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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건의 정(井)이야기]감사(監査), 제도보다 운영을 바로 해야
행정학박사, 정치행정평론가, 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 이준건
기사입력  2013/07/19 [11:35]   편집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사실상 한반도 대운하를 염두해 둔 사업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밝힌 골자다. 강 바닥을 지나치게 깊이 흙은 파 냈는데 이는 대운하의 예비공사 수준이라는 것. MB정부 내내 국민을 찬반으로 몰아넣었던 4대강 사업의 속살이 드러났다.

MB정부 때 감사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국민적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세차례 감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대운하 공사라는 지적은 한차례도 없었고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점도 밝혀내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감사원의 태도와 결과는 달라졌다. 감사원은 대통령의 독립기관이지만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재와 능력 조직에 비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국민 혈세가 새고 부정의 독버섯이 움트고 있는데 권력 앞에선 감사는 무기력하다.

권력 상층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이 문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011년 7월 감사위원회 출범했다. 감사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인사를 폭넓게 발탁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새로운 제도였다. 그러나 초대 감사위원장은 내부 공직자 출신이 자리했고 감사위원은 정치인이 낙하산으로 앉았다. 안지사에 대한 도민의 실망이 컸다.

최근 제2기 감사위원회장 선출도 예외는 아니다. 1기위원장은 조직을 다지고 뿌리내리는 시기라고 한다 해도 2기마저 내부 공직자 출신을 발탁한 것은 감사위원회의 본질을 훼손하는 처사다.

제도는 좋으나 운영을 잘 못하면 본질이 왜곡된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17명, 기초자치단체장 227명 등 244명의 지방선량 중 평균 4명중 1명은 각종 부정과 부패 등으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거나 사법 처리됐다. 민선5기 고위공직자는 물론 중하위직까지 사회복지예산을 빼돌리는 등 부정이 심화되고 있다. 지자체 정치인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감사의 칼끝이 권력층을 향하지 못하고 무디다. 우리나라처럼 감사가 많은 나라도 없다. 그런데도 부정부패는 세계 상위 수준이다. 권력의 눈치를 보고 책임자 선출제도의 한계성 때문이다. 개방형 인사제도는 외부 전문가를 발탁, 전문성을 강화하고 공직사회 내부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특히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립성을 강화하는 제도다. 한솥밥을 30년 먹어온 사람이 어떻게 동료 공직자를 사정할 수 있겠는가?

다산 정약용선생은 정조의 총애를 받은 경세가다. 천주교를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정적(政敵)에 의해 18간 강진으로 유배를 떠났다. 어느날 아들(子)정학연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편지글은 당시 판서(처남 홍의호)에게 청탁을 넣어서 해배되도록 부탁한다는 말이었다.

다산 정약용은 답신에서 이렇게 적었다.

첫째, 천하의 기준에 옳은 것을 지키며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등급이요. 두 번째는 옳은 것을 지키며 해를 입는 것이 그다음 등급이며, 셋째, 옳지 않은 것을 추종하며 이익을 얻은 것이며, 넷째는 옳지 않은 것을 추정하며 해를 입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식이 말하는 것은 세번째와 네번째에 해당되는 말이다. 나는 거절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다산은 유배지에서 주역사전, 맹자요의, 흠흠신서, 경세유포 등 400여권의 책을 펴냈다.

목민심서(牧民心書)는 백성만 생각하며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정치행정가의 사표다. 암행어사가 뜨면 산천초목도 떨었다. 포청천(중국)은 정의의 사도였기에 대륙의 힘을 이어가고 있다. 백성의 피고름을 짜고 부정과 부패에 맞서는 감사의 정(定)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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