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계룡시의회 김범규 의장
‘행동하는 의회’ ‘노력하는 의회’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며, 성숙한 의정활동을 펼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 흉년이 온 나라를 휩쓸자 세종대왕은 "민유방본, 식위민천(民惟邦本 食爲民天)"의 뜻을 온 천하에 알렸다. 그는 백성의 고통을 공감하며 나라의 모든 불행을 자신의 부덕으로 자책하면서 흉년에 대한 대책을 강구했다. 성군의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600년이 지나면서 인간은 화성을 점령하고 복제 세포로 반려견을 만들면서 과학 기술은 발전시켰지만, 작금의 정치는 "국민이 국가의 뿌리"라는 ‘민본의 가치’가 오히려 퇴색하고 있다.
계룡시의회 김범규 의장은 평소 "시민이 계룡시의 뿌리"임을 강조하는 "민유방본(民惟邦本)의 주창자"이다. 그는 "‘민유방본’의 핵심 덕목은 위민(爲民), 곧 ‘시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시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본지는 김 의장이 "어떻게 시민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정치를 펼칠 것인지?" 계룡시의회 의장실을 찾았다. (대담 전영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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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장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계룡으로 이사 온 지도 만 30년이 됐습니다. 여기 계룡에서 반 평생을 보냈죠. 어떻게 보면 고향이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신도안 복지상가에서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했습니다.
제 고향은 경주 감포 바닷가입니다. 거기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중고등학교도 그곳에서 졸업했지요. 학창시절은 여느 학생과 마찬가지로 무난하게 보냈는데 운동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대학은 만학을 했습니다.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면서 "사업에 도움이 될까?"하고, 또한 제가 운동 자체를 워낙 좋아했으니까요. 그래서 2년제 체육학과를 졸업했습니다.
35살에 장가를 갔으니, 결혼도 늦게 했지요. 1990년 강원도 원주가 고향인 아내를 맞이했습니다. 당시는 교통이 좋지 않아서 처갓집에 가려면 1박2일이 걸렸습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고, 슬하에 아들 하나 있습니다. 결혼이 늦었으니 당연히 애도 늦게 봤습니다. 얼마 전 군에서 제대하고 현재 저희와 함께 성원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직장도 잡아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 본인보다 제가 더 생각이 많은 거 같습니다.
■ 계룡시의회 제2대 의원 이후 (2010년 이후), 10여년 간 지역정치와 거리를 두셨다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 출마하게 된 계기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제2대 시의원으로 출마를 했을 때, 그때가 40대 후반이었습니다. 우선, 4년간 의정생활을 하면서 제가 시민일 때 느꼈던 점과 의원으로서 느끼는 점이 차이가 있더라고요. 당시 저는 세상만사 다 깨우쳤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세상 물정을 덜 깨우쳤던 거지요. 하여간 그런 시민과 의원의 ‘사고의 차이’를 극복하는데 무척 힘들었습니다.
또한, 하나 있는 아들 교육 문제에 전적으로 매달리기 위해 정치에서 손을 놓았습니다. 아들이 운동을 했습니다. 축구 선수였지요. 운동을 하다 보니까 대회도 따라다니게 되고 손이 많이 가더라고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축구를 했습니다. 프로에는 못 갔습니다마는 그렇게 10년이 흘러갔습니다.
제가 올해 나이 65세가 되면서 개인적으로 늙어가는 게 무척 서글프더라고요. 그래서 인생에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새로운 목표와 도전이 바로 시민에게 봉사하는 ‘시의원의 길’을 택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출마를 했는데, 시민들이 저에게 기회를 주신 거죠. 4년 간 시민을 위한 봉사, 열심히 제대로 한 번 해보겠습니다.
