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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방산비리 철저히 수사하여 중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 이윤환
기사입력  2015/08/25 [18:36]   편집부

   
 
금년 6월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되어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영화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대한민국이 월드컵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과 그들의 동료, 연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02년 6월 29일, 한국과 터키의 3, 4위전 경기가 열리던 그날의 실화와 실존 인물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연평해전은 현실감과 진정성을 더해 감동 드라마로 탄생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투의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나라를 지키려 했던 정장 ‘윤영하’ 대위를 비롯하여 헌신적인 조타장 ‘한상국’ 하사, 따뜻한 배려심을 지닌 의무병 ‘박동혁’ 상병까지, 군인이기 전에 우리의 아들, 친구, 가족이었던 그들의 이야기는 애틋한 마음을 더해준다. 긴박한 해전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끈끈한 전우애를 보여줬던 대원들의 이야기는 한층 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잊혀져가던 연평해전을 되살려내어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법원이 방산비리를 저지른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 부자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5년, 벌금 4억원과 2억원을 선고했다. 이는 방산비리와 관련하여 내린 형벌로써는 유례없는 중형 선고다. 정 전 총장은 STX그룹 계열사에 유도탄 고속함 사업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아들 회사에 7억7000만원을 후원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NLL 경계근무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된 이 고속함은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투입됐던 구형 고속함을 대신할 최신예 함정으로 연평해전 6용사의 이름으로 헌정됐다. 그러나 완성된 고속함은 제트엔진 결함으로 전력화가 2년이나 유예되기도 했다.
방산비리는 국가에 대한 반역행위로써 엄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국민여론에 비추어 볼 때 이 정도 처벌도 약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그동안 방산비리는 가벼운 처벌로 일관됐다. 국내 방산비리 사상 가장 큰 규모였던 1993년 율곡비리 당시 전 국방부 장관 2명과 전 공군참모총장과 해군참모총장이 한꺼번에 기소됐으나 재판 결과 집행유예 등 가벼운 처벌이 내려졌고, 그나마도 금세 사면·복권됐다. 국방부장관은 국회답변에서 방산비리가 생계형이라는 어이없는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가벼운 처벌이 계속되다 보니 얻는 이익에 비해 손해가 적다는 인식이 퍼졌고 방산비리가 근절되지 않은 채 비리 관련자들은 반성 없이 재범을 저지르는가 하면, 군의 고질병으로 고착화되었으며 죄의식도 희박하게 되었다.
해마다 엄청난 재원을 국방비에 쏟아 붇고 있으면서도 자주국방을 아직도 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 돈이 줄줄히 부정부패로 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의구심까지 든다. 불량탐지 장비나 짝퉁부품으로 장착된 배를 타고 적의 공격에 대비하라는 말은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살인행위와 다름이 없다.
지금과 같은 가벼운 처벌로는 방산비리를 영원히 근절하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관련되어 있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군에서 내보내는 극약처방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안보에 있어서는 단 1%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가가 없는 국민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니라는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하여 처절하게 경험하였다. 위안부할머니들의 참혹한 아픔과 징병징용으로 끌려가 이름 모를 땅에서 죽어간 분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자신의 호의호식을 위하여 국민의 생명을 팔아먹는 역적질을 할 수가 없다. 방산비리는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휴전국가이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방위산업 관련 비리가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의하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서 방산비리를 오랜 동안 수사하고 있고 일부 성과도 냈지만 비리구조를 뿌리 뽑겠다는 당초의 의지는 한계에 부닥친 모습이다. 워낙 특수한 분야인 데다 폐쇄적 집단 문화로 수사에 애를 먹고 있음도 인정했다. 밝혀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처벌까지 약하니 비리를 근절하지 못하는 측면도 컸다. 방산비리는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저질러지는 악질적 범죄다. 적에게 나라와 국민을 헌납하는 중대범죄다. 앞으로도 방산비리는 무관용 원칙의 중형으로 다스려 재발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를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는 우리의 젊은 아들딸들에게 부실장비와 불량방탄복으로 나가서 싸우라고 그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 울분은 필설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수사하여 발본색원함으로써 더 이상 이 땅에 방산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일이야 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사명임을 깊이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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