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강신장, 황인원 출판 21세기북스
오감을 열어 사람의 마음을 보는 감성의 눈, 통찰의 힘이 생겨나는 관찰의 눈, 비슷한 것에서 새로움을 찾는 융합의 눈, 세상을 뒤집어 보는 역발상의 눈.
‘감성의 끝에 서라’ 이 책은 시인과 기업인의 만남을 다뤘다. 제품을 생산하는데 까지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그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보답은 소비자의 높은 구매 욕구로 나타난다. 즉,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기업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혹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엇이라도 존재한다고 믿게끔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성되고 또 금세 사라지고, 끊임없는 창조성을 요구한다.
우리의 상상력은 무한대지만 그 이상의 뛰어넘는 역량을 기대하며 성공할 때 까지 쉬지 않는다. 과연 이 조합을 어떻게 풀어갈까 의구심 반 호기심 반으로 책을 읽어갔다. 그리고 놀랍게도 시 한편에 마음을 뺏겨 제목 그대로 감성의 끝에 설 준비가 되었다.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 저 안에 천둥 몇 개 / 저 안에 벼락 몇 개 /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대체 이 시에서 봤다는 태풍은 어떻게 상상할 수 있는 걸까? 무서리 내리는 몇 밤과 초승달이 대추 안에서 볼 수 있다는 상상이 과연 될까?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의외로 대답은 간단했다. 어릴 적 누구든 그런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내 방에 인형들은 내가 잠이 들고 나면 밤새 서로 수다를 떨겠지? 즉, 내가 그 인형이 되어 보는 것이다. 바로 ‘일체화’다. 이처럼 시인은 단순 역지사지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사물이 됨으로써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이다. 만약 시인이 기업인이 된다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되기도 하고 서비스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듯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생각을 만들게 하는 특별한 책이다.
문뜩, 얼마 전 산책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이 떠오른다. 키워드는 나뭇가지.
엄마 손 꼭 잡고 걷던 산책길 / 발아래 밟히는 수많은 나뭇가지 / 내 손 위에 올리면 흙모래 위 연필 / 엄마 손 위에 올리면 얄미운 회초리
한 단어를 정해 유사성을 찾아 서정적으로 풀어보았다. 오감법, 오관법, 오연법, 오역법 여러 가지 시인들의 창조법이 있다. 각자 자기의 상상력에 맞게 풀이하면 된다. 그리고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남들과 다르게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기에 시인의 감성은 그 끝에 서 있다. 사물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결국 우리의 삶에 감성이 필요한 이유임에 틀림없다.
감성의 끝에 서서 내가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 온전히 ‘그것’이 되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창조의 눈으로 재탄생 될 것이다.
논산시 이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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