■ "행동하는 의회, 노력하는 의회로서 다른 어느 의회보다 '정의롭고 활기찬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방향과 각오를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제가 2대 의원을 하고, 3, 4, 5대 의회를 쭉 지켜봐 오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물론 선배님들께서도 열심히 하셨지만, 저는 무엇보다 서로 화합하고 이해하는 "협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계룡시의회는 최소의 원 구성입니다. 여느 지자체와 달리 의원 7명으로 구성되어 한 동네 식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서로가 다 잘 아시는 분들이지요. 그래서 제가 처음 원 구성이 되고 나서, 우리 의원님들께 "당색을 빼고 우리 계룡시민들만 바라보고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죠.
또한가지 저부터라도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서로 소통하는 것입니다. 저는 민원인이 오셔도 의장실에서 민원인과 함께 티타임을 가지며, 형식적인 접견이 아닌 ‘소통’을 합니다. 서로 간의 소통이 원활하면 아무리 어려운 현안도 절반은 이미 해결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실로 호응하느냐, 호응하지 않느냐"라는 '소통의 문제'가 바로 "정치의 핵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6대 의회가 초선의원이 5명이 되다 보니까, 우려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말만 재선이지 초선이나 다름없지요. 2대 때는 스마트폰, AI 인공지능, 전기차 등이 없던 시절입니다.
그런데 그런 염려는 붙들어 매도 괜찮습니다. 저희 6대 의회는 초선의원들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문경으로 2박3일 연찬회를 다녀왔는데, 시간을 아끼기 위해 가까운 문경으로 다녀왔습니다. 다른 지역 의회는 제주도, 강원도 등 길거리에 시간 버리면서 연찬회를 마친 의회가 다반사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고 특히 초선의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선배 의원님을 초빙해 강의를 듣고 지혜를 배우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선배 의원님도 흔쾌히 승낙하셨습니다.
(그분이 누구신데요?) 바로 2대 의장을 하셨던 김학영 전 의장님이십니다.
■ 현재 계룡시의 최대 현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3~4가지 정도만 말씀해 주세요.
무엇보다도 세계 평화와 화합의 한마당인 ‘2022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의 성공 개최입니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72주년이 되는 해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전 세계에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큰 의의가 있겠죠. 또한 저희 계룡시는 육‧해‧공군의 3군 본부가 자리한 대한민국 국방의 중추지역으로 이번 엑스포 성공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격을 더욱 높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인근 대전과 논산도 마찬가지겠지만 국방 관련기관 유치를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계룡시는 ‘국방부’를 유치하기 위해 집행부와 의회가 한 몸이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지요. 곧 ‘국방부유치위원회(가칭)’도 설립이 되어 국방부 유치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또한가지는 이케아 문제입니다. 이케아가 철수하는 바람에 시민들의 실망이 매우 컸습니다. 그런데 이는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관(官)에서 나서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지금 집행부나 의회에서 거기에 대한 대안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지만, 충분한 검토를 거쳐 조만간 분명한 대안이 나올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엄사면 엄사리가 구시가지가 돼 버렸습니다. 주민들의 편의시설이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주차문제가 가장 불편한 현안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에 대한 파격적인 제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시민들의 건강한 제보나 의견 부탁드립니다. 저희 의원실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엄사면 분면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집행부와 의회가 손잡고 조금만 행정적인 면에서 힘을 합치면 엄사면 분면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의장님은 지난 8월 3일, ‘2022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홍보를 위해 계룡시의원 및 사무과 직원들과 함께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장을 방문해 군문화엑스포를 적극 홍보하셨습니다. 채 2달도 남지 않은 ‘2022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성공 개최를 위해 계룡시의회에서 어떤 사항들을 준비하고 있는지?
2022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홍보'가 필요합니다. '홍보'가 잘 되어야 많은 관람객이 찾겠고, 2022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도 흥행에 성공하지 않겠습니까?
우선, 입장권 문제 때문에 집행부에서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입장권을 팔기 위해서 그러는데, 우리 의회가 적극 협조해서 행정절차에 대한 예산은 신속하게 처리해 주려고 합니다.
