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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문화원, 권선옥시대가 열리다
기사입력  2018/08/01 [17:08]   놀뫼신문

                                                  

꽃잎이 지는 것은 아쉽지만 열매가 맺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시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잔잔한 감동으로 가는 사람도 오는 사람도 함께한 모든 사람이 아름다운 자리였다.

 8월 1일 논산문화원 다목적홀에서 제22대 류제협 논산문화원장 이임식과 제23대 권선옥 논산문화원장 취임식이 있었다.

 

류제협 원장 이임사 ‘이별의 거리’

 

많은 내빈과 시민들로 일찍부터 다목적홀은 성황을 이뤘다. 식전공연으로 아리온앙상블이 엘가와 피아졸라 곡을 연주했다. 특별공연으로 논산시낭송회 회원이 「새로운 세상을 열었네, 류제협 원장님 공적을 기리며」라는 시를 낭독했다. 이 시가 더 의미 있는 것은 후임 권선옥 원장의 시라는 점이다.

류제협 원장은 「이별의 거리」라는 시를 응용해서 참석한 모든 사람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임사를 했다.

“이쪽에서 저편으로, 소리쳐 부르면 들릴 수 있는 거리만큼만 떠나가겠습니다. 그 만큼의 거리가 제가 문화원을 떠나서 견딜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멀리는 말고 딱 그만큼만,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소리쳐 들릴 수 있는 거리, 딱 그만큼 헤어지는 것이 오늘 우리들에게 허락된 이별의 거리입니다.”

류 원장을 처음 보는 사람도 논산문화원에 대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나는 논산문화원에 대한 애정은 물론이고 논산 자체에 대한 류 원장의 애착을 느낀 적이 있어 이임사가 더욱 감동이었다.

2015년 충남 남부평생학습관에서 주관한 ‘길 위의 인문학’에서 ‘절집에 숨은 보물’이라는 주제로 류 원장이 초대되어 강연과 탐방을 진행했다. 차분한 목소리와 조용한 카리스마로 강연 내내 청중을 사로잡았다. 탐방 동안, 버스에서도 현장에서도 끊임없이 사찰에 대한 역사적 가치와 숨은 일화를 들려주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남우세스럽지만 그때 내가 처음으로 논산문화원의 존재를 알고 문화원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된 계기였다.

 

권선옥 시인이 걸어온 길

 

 이임사와 문화원 정기(定旗) 전달 후에 취임 원장의 약력이 소개됐다. 권선옥 원장은 1952년 논산 출생으로 연무여중·연무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했고 건양대학교 문화영상창작학과 겸임교수, 논산문화원 부원장, 충남문인협회장, 논산문인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1971년부터 〈새여울〉, 〈시도〉, 〈허리와 어깨〉 시문학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1976년 『현대시학』 추천으로 시인이 된 후, 3년간 『현대시학』에 시를 연재했다.

 『떠도는 김시습』, 『겨울에도 크는 나무』, 『감옥의 자유』 등 개인 시집과 『나무는 산을 감싼다』, 『흘들리는 풀꽃 세상』 등 공저 시집, 『먼 바다를 향해 돛을 올린다』, 『땅에도 별이 뜬다』 등 편저는 물론 시 문학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산문화원에서 발행하는 『논산문화』에 10년 넘게 〈논산의 예술가〉, 〈논산의 인물〉, 〈논산 둘러보기〉를 집필하고, 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 놀뫼신문 등에 각종 칼럼을 다수 연재했다. 다양한 곳에서 강의를 했으면 여전히 논산문화원에서 시 수업을 하고 있다.

 

권선옥 원장이 걸어갈 길

 

약력임에도 길다고 느껴질 때, 지난 시간동안 얼마나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는지 가늠하게 한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삶은 아직 기록되지 않은 여백에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권선옥 원장의 취임사는 무엇일까?

 “문화의 힘,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시민들의 행복한 생활을 위하여서는 지역의 문화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중략)

문화의 향기가 구석구석 스미어 있는 논산, 문화의 향기가 진동하는 논산이 우리가 지향하는 세상입니다.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창조하는 격조 높은 문화는 우리들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전임 원장님들께서 열정과 정성으로 황무지에 밭을 일구시고 곡식과 꽃을 심어 놓으셨습니다. 앞으로 논산문화가 더욱 풍성해지고, 그 향기가 논산을 덮도록 저의 모든 능력과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문화의 향기가 논산시민 생활 곳곳에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문화는 삶의 꽃’이라는 논산문화원의 취지에 맞닿은 취임사였다.

 

시민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문화원

 

축사와 격려사 후에, 축하공연으로 논산시립합창단이 러브홀릭스의 〈Butterfly〉를 불렀다. 역경을 뚫고 활짝 핀 꽃으로 날아오는 나비를 연상케 했다. 꽃이 나비가 있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듯 논산문화원이 진정한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문화원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의 지속적인 참여가 있어야한다. 지금까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문화원에 거리감을 느낄지 모른다. 나를 비춰봤을 때 누군가는 여전히 논산문화원 자체를 모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미래가 기대된다. 시립도서관이 완공되면 논산문화원과 시민공원 그리고 최근에 국보가 된 관촉사까지 함께 묶어 더할 나위없는 논산의 명소가 될 거란 확신이 든다.

 꽃향기에 나비와 벌이 자연스럽게 끌리듯 문화원이 주관하는 모든 일에 시민들의 폭넓은 관심과 뜨거운 호응이 늘어가길 바래본다.  

 

- 박용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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