고, 대외적으로 굵직한 상들도 거머쥐었다. 

복음자리 사무실 로비에는 2014년 동아일보 기사가 스크랩되어 있다. “마음 졸여, 희망 졸여 마침내 복음이 된 잼 중의 잼”이란 제목이다. 잼의 왕국인 영국에서 수여하는 ‘국제 잼 마말레이드 어워드 더블 골드상’을 수상한 기사이다. 금도 모자라 double인데, 잼의 본고장 유럽에서 그 최고상을 아시아국 중에서 최초로 수상했으니, 국제식품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쾌거였다.

다음해에는 유아간식 대상, 한국소비자웰빙지수 잼 부문 1위, 또 그 다음해에는 123 수제잼, 자연에서 온 과일칩 등 명성을 쭉쭉 올리는 가운데 판매량도 최고조에 달했다. 칸타르 월드패널은 2015년 3월에서 12개월 기준, 전체 잼시장 중 구매액/구매량 점유율(%) 1위가 복음자리라고 공표하였다.

현재도 OEM 생산까지 합치면 한국잼시장의 절반 안팎이다. 이렇게 국내 시장을 석권하다시피한 중견기업으로 우뚝 서 있으니, 실로 논산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더 큰 자랑은, 논산딸기표 브랜드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논산딸기는 스페셜 대우

 

올해 1~9월 기준 딸기원료 전체 구매량 2천 톤 중에서 약 1천 톤이 논산지역 딸기다. 딸기잼 중 약 15톤은 논산딸기를 사용한 딸기잼 제품으로 출시 중이다. 다만, 논산딸기를 수매했다고 해서, 그걸 100% 논산딸기표 라벨로 출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고용순 지원팀장의 설명이다.

얘기는 다시 돌아가서 ‘복음자리 공동체’ 시절 과일잼 레시피 ‘과일 두 바가지에 설탕 한바가지’에서 설탕의 비중이 결코 적지 않아 보인다. 설탕? 설탕이라..... 잼은 과일만으로는 제품이 안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건강식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은 설탕을 밀쳐내려는 분위기다. 잼의 경쟁 상대는 동종업계 잼만이 아니다. 식품시장 전반을 볼 때 복음자리 잼도 획기적인 변신을 시도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기존 잼 시장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인의 식품기호 트렌드에 따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참신한 제품이 나와 주어야 했다. 그리하여 빛을 보게 된 제품이 45도 과일잼!

 

 

설탕 덜어내고 과육 담뿍 “45도과일잼”

 

45도라 하면 기존 딸기잼 대비 당도(Brix)를 37%나 낮춘 저당도이다. 45도 과일잼은 색깔부터 다르다. 단시간 살균처리하는 프레시(Fresh) 공법으로 맛과 향, 식감에서 과일 본연을 맛을 최대한 살려주는 결과물이다. 깔끔한 단맛이다. 첫 번째 시제품으로 350g짜리 세 종류가 출시된다. 라인업 딸기, 블루베리, 오렌지는 각자 원물의 상큼하고 달콤한 맛에 바짝 다가간 감이다. 

기자는 공장에서 둘다 시차를 두고 먹어보았다. 기존 잼에 익숙해 있던 터라 기존잼이 색깔부터 진해 보이고 깊이 있어 보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높은 당도로 진한 단맛의 기존 잼은 비유컨대, 믹스커피에 익숙해 있는 사람의 경우와 엇비슷하다. 이들에게 딜럭스 블랙 커피를 맛보라 할 경우 처음에는 다소 내키지 않겠지만, 나중에 남는 뒷맛은 확연히 다르다.

신제품의 비결 중 하나는 특수설비로 과일을 단시간 살균하는 프레시공법이다. 40초 단시간 살균.... 파스퇴르 우유가 들고 나왔던 저온살균이 연상된다. 이리하여 45도 잼은 설탕보다 과일을 듬뿍 담은 것과 동일하다는데, 한 병 과일함량은  딸기의 경우 1알=8g 기준한다면, 26알이 들어 있다.

기호에 따르기도 하겠지만, 내용물의 차이가 소비자의 입맛 판도를 바꾸어 놓을 성싶다. 정이효 공장장은 “빵이나 요거트 등에 이 잼을 듬뿍 얹을 경우 풍부한 과일을 먹는 효과가 있다”면서 45도 블루베리잼을 권한다. 과일을 따로 사서 먹을 수도 있지만, 이 잼이 과일자체가 되어 다각도 시식이 가능해졌다. 빵 이외에도 플레인요거트나 와플, 팬케익, 팥빙수, 에이드 등 다양한 디저트와 간식과도 궁합을 맞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웃을 보듬어가는 복음자리

 

내용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외형! 신제품들은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하였다. 쉽게 열리는 캡, 다면체 구조 외에도 병 상단에 ‘복음자리’라는 점자를 넣었다. 종교적인 배려심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복음자리의 이념은 “순수에 대한 열정, 건강한 삶”이다. “순수에 대한 열정”은, 고품질 과일을 고집하는 원료의 정직함으로 구체화된다. “건강한 삶”은 건강한 식문화 주도나 건강한 가치를 제공하는 본연의 이념 실천 외에도 ‘기부를 통한 나눔의 실천’이 내포되어 있다. 

그룹 계열사가 된 후 모태였던 복지법인 복음자리와는 별개가 되었지만, 주식회사 복음자리는 친정집인 복지법인을 여전히 응원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대상그룹 계열사 중의 하나인데, 이와 이름이 흡사한 초록우산 같은 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논산은 푸드뱅크와도 연계되어 있다.

도에서 하는 공공전시회에서도 복음자리를 만날 수 있다. 주로 명절선물세트가 진열되는데 가격은 1~3만원대. 

공장탐방차 찾은 기자 앞에 나온 음료수는 유자차였다. 원액 한스푼 넣고 온수를 부어서 나온 유자차는, 깔끔하였다. 겨울철 유자차는 원물이 그대로 남아 그 마지막을 먹기도, 버리기도 어정쩡하다. 복음자리 유자차는 마실 때는 개운, 뒤처리는 깔끔한 상태가 되니, 이런 것은 과학적 배려라고나 해야 할까! 감탄하고 있는데, 한마디 팁을 더 곁들인다. 유자차는 차갑게 해서 마시면 더 유자차답다고 한다. 쿨한 맛인가 보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기자에게 집에서 맛보라고 잼 한 병 정도 챙겨주련도 하련만, ‘수고했습니다’는 인사가 전부였다. 이 또한 프레쉬하고 쿨한 발걸음이다^^

 

-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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