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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소방서 탐방] “집알이 선물로 소화기, 어때요?”
인터뷰 - 이동우 논산소방서장
기사입력  2018/11/11 [20:12]   놀뫼신문

[논산소방서 탐방]

“집알이 선물로 소화기, 어때요?”

 

 

11월 9일은 소방의날이다. 1 1 9, 기억하기 쉽도록 한 날짜이다. 1963년부터는 내무부가 주관하여 개최해온 ‘소방의 날’ 행사 날짜가 확정된 때는 1991년 소방법을 개정하면서부터이다. 이날 오전, 논산소방서는 4층 대회의실에서 ‘제56주년 소방의 날’ 기념행사를 가졌다.

 

논산소방서, 제56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

 

‘소방의 날’ 기념행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현장에서 헌신한 소방공무원을 격려하고, 소방인의 자긍심 고취와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개최되어 왔다. 이번 행사에는 김형도․ 오인환 충청남도의회 의원을 비롯한 기관 단체 및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 등 20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각종 재난현장에서 활약한 소방대원과 의용소방대원 및 소방행정 발전에 기여한 안전관리자 및 유관기관·단체 유공자 등 48명에 대해 행정안전부장관, 소방청장, 도지사, 소방서장 등의 표창이 수여됐다.

식전행사에서는 어린이소방대인 인동어린이집과 강경어린이집 원아들이 나와서 재롱잔치로 흥을 돋우었다. 식후행사에서는 오찬 및 부서별 윷놀이 대회 등을 실시해 소방가족간 친목의 시간을 가졌다.

 

 

논산소방대 식구들

 

논산소방서는 2개과 1개단(구조구급대 포함), 4개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총 172명이 근무중인데, 법정정원 193명이 채워지지 않은 가운데 예전 내동센터의 현장대응단이 50여명, 그리고 반월, 강경, 연무, 연산 네 센터에는 20~25명 정도씩 배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를 돕는 의용소방대는 24개대, 총 577명의 대원이 참여하고 있다. 남성대는 388명으로 화재진압, 인명구조 구급 등 보조, 벌집제거 등에 투입된다. 여성대 199명은 화재예방홍보, CPR 교육 및 보급, 생활안전 강의 등을 도맡아서 하고 있다. 119소년단도 있다. 초등은 구자곡, 가야곡이고 유아는 인동, 강경 어린이집 이렇게 총 4곳이다.

이를 총괄하고 있는 이동우 논산소방서장이 논산에 온 것은 올 하반기 인사시점인 7월 1일이다. 일찍이 소방관의 길로 접어들어 소방서에서 나름 어려운 길을 자처해온 이동우 소방서장이 논산에도 왔다. 때마침 도의회에서도 랑보를 전해주었다. 논산소방서에서 올린 2019년도 예산을, 도의회에서 전액 그대로 통과시켜 주었다. 평년 시설비 1억 5천에서 8억 5천으로 올렸는데, 상승 규모가 파격적이어서 삭감될까봐 노심초사했지만 올린 대로 확정된 것이다. 운영위원장이기도 하지만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김형도 도의원이 힘을 보태 주었다는 후문이다. 확정된 예산 전액은 노후청사를 리모델링 비용과 엘리베이터 신설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논산소방서가 준공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신증축 등이 추진되는 소방서를 제외하면 도내 17개 소방서 중 가장 시설이 노후되고 환경 또한 열악합니다.” 이렇게 서두를 꺼내는 이동우 서장의 현황 설명은 길어진다. 숙식을 집에서보다 소방서에서 하는 날이 더 많은데, 침구도 공동으로 사용하는 실정이란다. 이러저런 이유로 소방서 확장공사가 불가피한데, 대지구입에서부터 별관 신축에 이르기까지 30억여 원의 예산이 절실한 실정이다.

 

식용유 화재에 대비한 K급 소화기


논산소방서는 주방 화재에 대비해 식용유 화재에 적응성이 우수한 ‘K급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식용유는 화재 시 화염을 제거해도 온도가 발화점 이상이기 때문에 재발화하기 쉬운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식용유 화재를 진화하는 데 적합한 소화기가 K급 소화기다. K급 소화기는 기름 표면에 순간적으로 유막 층을 형성하여 화염을 차단하고 식용유 온도를 빠르게 낮춤으로써 재발화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맞춤형 소화기다.

