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동네고양이보호협회(이하,‘논동보’)는 논산시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동물보호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네이버카페 ‘논산동네고양이’, 당근마켓 ‘논산고양이집사모임’ 등을 운영하며 사람과 동네고양이의 아름다운 공존, 나아가 사람과 동물이 모두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뜻을 모은 시민들이 함께 발로 뛰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논동보’는 협회원 대부분이 동물과 함께 사는 반려가족이며, 지역생태 환경보호와 지역공동체의 일원인 지역동물과 주민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1) 고양이 급식소 정책화 2) 동물학대 및 유기 방지 3) 생명존중 및 인식개선 교육 4) 민관협력 동물 정책 관련 활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정책을 발굴하고, 입법을 추진하며, 국민의 의사를 대변할 대표자를 선출하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이하여 도시 생태계의 일원이자 사회의 가장 약자인 동물에 대한 후보님들의 생각과 공약에 대해 알아보고자 우리 논산·계룡·금산 지역에 출마하신 모든 국회의원 후보님들께 본 질의서를 전합니다.
1. 동물학대 처벌 강화 및 예방을 위한 정책
유영철, 강호순, 이영학, 조두순 등 국내 강력 범죄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동물학대 전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약한 존재를 겨누는 폭력성의 뿌리는 같기 때문에 동물학대는 강력범죄의 전조현상이라고 논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은 살인, 폭행 등의 범죄를 함께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많습니다.
최근 길고양이 학대사건(동탄,포항 폐양어장,고어방,디시인사이드 등) 및 학대를 목적으로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등의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동물학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2년도에는 우리 지역구인 계룡에서 젊은 남성이 길고양이 혐오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길고양이 밥그릇에 부동액을 뿌려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2021년부터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의 수위가 강화되었지만 동물보호법 위반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사건 건수는 2020년 992건, 2021년 1071건, 2022년 1236건으로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피의자에 대한 처벌 및 손해배상 수준이 학대의 잔혹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 학대 범죄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본법으로서 기능하는 민법이 동물의 법적 지위를 물건으로 규정하는 한, 동물을 생명체로 간주하는 동물보호법이 제힘을 다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동물학대 처벌 강화와 동물의 법적 지위에 대한 후보자님의 입장을 밝혀주시고, 동물학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제안이 있다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2. 길고양이 중성화수술(TNR) 정책 확대 및 수술 후 관리 시스템·시설의 필요성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해 국내에 TNR(Trap-Neuter-Return) 정책이 도입된지 20여년이 되었습니다. TNR 정책의 도입은 고양이가 하수구에서 쥐가 올라오지 못하게 억제하는 천적으로서 인간에게 유익한 동물이라는 근거를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TNR을 시행해 온 해외에서는 이미 TNR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논문과 연구가 다수 존재합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의 ‘The ORCAT Program’ 관련 연구 결과의 경우 TNR을 통해 유의미한 수치의 개체수 감소가 이루어졌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꾸준히 TNR 사업을 시행해 온 서울시가 2년 간격으로 개체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TNR 사업의 효과성을 긍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길고양이 돌봄 지침」 및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국가에서도 길고양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보호해야 함을 공표하였다는 의의를 가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의 한계로 인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수술 후 회복을 위한 제도적·물리적 공간의 부족 등과 같은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
현 TNR 정책 및 수술 후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한 후보자님의 입장을 밝혀주시고, 이에 따른 정책적 제안이 있다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3. 공공급식소 제도화 및 공존을 위한 정책
‘동네고양이’라는 표현이 아직 낯설게 느껴지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지역, 우리 동네 그리고 우리 동네고양이. 그저 길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우리 사회와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는 주민이 모두 떠나거나 건물이 모두 철거되더라도, 사람이 없어도 자신의 영역을 떠나지 않는 존재로서 자연환경과 같이 국가와 지자체에서 공적 자원과 인력으로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대상입니다.
그러나 현재 논·계·금의 경우 TNR 정책을 바탕으로 한 개체수 조절 외에는 동네고양이에 대한 보호·관리 제도가 전무한 것이 현실입니다. 지자체 주관 동물 관련 교육의 경우에도 펫티켓, 반려견 행동교정, 반려묘에 머물러있어 동네고양이와 관련된 문제는 공존과 보호의 영역이 아닌 민원 그 자체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TNR을 통해 중성화 된 동네고양이는 인간의 개입으로 인해 먹이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 안정적인 먹이 급여와 돌봄이 필수적입니다. 보호와 공존이라는 윤리적·사회적 가치를 넘어 TNR에 투입되는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중성화 수술에 이어 공공급식소를 통한 안정적인 먹이 공급, 포획 및 방사의 안정성 확보, 지속적인 개체 관리가 요구됩니다. 공공급식소는 존재 자체로 동네고양이가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호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생명존중 가치를 실현함에 있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예로 서울시 강동구, 관악구, 금천구, 인천시 연수구, 전주시, 수원시, 창원시, 진안군 등 많은 지자체에서 민관협력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공급식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네고양이 공공급식소 설치 제도화에 대한 후보자님의 입장을 밝혀주시고. 동네고양이 보호 및 지역 주민과의 공존을 위한 정책적 제안이 있다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4. 직영 동물보호센터 기능 확대 및 민관협력
보호소를 가장한 신종펫숍의 등장으로 반려동물을 더이상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의 죄책감을 줄여줌으로써 파양 마저도 소비이자 산업이 된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지난해 6월 ‘신고된 유기동물보호소가 아닌 경우 보호소라는 명칭을 상호로 내세우거나 보호시설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자’는 취지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하였습니다. 보호소를 표방한 신종펫숍, 비허가 번식장, 비윤리적 허가 번식장 등이 현존하는 실태 속에서 유기·보호 동물의 안락사율을 낮추고, 보다 책임감 있는 입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자체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직영 동물보호센터의 필요와 의무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2024년 3월 현재 논산시는 직영 동물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동물복지문화센터 조성을 위한 예산이 편성되었고, 계룡시는 2026년까지 동물보호센터 및 반려동물놀이터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금산군의 경우 직영이 아닌 위탁을 통해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직영 동물보호센터의 경우에도 부족한 인력과 자원으로 보호 동물들의 사양관리 및 민원 해결에 주력하다 보니 체계적인 입양 기준의 수립이나 입양 전 교육, 생명존중 교육, 봉사활동을 통한 입양 기회 확대 등은 부재한 상황입니다.
직영 동물보호센터 전환 및 기능 확대의 필요성과 민관협력을 통한 동물정책 연구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시고, 이를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5. 동물·동물권에 대한 후보자의 의견 및 정책
kb금융그룹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의 약 30%가 동물을 반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려인구 1500만 시대인 오늘날 ‘동물권’이라는 용어가 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동물의 민법상 지위는 여전히 ‘물건’ 혹은 ‘재산’인 것이 현실입니다.
길고양이 문제의 경우 동물과 그들을 보호하려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약자의 인권 및 사람의 안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이며, 동물보호가 곧 사람 복지임을 말씀드립니다. 후보자님께서도 본 질의서를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간략하게라도 좋으니 후보자님께서 동물과 동물권에 대해 평소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공약 또는 정책적 제안을 포함하여 의견을 자유롭게 기술해주십시오.
- 김세욱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