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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화가와 친구들] 12. 논산이 낳은 청년 사업가 이규상
이호억 건양대겸임교수, 중앙대강사
기사입력  2021/08/24 [16:54]   놀뫼신문

화가와 친구들 12번째 이야기는 화가를 독려하는 다른 분야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논산이 낳은 청년사업가 이규상(1983~)

 

▲ 이규상, 안보영 대표     ©

 

▲ (이호억作_비와 일몰_34x125cm_화첩에 먹_2017_소장자 이규상대표)     ©

 

 

▲ 이규상 대표     ©

 

▲ 특강중인 이규상 대표     ©

 

▲ 작업실에 방문한 이규상 대표 가족     ©

 

▲ 이호억作_여름선인_부채에 먹과 채색_2021년(과정)_소장자_이규상 대표     ©

 

▲ 이규상, 안보영 대표     ©

 

화가에게 화가친구만 있을쏘냐. 어려서부터 함께 성장한 수많은 인연 중 어느 하나 각별하지 않은 인연이 없다. 그 중에서도 이것은 운명이라 생각 할 수밖에 없는 형이 있다. 바로 규상이 형이다. 대건고등학교를 졸업한 형은, 고등학교를 제외한 연무중앙초등학교부터 연무대중학교와 중앙대학교까지 함께 다닌 기이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형은 나와 군 입대 동기이자 훈련소 내무실의 맞은편 침상에서 마주보는 자리에서 점호를 받았던, 엄청난 우연과 인연이 중첩된 사나이다.

하지만 인연은 노력하지 않으면 서서히 희석되기 마련이다. 그 노력이란 별게 없다. 이따금 살아가는 안부를 묻고 얼굴을 보는 일이 그것이다. 형과 함께 경찰학교에서 음료수내기 족구를 했던 일부터 자취방에서 통닭 뜯는 일, 그리고 동아리 선후배로서 여러 경험을 배운 일. 나에게는 화가 선배들 못지않게 큰 영향을 준 선배다. 

나는, 논산에서 다른 지역으로 유학을 가서 공부한다는 것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우리 지역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모님의 노고를 덜어드리고자 장학금을 받으려 노력한다. 형도 법학도서관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예술대학에서 밤샘 작업을 밥 먹듯 했던 것처럼,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으리라. 형은 경영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세무사가 됐다. 처음에는 직원으로 시작했지만, 세무사로 성장하기 위해 자신의 사업장을 개업하고 확장하는 형을 보며 참 신기하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예술작업이 내면으로 파고들어 세계를 바라보는 일이라면, 형이 하는 사업은 다른 사업가들과 함께 잘 되어야만 성장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은 공부의 영역이 아니다. 어느 별밤. 업무에 지쳤음에도 찾아온 나를 반기며 술잔을 기울이고 피로에 쓰러지던, 서른 초반의 청년사업가가 감당하고 해내야 했을 일의 무게를 나는 알 길이 없다. 괜찮은 척 씩씩하게 웃어보이던 젊은 형의 ‘세무법인 청년들’은 연대와 연대를 거듭하여 남한반도 전역에 거점을 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능한 세무법인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약육강식과 경쟁으로 점철된 시장의 논리를, 연대와 확장으로 승화한 아름다운 사건이다.

올 여름, 안정적 궤도에 오른 형은 피터팬처럼 작품에만 매진하던 나에게 손짓했다. 화가로서 살아남는 일은 가수로서 성공하는 일 못지않게 어려운 일이다. 큰 공모에서 상을 받았다고 해서, 대학 강단에 선다고 해서, 화가의 길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유지되어야 화가는 사유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고호에게는 화상이던 동생 테오가 있었고, 미켈란젤로에게는 메디치 가문이 그 역할을 했다. 나보다 먼저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형은 그 특유의 “함께 잘 살아서 좋음”을 실현하기 위해 분투중인 후배를 응원해온 것이다. 

나는 사업에 문외한이다. 형 역시 예술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꿈꾸고 향하는 곳은 결국, 함께해서 행복한 세상이고 함께 잘 사는 일이다. 나는 형과의 인연으로 접점이 없을 것이라 여겼던 분야의 사람들과 연결됨으로써, 인생의 다양한 가치를 꽃피웠다. 논산 출신의 청년사업가 이규상이 연결한 새로운 세계가 나에게 뜨거운 충격을 준다. 문득, 형에게 영감을 준 일과 사람이 궁금하다.

 

2021.08.19. 작업실에서

 

 

▲ 이호억 건양대겸임교수,중앙대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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