 

이에 지난해 6월 화재 안전기준이 개정되면서 음식점ㆍ다중이용업소ㆍ호텔ㆍ기숙사ㆍ노유자시설ㆍ의료시설ㆍ업무시설ㆍ공장ㆍ장례식장ㆍ교육연구시설ㆍ교정과 군사시설 등의 주방에 ‘K급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됐다.

 

[인터뷰] 이동우 논산소방서장

 

흥행을 거듭하는 영화 “신과 함께”의 주인공 직업은 소방관이었다. 미국에서는 인기직업 1위가 소방관이라지만, 우리나라는 직업신뢰도에서 1위인 정도이다. 미국에는 그 유명한 ‘소방관의 기도’가 있고, 논산소방서 로비에는 ‘논산소방관의 기도’가 걸려 있다. 목숨을 거는 직업, 우리를 대신하여 생명을 지켜주고, 재산을 지켜주는 동네 파수꾼들... 그들의 이야기를 이동우 서장에게 들어본다.

 

 

■ 처음 소방서를 선택한 계기부터 궁금한데요.

= 20대 후반에 공무원 해야 되겠다 싶었는데, 당시 특수공무원으로 경찰, 소방, 세무직을 검토해봤습니다. 결국 소방직을 선택했는데, 그때가 1986년 28살 때였습니다. 공주소방서를 시작으로 충청소방학교 교관 등을 거쳤습니다. 소방서에 들어가자마자 상사의 지시가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때도 종종 있어서 처음 몇 달간은 갈등을 겪었죠. 그런데 그걸 역으로 보니까 소방서 체제가 잡히지 않아서 부실해 보이더군요. 내 장래를 여기에 걸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평생 소방인이 되기로 마음을 굳히고 외길 매진해 왔습니다.

 

■ 서장 승진은 일찍 하신 거 같습니다.

= 경찰 직급이 총경, 경정, 경감, 경위 순인 것처럼 소방서 직급도 소방정, 소방령, 소방경, 소방위 순입니다. 2011년 51세때 홍성소방서장으로 승진발령 났으니까, 동료들에 비하여 승진이 빠른 편이었죠. 그 동안 외지근무, 어려운 부서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달려온 결과인 것 같습니다. 2년 후에는 공주소방서장, 다음해인 2014년부터는 소방본부에 들어가서 소방인력 증원 및 조직발전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다시 금산소방서장으로 나갔고, 올 하반기에 논산으로 온 것입니다.

 

■ 소방서가 화재진압과 119 출동 등 엄청난 일을 하는데, 소방의날 당일에도 고시원화재로 뉴스시간이 떠들썩하더군요. 화재 예방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나가는지요?

=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겨울철이 되면서 소방서에서는 주민, 특히 독거노인들을 위한 배려와 교육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의 비치 홍보는 물론, 주변 기관 단체와 협력하여서 직접 설치도 해주고 있습니다. 여기 홍보용 책자 “안전한 겨울나기”가 있는데 대한노인회, 경로당 등을 방문하여 책 내용 설명 및 배포를 합니다.  낙상방지와 생활안전 교육은 물론, 노인질환 초기 증상시 119 신고 교육도 실시중입니다.  

   

■ 부득이 화재가 났을 때 초기진압이 최선책일 텐데요, 사례를 들려주시죠.

= 요즘은 차량화재도 빈번합니다. 낡은 화물차는 브레이크 실린더가 과열되어서 불이 나는 경우가 있어요. 당진고속도를 가는데 앞 트럭 뒷바퀴에서 연기가 나는 거예요. 진로방해하면서 욕까지 먹고 겨우 세운 다음, 내 차에서 소화기를 꺼내 진화를 시작했죠. 엇비슷한 일이 한번 더 있었는데, 그때는 소화기가 부족해서 지나가는 차량을 정차시켜 두 대로 끈  적이 있습니다. 직업병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그냥 지나쳤다면 어찌 됐을까 싶은 순간들이었죠.

 

 

■ 민관이 협조한 초기진압 사례도 있을 거 같은데요?

= 지난 2월 8일 진용만 서장 당시 점심때 은진면 와야리 자동차부품제조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최초 목격자가 스펀지 분쇄실에서 분진 청소를 마치고 나온 직후 ‘펑’ 소리를 듣자 즉시 신고를 하였고요, 소방차량 12대가 즉각 출동하였습니다. 대형화재로 이어지기 쉬운 건물 구조였었지만 공장의 소방안전관리자가 건물 내 직원들을 신속히 대피 유도하여 인명 피해부터 막았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신속한 화재진압으로 25분 만에 연소 확대를 막아 전체 4개동 중 3개동은 그대로 지켜냈습니다.  