2003년 첫발을 내디딘 계룡시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이번 2022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은 것은 무엇보다도 계룡시민들이 함께 단결하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오는 9월 중에는 '범도민지원협의회'가 구성될 계획으로 엑스포 홍보, 관람객 유치, 각종 봉사 참여 등 엑스포 개최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우리 계룡시민들과 함께하는 엑스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엑스포 관람권에는 일반 관람료의 최대 25%가 지역상품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행사장 및 계룡시 내 1,100여 개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엑스포 기간 중에는 금산, 논산, 부여 등의 인근 지자체도 다양한 지역 축제가 맞물려 있어, 관람객의 연계 관광에 따라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인근 지역 의회와도 긴밀하게 소통해 주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는 엑스포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한시도 방심하지 않고 엑스포가 끝나는 시점까지 지속적인 관심으로 방역과 의료 대응에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집행부를 독려하겠습니다
■ 의장님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론도 중요하겠지만, 계룡시의회 의장으로서 의원들의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3:3 동수의 이견으로 팽팽한 대립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생각이신지?
정치의 관건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인, 의, 예, 지, 신 그 가운데서도 ‘신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주는 핵심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희 의원님들을 신뢰합니다. 저희는 충분한 대화와 소통으로 서로 양보하면서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수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표 대결은 안 할 것을 확신합니다. 저 또한 충분하게 조율할 자신이 있습니다.
저희 6대 의원님들은 서로 신뢰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신뢰를 바탕으로 시민들을 섬기고, 이에 시민들은 저희 의원들을 신임하는 것입니다.
지난 5대 의회를 보면, 표 대결을 많이 한 건 사실입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느낀 것이 "소수 의견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비록 반대 의견일지라도 서로 존중해 줘야지, 의원 간에 서로 존중해 주지 않으면 누가 존중해 주겠습니까?
■ 의장님은 2대 때 '신도안, 금암' 지역구에서 출마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엄사' 지역구에서 출마하셨는데, 지역구가 변동된 이유는? 그리고 다음번 선거에도 출마를 고려하고 계신지?
제가 신도안 복지상가에서 스포츠용품점을 할 때가 40대였습니다. 그때 저희 매장의 손님들도 대부분 군인으로 40대였지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군인들과 친하게 됐습니다. 당시 복지상가 센터장은 고인이 되신 전 이기원 시장이었고 제가 초대 상가번영회장을 했습니다. 그 후 상가번영회장을 김대영 전 도의원에게 물려주었지요. 그렇게 2대 시의원에 출마했을 때, 같은 또래의 군인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나이를 먹다 보니 저하고 같은 또래들이 많이 사는 엄사리가 저의 주 활동무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20년 나이 차 나는 군인들하고 이제는 대화하기에도 세대 차이를 느끼겠더라고요. 격세지감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엄사리에서 출마하게 된 것입니다. 누구를 피해서 엄사리에 출마한 것은 아닙니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난 5대 의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영향으로 적극적인 시민 의견수렴에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코로나의 종료 시점이 보이는 만큼 시민과의 소통 창구도 넓히고, 여러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본격적인 자치분권 시대를 맞아 시대적 요구가 바뀌면 그것에 맞게 변화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입니다. 새로운 변화와 쇄신의 적기를 놓치지 않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며,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이루어 시민과 함께하는 ‘행동하는 의회’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시민의 대표자로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충실하면서도 소모적 갈등이 아닌 협력적 관계를 통한 성숙한 의정활동으로 ‘노력하는 의회’를 만들어 시민들이 보내주신 신뢰와 믿음에 보답하겠습니다.
저는 시민의 행복이 계룡시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서경'에서 이야기하는 "민유방본(民惟邦本)"이죠. "백성은 오직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인 백성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의회와 집행부는 서로 맡은 역할은 다르겠지만, 동반자로서 시민 행복과 계룡시 발전을 위해 힘차게 노를 저어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현재 우리는 지방분권이라는 중요한 갈림길에서 지방소멸, 지역 불균형 등의 위기를 극복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시점입니다. 또한,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여건 속에서도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4차 산업 혁명에 도전하는 기로에 서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가정과 직장에서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이에 저희 계룡시의회 의원들은 조금이라도 시민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생산적인 협치를 이루어 시민행복을 위해 오롯이 노력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