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말이면 황명선 시장의 12년 시장 임기가 끝난다. 황 시장은 3선의 시장 임기를 다하면서 논산시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2020년 9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에 선임되면서 논산시를 대한민국 자치분권의 심장으로 발돋움시켰다.
황명선 시장에게 “시장 임기가 끝난 다음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진부하다. 그보다는 “언제, 어떻게 정치를 계속 이어갈 것인가?”라는 전환적 질문이 시의 적절하고, 그 대답 또한 더 풍요롭게 느껴질 것이다. 정치는 ‘답’의 영역이 아니라 ‘질문’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이 시대에 유능한 정치인 일수록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필자는 황명선 시장에게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도전’에 대한 의견을 묻고자 한다. 바야흐로 ‘황명선호’가 공정성과 민주주의의 진보적 담론으로 펜데믹 상황에서 펼쳐야 할 출구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난세’ 시금석이 영웅·옥석 가려줘
2021년 가을쯤이면 백신 보급이 점차 완료되면서 전세계 인류는 2년 동안 갇혀 있던 팬데믹의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1차세계대전 직후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은 대공황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뉴딜 정책을 제시하였다. 구제(Relief), 회복(Recovery), 개혁(Reform)의 ‘3R 비전정책’이 그것이다. 이 3R은 10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고 있는 전 세계인에게 주효한 정책 중 하나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이 궁금하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팬데믹이후 경제적 회복과 개혁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라는 정책이 가장 큰 이슈가 되면서 선거 승패를 가를 주요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공정(公正)이 각자 도생해야 하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정치적 담론으로 대두할 것이다.
황명선 시장이 평소 주장하는 ‘공정의 가치’는 간단명료하다. “실체 없는 공정은, 공정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즉, 출발선의 위치만 같으면 공정하다는 생각은 큰 착오”라고 지적하면서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면, 출발선이 같다고 해도 기회가 ‘공정’하다는 말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갈파해 왔다.
그러면서 황시장은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시민들이 ‘공정’을 열망하니까 정치인들이 <공정한 나라 만들겠다> 약속만 해놓고, 정작 국민들이 처해 있는 불평등 상황에는 관심조차 없다. 승자와 패자 각각에게 어떠한 지원과 배려가 있어야 하는지조차도 무관심하다.” 이 일갈에 대한 대안으로 “정책 결정자는 ‘공정’이 무엇인지 원칙에 대한 정의와 철학적 기반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마무리한다. 이처럼 황시장의 ‘공정담론’은 형식이 아닌 ‘권리의 공정’으로 일관되어 있다.
가짜진보, 누가 걸러낼 것인가
민주당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2020년 총선에서도 역사적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대한민국 정치의 최대 주주가 되었다. 네 번의 승리로 민주당 정치적 영토는 최대치로 확장되었으나, 이는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확장된 민주당 영토 곳곳에서 진보를 참칭하는 ‘가짜진보’의 민낯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권력에 취해 오만해진 가짜진보들이, 분열의 길로 들어서면서 몰락한 보수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는 중이다.
2018년 여름, 3선에 성공한 황명선 시장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회견장을 압도했던 그의 “민주주의 진보적 담론”을 소환한다. “사회가 다양하게 분화하고 발전하면서 계급, 지역간 갈등 외에도, 젠더 세대 문화 환경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대의’ 기능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는 진단부터 내놓았다. “민주주의를 다수에 의한 통치로만 인식하게 되면, 곧 소수를 억압하는 정치 행태로 진화하여 전체주의와 다를 게 없어진다”는 함정을 갈파한다. 그래서 황시장은 “약자와 소수의견을 보호하고 평등한 가치관을 주장하는 ‘자유주의’가 ‘민주주의+자유주의’라는 방식으로 한 울타리 안에 존재할 때,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강변했다.
정치적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생각대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거나, 현실에 맞춰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적응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정치적 지배력을 잃지 않으려면 선거를 잘해서 이기거나, 국정 운영을 잘하는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유권자가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좋아해서, 필요해서, 상대가 싫어서 등 세 가지다. 황명선 시장은 좋아해서, 필요해서, 상대가 싫어서의 세 가지를 모두 갖고 있다. 그는 이 시대에 몇 안 되는 정치적 자산 중 하나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여년, 그는 논산아들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왔다. 온갖 풍상을 맞으며 내공을 다져온 그가, 이제 황해로 나가도 거리낌 없는 논산, 나아가 충청권의 대어(潛龍)로 유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