 

 

■ 분초를 다투는 위기 상황은 화재 현장에서만 있는 게 아닐 거 같습니다.

= 지난 4월 6일 논산역 정봉선 역무원은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남자고객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을 발견합니다. 119에 신고부터 하면서,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동료 역무원과 함께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여 심폐소생술을 계속 하였습니다. 우리 소방서에서는 6월 26일, 정봉선, 황명자 역무원 2명에게 하트세이버 인증서 및 배지를 수여했습니다. 하트세이버란 심정지 또는 호흡정지로 죽음의 위험에 놓인 환자를 심폐소생술 또는 제세동기를 활용하여 소생시켜 구호한 자에게 수여되는 인증서인데요, 이 둘은 직장에서 매월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 요즘은 축제장 같은 공공행사에 가면 심폐소생술 체험부스가 꼭 있더군요.

=  우리 논산에서는 딸기, 양촌곶감, 강경젓갈, 연산대추, 상월고구마 등 축제가 많은 편이죠. 걷기 대회 등등 포함하면 참 많은데, 이때마다 119 구급차 및 응급구조사 현장 배치가 필수입니다. 동시에 CPR(심폐소생술) 교육 및 소방안전체험장 운영도 함께 합니다. CPR 및 제세동기 사용법 숙지 및 교육을 실시한 결과 충남 소생율 6%로서 5년 이전 2%대에 비하면 급상승했죠. 그러나 미국 10.8  일본 9.7에 비하면 더 노력해야 할 상황입니다. 심혈관성 질환은 특히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므로 ‘내 가족은 내가 지킨다’는 심정으로 행사장에 오시면 심폐소생술 체험장을 꼭 들려주십시오.

 

■ 응급처치기술인 심폐소생술 못지않게 소화기 사용법도 그러한데, 사람들이 겁부터 먹는 거 같습니다.

= 소화기를 한번이라도 잡아보면 “별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핀을 뽑고 실제 방사해서 소화기 한 대 버린다 치더라도 그 금액이 생각만큼 비싸지 않아요. 더구나 인명을 생각한다면요..... 집들이 선물로 소화기처럼 귀한 게 어디 있을는지요? 우리 나라는 작년 2월 27일자로 소화기 전주택 설치의무화가 발령돼 있는 상황입니다. 선진국은 70% 달성하는 데 10년이 걸렸다는데, 우리는 5년으로 잡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늘 더 앞서가잖아요?^

 

■ 가정마다 단독경보형 화재감지기,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법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적극적인 예방법이 더 효율적일 거 같은데요.

= 주택용 기초생활시설이 50% 정도 보급되었지만 활용법은 여전히 미숙한 거 같습니다. 화재 예방을 위해 우선 가정에서는 겨울철 난방기구 사용시 주변정리, 전원차단 등을 생활화해 주셔야겠습니다.

집밖으로 나가보면 소방차 통행로의 주차 문제가 심각합니다. 취약시간대 시장 골목길 등의 무단 주정차가 대형화재로 발전된 사례를 TV에서 무수히 보고 있건만,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실정입니다. 평상시 주차하면서도 ‘생명의 길’을 염두에 두고 늘 열어주십시오.

 

■ 개인주택도 그렇지만, 대형화재 가능성이 더 높은 고층 건물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는지요?

= 소방, 전기, 건축 점검은 합동으로 실시합니다. 그런데 건물주들을 찾아가면 반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합동단속반이 철저하게 점검할 때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우리 소방서 점검반은 소방청에서 지시된 특별 점검만 중점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지시로 금년 7월부터 내년 말까지 관내 6천여 소방대상물 중 위험대상으로 지정된 2천 대상에 대하여 특별 점검 중입니다. 소방업무 중 일반적인 현장점검은 소방 위탁업체에서 실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 소방서로서는 점검업체 지도감독 철저를 기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체점검입니다. 내 재산을 누가 보호해 줄 수 있겠는지요?

물론 우리는 시민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오늘 낮도, 오늘 밤에도 비상입니다. 국가직으로 전환돼야만 하는 과제, 논산소방서의 경우 신관 건축 등의 과제도 쌓여 있고, 개인적으로는 따뜻한 가족품과 온돌이 그립기도 하지만.... 논산소방서는 오늘도 불침번입니다.

 

대담 :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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