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초대석| 가야곡면 강청리 윤춘자 여사
“황명선 시장님, 한글대학 빨리 열어주세요!”
▲ 노령에도 산을 즐겨 타는 윤춘자 어르신(우)과 한글대학 김선희 선생님(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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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이리에서 태어난 윤춘자 여사(86세)는 꽃다운 19살 나이에 사촌언니의 중매로 ‘독점마을(현 강청리)’로 시집을 왔다. 3살 연상인 신랑 김병수 옹은 광산 김씨로서 파평 윤씨와의 흔치 않은 인연이었다.
4년 전 돌아가신 김병수 어르신은 온화하고 다정다감하신 분으로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마을 노인회장을 오랜 기간 역임하였다. 현재 살고 있는 집도 돌아가신 바깥양반이 10년 전에 새로 지어 주신 집이다.
평생 농사를 지으면서도 2남 4녀의 자식들에게만큼은 사회에서 각자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공부를 독려하였다. 그래서 큰 아들은 농협중앙회에서 지점장 등을 역임하였고 지금은 은퇴하였다.
자식들과 매년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다. 그런데 그때마다 사위와 며느리는 데려가지 않고 본인과 자식 6명만 동행한다. “며느리와 사위가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외려 그들이 더 좋아하는 거 같다”고 대답한다. “같이 가서 좋고, 안가서 좋고, 가족 모두가 좋아한다”는 이상한 가족여행이다.
윤춘자 여사는 지난해 쓴 ‘산에 가는 재미’라는 시로 ‘2020년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가야곡면 주민들이 운영하는 ‘가야산악회’에서 20년 동안 한달에 두번씩 산에 다녔는데, 현재 코로나로 인해 휴업 상태다. 윤 여사는 국내산은 거의 다 다녀 보았는데, “ ‘설악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며, 황명선 논산시장에게 "하루빨리 코로나 바이러스를 박멸해 한글대학 수업이 재개되어 친구들을 만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가야곡면 강청리를 담당하는 김선희 한글대학 선생님은 “이제부터는 한글대학의 수업 방식을 어르신들의 읽고 쓰고 하는 문해적 관점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면서, “‘동고동락 한글대학’이란 울타리를 통해 영화, 연극, 전시회, 독서회, 백일장, 미술대회 등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교육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래 시는 원문 그대로임. 맞춤법이나 독해 어려운 부분 한군데는 부연 설명함.)
산에 가는 재미
- 윤춘자
22번째 오르는 산
높고 높은 한라산
마음 든든 큰 아들 같고
둥글 둥글 유달산
성격 좋은 둘째 같고
시원 시원 지리산
목소리 시원한 셋째
알록 달록 예쁜 네장산
얼굴 예쁜 넛째 같고
웅장하게 멋있는 설악산
인기 많은 다섯째 같고
매번 가도 새로운 태봉산
상갈 받는 여섯째 같다
허리 다리 아파도
키우는 재미가 있는 자식들처럼
내이도 골검겁산에 또 간다
(=내일도 즐겁게 산에 또 간다)
코로나 없는 세상 질거운 세생아
빨리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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