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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홍 물든 고택에서 피어나는 아이들의 상상력

제12회 사계고택 어린이 사생대회, 전통과 예술이 만난 배움의 현장

놀뫼신문 | 기사입력 2026/05/06 [12:11]

영산홍 물든 고택에서 피어나는 아이들의 상상력

제12회 사계고택 어린이 사생대회, 전통과 예술이 만난 배움의 현장
놀뫼신문 | 입력 : 2026/05/06 [12:11]

 

 

 

 

계룡의 봄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 붉게 물든 영산홍 사이로 아이들의 웃음과 색채가 어우러졌다. 계룡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과 사계고택 어린이 사생대회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12회 사계고택 어린이 사생대회430일 사계고택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국가유산청과 충청남도,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지역 대표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한 체험형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서 의미를 더했다.

 

사계고택은 조선시대 대표 유학자인 김장생 선생의 학문과 삶이 깃든 공간으로, 단순한 전통 가옥을 넘어 예학 정신의 상징적 장소다. 이 같은 역사적 공간에서 열린 사생대회는 아이들에게 보는 문화유산이 아닌 느끼고 표현하는 문화유산으로 다가갔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크다. 특히 영산홍이 만개한 계절적 풍경은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자연과 전통,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특별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이날 행사에는 계룡 관내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이 참여했다. 행사 시작은 오전 930분 등록과 함께 화지 배부로 이루어졌으며, 큰 마당에서 진행된 개회식에서는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내빈 소개, 심사 안내 등이 이어졌다. 이응우 계룡시장과 이혜경 논산계룡 교육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아이들을 격려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개회식 이후 본격적인 사생대회가 시작되자 고택 주변은 순식간에 하나의 야외 미술관으로 변모했다. 아이들은 한옥의 처마, 돌담길, 마당의 고즈넉한 풍경, 그리고 만개한 영산홍의 붉은 색채를 각자의 시선으로 해석해 화폭에 담아냈다. 어떤 아이는 전통 가옥의 선과 구조를 섬세하게 표현했고, 또 다른 아이는 봄의 생동감을 강렬한 색감으로 풀어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단순한 그림 그리기를 넘어 관찰과 해석의 과정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이들은 눈앞의 풍경을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느낀 감정과 상상을 더해 작품으로 완성했다. 이는 창의적 사고와 자기표현 능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교육적 경험으로 평가된다.

 

행사 운영 또한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참가 학생들은 지정된 시간 동안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진행한 뒤, 1230분부터 작품 제출 및 수합이 이루어졌다. 모든 일정은 안전 관리와 질서 유지 속에 원활하게 진행됐으며, 학교와 교사, 진행요원들의 협조로 학생들은 안전하게 귀가했다.

 

사생대회에 참가한 한 학생은 고택이 마치 옛날 이야기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꽃과 집을 같이 그리면서 재미있었고, 다음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전통문화까지 함께 배울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준비 과정에서도 지역사회와 교육현장의 협력이 돋보였다. 3월부터 계획 수립과 교장단 회의를 통해 학교별 참여가 안내됐고, 홈페이지와 SNS를 통한 홍보가 병행되며 참여를 유도했다. 특히 학교 단체 신청과 함께 개별 신청도 가능하도록 해 참여 문턱을 낮춘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일부 학생에 대해서는 학교 재량에 따라 출석 인정이 가능하도록 협조가 이루어지며 교육적 참여를 독려했다.

 

심사는 논산계룡교육지원청에서 추천한 전문 심사위원단이 맡아 공정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채색이 완료된 작품을 중심으로 심사가 이루어지며, 학부모나 지도자의 개입이 의심되는 작품은 배제하는 등 공정성을 강화했다. 시상은 저학년부, 중학년부, 고학년부로 나뉘어 금상, 은상, 동상 등이 수여되며, 금상 수상자에게는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상과 계룡시장상이 주어진다. 이 외에도 계룡시의회 의장상, 대회추진위원회상, 지도자상 등이 마련돼 있다.

 

수상 결과는 오는 511일 사계고택 홈페이지(사계고택.com)를 통해 발표되며, 각 학교에도 별도로 통보될 예정이다. 다만 참가 규모와 작품 수준을 고려해 시상 인원과 등급은 심사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다.

 

행사를 주관한 관계자는 사계고택 어린이 사생대회는 지역의 문화유산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해석하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전통과 예술, 교육이 결합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문화의 가치를 널리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계고택 어린이 사생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 규모와 완성도를 높이며 계룡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대회는 단순한 결과 중심의 경연이 아닌, 과정 속에서 배우고 느끼는 살아있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영산홍이 지고 나면 아이들이 남긴 그림은 또 하나의 기록이 된다. 그 기록 속에는 봄날의 풍경과 함께 전통을 바라본 아이들의 시선, 그리고 지역의 미래가 담겨 있다. 사계고택에서 시작된 이 작은 예술 경험은 아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언젠가 더 큰 문화적 자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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