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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소망
생명샘교회 담임목사 유영범
기사입력  2015/08/17 [13:36]   편집부

   
 
한국 전쟁 취재로 퓰리처상을 받은 ‘히긴스’라는 종군기자가 한국전쟁을 취재하던 중에 중공군과의 대전으로 몹시 지친 UN군에 속한 해병중대를 찾아갔다. 그 추위에 얼어붙은 콩을 씹고 있는 지치고 지친 한 미군 병사에게 물었다. "내가 하나님이라면 어떤 소원을 말하고 싶소?" 그때 병사는 주저 없이 "내일을 주시오(Give me tomorrow.)"라고 대답했다. 미래가 약속된다면 오늘의 고통은 문제가 아니라는 답변이다. 내일이 보장되어 있다면, 내일이 약속되어 있다면 지금 비록 추위에 떨고 얼어붙은 콩을 먹어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소망이라는 말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직 절망해서는 안 된다는 표지로 준 너무나 아름다운 생명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망은 절망적인 상황을 넘어서 새로운 현실과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인생은 소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한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리라는 기대는 우리의 인생을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져다준다.

프랑스의 수학자요 사상가인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선천적으로 허약한 몸과 과도한 연구로 건강을 잃었다. 그는 종종 심한 복통과 두통이 있었고 결핵성 복막염 환자였다. 파스칼의 39년 인생 중 건강을 제대로 유지한 것은 2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계적인 과학자요 수학자요 사상가가 되었다. 그 비결에 대하여 파스칼은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소망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파스칼은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생각이 떠오를 때면 메모를 해두었다. 그는 5년간 924개의 주옥같은 짧은 글을 남겼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팡세』이다. 소망을 가지고 사느냐? 소망이 없이 사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과 질이 이렇게 달라지는 것이다.

흔히 인간을 희망을 가진 존재라고 말을 한다. 재미있는 것은 헬라어로 인간이란 안트로포스(άνθρωπος)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위를 쳐다보는 존재’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것은 인간은 하늘을 향한 존재, 소망을 가진 존재라는 뜻이다. 덴마크 철학자 키에르케고르(S. Kierkegaard)는 소망이 없는 사람을 가리켜“죽음에 이르는 병”이 든 존재라고 말했다. 정신분석학자 빅톨 플랭클(Victor Frankle)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그의 책에서 “사람은 먹는 것으로 사는 것도 아니요 오직 소망으로 산다. 오직 기다림으로 산다” 고 말했다. 사회 심리학자인 에릭 프롬(Erich Fromm)은 인간을 ‘희망을 품고 사는 존재, 미래를 바라보며 사는 존재’라고 했다. 그래서 인간을 ‘Homo Esperans’라고 부른다.

성경은 꿈이 없는 사람, 소망이 없는 사람은 망한다고 말한다. 바울 사도는 소망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로마서15:4). 성경은 교훈을 주기 위해 기록된 것인데 우리로 하여금 인내와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하려고 기록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내와 성경의 위로로 우리에게 소망을 가지게 한다. 거꾸로 말하면 소망을 가진 자는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인내한다는 것이다.

파스칼을 비롯하여 내일의 소망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 소망이 있기에 위로를 받고 이겨냈던 것이다. 좋은 강철을 만들려면 뜨거운 용광로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좋은 포도주가 되기 위해서 포도송이들은 여지없이 짓밟히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좋은 강철이 된다는 소망을 가질 때 용광로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고, 좋은 포도주가 된다는 소망이 확실할 때 좋은 포도송이가 부서지는 것에서도 큰 의미를 찾게 되는 것이다. 소망은 그렇게 모든 고통을 이기게 한다. 그래서 소망은 어두움을 광명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가 소망이 넘치기를 원하신다고 말씀하셨다. 그만큼 인생에 있어서 소망은 절대적인 것이다.

내일에 대한 소망은 인간의 의지요 용기이며, 모든 불행을 치료할 수 있는 명약이다. 소망은 우리 인생을 앞으로 달려가게 하는 에너지이다. 인간의 삶속에서 소망을 빼면 절망의 늪에 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소망은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강하고,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기쁘고 행복한 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사람은 오늘을 견디며 기다릴 수 있다. 아무리 현실이 힘들고 어려워도 내일을 향한 소망이 있으면 기다릴 수 있다. 아니 소망을 가지고 내일을 기다려야 한다.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삼복의 찌는 듯한 더위가운데서도 우리가 하루하루 이길 수 있는 것은 얼마 후면 시원한 가을이 온다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자에게는 문제와 걸림돌 들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소망이 있는 자는 당면한 문제와 걸림에 넘어져 아주 엎드러지지 않고 내일을 기대하며 넉넉히 이겨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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