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남인숙
출판 : 호메로스
‘엄마, 엄마...’ 아무리 부르고 또 불러도 좋은 단어 ‘엄마’. 엄마는 지금 6년째 요양원 병상에 누워 계신다. 7남매의 막내인 나는 쑥쓰러워서? 아님 그냥 가족이기에?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기억이 없다. 그 말은 왠지 엄마만 나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서... 지난 주말에 지인과 같이 병상 중의 엄마를 찾았다. 그 지인은 내게 더 늦기 전에 엄마 앞에서 “엄마 사랑해” 라고 말하라고 성화였다. 지인이, 엄마에게 “혼자 계실 때, 누가 가장 보고 싶으세요?” 하고 물었더니 어눌한 말로 “막내 딸” 그러신다. “왜요?” 라고 반문하니 “그냥, 막내니까...”하고 답하신다. 엄마는 온전한 정신이 아니신데도 오직 자식 생각 뿐이신데, 자식은 그깟 쑥스러움이 대수라고 “사랑한다” 말 한마디 끝내 못한 체 돌아오는 길에 가슴만 먹먹해했다.
남인숙 작가의 ‘안녕 엄마’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자녀들이 1년 만에 만나 다들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부모님의 유품을 보면서 부모에 대한 기억의 편린들을 찾아 각자 부모님에게 편지를 쓰기로 하고 그 편지글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자식이라는 선물은 선물 받은 이를 편안하게 해주는 세탁기 같은 존재가 아니라 일생을 거름 주고 물을 줘야하는 선물 받은 이를 수고롭게만 하는 꽃 화분 같은 존재란다. 어쩌다 꽃이라도 피우면 고마워해야 하는 그런 존재.
이 책을 보고, 27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병원에 누워만 계시는 엄마에 대한 추억을 글로 옮겨보려 애썼지만 역시 쉽지 않음을 느꼈다.
요즘 연일 각종 매체를 통해 부모 자식 간의 충격적인 사건들이 보도되고 있다. 만약 그 사건들의 장본인들이 이 책을 한번쯤 읽어봤더라면, 자식에게 비춰질 자신의 모습을 한번쯤 생각해봤더라면 과연 그런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을까하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이번 주말엔 열일 제쳐두고 엄마에게 “ 엄마 사랑해” 이 말을 꼭 하고 와야겠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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