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충남 농촌 마을 45곳,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심심해서 못 살겠다”… 고령화·인구감소 속 공동체 붕괴 현실화

놀뫼신문 | 기사입력 2026/05/28 [17:53]

충남 농촌 마을 45곳,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심심해서 못 살겠다”… 고령화·인구감소 속 공동체 붕괴 현실화
놀뫼신문 | 입력 : 2026/05/28 [17:53]

 

▲ 충남 무거주화마을주민들의 희망정책     ©

 

 

충남 농촌 마을 곳곳에서 ‘무거주화’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며 지역 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된 마을에서는 경로당조차 문을 닫고, 남겨진 주민들은 정서적 고립과 생활 불편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충남연구원 윤정미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충남 무거주화 마을 실태 및 정책 방안’(충남리포트 제406호)을 통해 충남 농촌 마을의 소멸 실태를 행정리 단위로 분석하고 단계별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거주화 마을은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공동체 기능 약화와 생활 기반시설 노후화, 정책 소외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사실상 소멸 단계에 접어든 마을을 의미한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충남의 인구 50명 이하 과소마을은 299개로, 2014년 156개와 비교해 약 2배 증가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50%를 넘는 고령마을은 같은 기간 240개에서 1754개로 7배 이상 급증했다. 과소와 고령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는 과소고령마을 역시 56개에서 213개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충남 전체 농촌 마을 중 총 45개 행정리를 무거주화 마을로 선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실거주 인구 20명 이하 초과소마을 9개, 인구 30명 이하이면서 고령인구 비율이 절반 이상인 과소고령마을 42개, 최근 10년간 인구가 지속적으로 10% 이상 감소한 마을 15개 등이 포함됐다.

 

무거주화 마을의 현실은 심각했다. 지난해 실태조사 결과 해당 마을의 고령인구 비율은 평균 79.1%로, 주민 10명 중 8명이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미취학 아동이나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마을 비율도 73.5%에 달했다.

 

귀농·귀촌을 통한 외부 인구 유입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5년간 신규 주택 건설이 단 한 건도 없는 마을 비율은 82.4%였고, 경제시설이나 생산조직이 전혀 없는 마을도 77.8%에 달해 지역 경제 기능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의외로 ‘외로움’이었다. 응답자의 22.7%가 “매우 심심하다”고 답해 공동체 붕괴로 인한 정서적 고립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같은 비율로 “병원 이용의 어려움”도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의료시설이 읍·면 소재지에 집중돼 있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공동체 활동 부족(13.4%), 고독사 불안감(12.4%) 등이 주요 문제로 조사됐다.

 

주민들이 희망하는 정책으로는 공동체 활동 지원과 모임 활성화가 18.6%로 가장 높았으며, 귀농·귀촌 등 외지인 유입 확대와 일자리·수익 창출을 통한 소득 있는 마을 조성이 각각 16.7%로 뒤를 이었다.

 

윤정미 선임연구위원은 “무거주화 현상은 단순한 인구감소 문제가 아니라 빈집과 돌봄, 이동권, 생활서비스, 공동체 기능 약화 등이 동시에 얽혀 있는 복합적 위기”라며 “무거주화 마을 진단 및 관리체계 구축과 생활기반 서비스 확충, 공동체 회복, 주민 주도 활성화, 농촌공간 전환 전략 등 단계별 맞춤형 대응 체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