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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봉칼럼] 거친 입을 가진 사람들
文 熙 鳳 시인․평론가· 전 대전문인협회장
기사입력  2016/03/30 [11:11]   놀뫼신문
▲문희봉 © 놀뫼신문

작금 걸러지지 않은 정치인, 행정관료들의 언행을 보고 듣고 있노라면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끼게 된다.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하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정제되지 않고 절제되지 않은 표현들이 그들의 입을 통해 마구 쏟아지고 있다. 한여름 장마 때 폭우같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사람들, 정신적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언어구사능력 수준이 이 정도인가를 생각하면 수치심이 앞선다. 갱집단이나 막가파들의 집단에서나 사용됨직한 용어들이 마구 튀어나와 국민들을 혼란의 도가니에 빠뜨리고 있다.

“관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말라.” 했다.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고 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극단적인 말만은 뱉어내지 않는 사랑의 인내를 배웠어야 했다. 도대체 ‘인격 수양’ 과목은 어떤 성적을 받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가 되기보다 먼저 인간이 되었어야 했다. 작은 그릇으로 태어났는데 갑자기 큰 그릇 행세를 하게 되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해 주어야 하나.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어렵다. 얻을 때보다 버리기는 더욱 어렵다. 평소에 버리지 않다가 한꺼번에 버리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 이 버리는 때를 아는 것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했던가. 그런 나이에 이르렀는데도 말을 함부로 내뱉고 있으니 측은하고 가련하다. 겉만 번지르르 하면 무엇 하나. 속은 온통 잡쓰레기들로 가득 차 있는데.

석가는 침묵으로 욕설에 대처했다. 그리고는 이런 비유를 들었다. “누군가 나에게 어떤 물건을 가져왔을 때 내가 받지 않으면 상대에게 되돌아가듯이 욕설도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상대에게 되돌아간다.”고.

어쩌다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보면 듣기에 민망할 정도로 다른 이의 인격을 깎아내리거나 무시하는 부정적인 말들을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도 무책임하게 남을 헐뜯거나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절제 없이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왜들 이러는지.

들어서 기분 좋고 뱉어서 기분 좋은 말들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말이다. 어느 구석인가에 잘못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리더로서 조직원들의 추앙을 한몸에 받아오던 사람이 말 한 마디 잘못하고 나서 곤경에 빠지는 경우를 허다하게 보아왔던 나로서는 나라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는 분의 막가파식 용어 사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어쩌다 저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를 생각하면 나라의 장래가 암담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슴이 따뜻한 지도자를 만나 기쁨, 환희에 젖어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길을 잘못 인도하고 있는 그분에게 좀 자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자신의 한 마디 말로 말미암아 국가의 운명이 뒤바뀔 수도 있다 한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를 곱씹어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문하고 싶다.

그리움을 안고 살 수 있는 삶이 그리워진다. 대지를 적시는 낭랑한 빗소리에 시간마저 잊으며 살 수 있는 삶이 그리워진다. 그런 분위기를 가진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그런 지도자와 힘을 합쳐 나라 발전을 위해 진력하고 싶다.

종일토록 생명을 실어오는 자연과 접하며 살고 싶다. 개탄은 개탄을 부르고, 나아가 욕설과 비아냥으로 무성 생식하여 장마철 집 잃은 개처럼 거리를 쏘다니게 된다.

이런 막된 사람들의 앞날에 영광이 깃들게 해달라 기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자기 감정 하나 절제하지 못하는 지도자라면 그는 더 이상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닐까.

지축을 쿵쿵 울리고, 매서운 찬바람 헤치며, 앞만 보고 걸어가는 그런 가슴이 따뜻한 큰 사람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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