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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수의 스케치] 명재 윤증 고택 - 조선후기 향촌 사대부 가옥의 간결미
기사입력  2020/06/18 [17:45]   놀뫼신문

명재 윤증 고택

조선후기 향촌 사대부 가옥의 간결미

 

 

 

우리나라처럼 굴곡진 역사를 가진 나라가 얼마나 될까? 조선왕조만 보더라도 임란부터 정묘 병자호란, 갑오농민전쟁을 거치면서 기득권층이던 사대부들은 명문만 좇았기에 나라의 패망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게다가 식민지로부터 해방되자 남북전쟁을 치르면서 또 한 번 사대부 후손들의 부침이 요동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수탈만 일삼던 대다수 악덕 향촌 사대부 가문은 민초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었고, 그들 가옥 역시 민중들에 의해 불타버리는 수난을 당해야 했다. 

그러니 오늘날까지 극소수 남아 있는 사대부 가옥들은, 아니 이들 양반들은 향촌 사회에서 덕망을 잃지 않고, 인근 민초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향촌을 위한 일이라면 솔선하는 삶을 살았기에 화를 당하지 않고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고 하겠다. 

논산의 명재 윤증 고택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윤증 선생뿐 아니라 증조부와 조부, 부친, 자손들 모두 이곳에서 민초들을 돌보며 향촌을 지켰다. 윤증 선생은 조정의 그릇된 정책에 대해 날선 비판과 함께 자신을 가르쳤던 스승까지도 시비를 가르며 바른 주장을 설파했던 곧은 선비였다. 게다가 효종의 대사헌, 이조판서, 좌의정 등 세 번에 걸친 제수에도 자신의 스승이자 당시 영의정이었던 “송시열의 세도 정치가 단절되지 않는다면 왕명에 따를 수 없다”고 거절했던 선비였다. 이처럼 그는 당시 노론과 세도가들의 불합리한 정치를 꿰뚫어보고 할 말은 다했던 선비로서 지조와 절개를 지켰던 분이었다. 조선왕조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스승은 군왕과 동일시했던 시대였다. 그의 스승에 대한 비판은 곧 군왕을 비판하는 일과 같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했던 오롯한 선비였다는 사실이다.

  

감시와 사찰 대상였던 명재고택

 

그러다보니 윤증고택은 자연스럽게 조정으로부터 극심한 사찰 대상이 되었다. 윤증의 일거수일투족은 고택 옆의 향교와 궐리사(공자를 모신 사당), 지방 관청의 관리들로부터 최고 권력자 송시열을 비판한 죄로 늘 유배지와 같은 처지에서의 감시받는 생활이었다. 그럼에도 이에 개의치 않고 후학들을 가르치며 일생을 사신 분이 윤증 선생이었으니,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참다운 선비이며 큰 스승이라 하겠다. 

논산시 노성면에 있는 윤증 고택은 노성산을 뒤로하여 남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윤증 선생 때 지었다고 하지만 후대에 고쳐지어 현재의 건물은 19세기 중엽의 모습이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향촌 사대부가의 위엄을 갖추고 있으며 짜임새가 견실하여 조선 후기 향촌사대부 주택의 멋을 잘 보여주는 집이다. 네 벌로 반듯하게 쌓은 축대 위에 근엄하게 앉은 사랑채는 한껏 위엄을 보이면서도 간결한 맛을 보여주고 있어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었다. 하나 중요한 것은, 대다수 전통가옥들이 방치되어 빈집만 남아 박제가 되었지만, 이 고택만은 후손들이 살면서 관리하고 있기에 옛 선현의 향기와 체온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임의수     ©

 

 


매월 연재를 시작하며

 

임의수 작가는 30여 년 간 전북과 충남의 중·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하였다. 그 중 논산에서의 교직 생활이 가장 길었다고 한다. 지금은 퇴직 후 우리문화 및 문화재 강연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의 여러 활동 중에서 충남과 논산이 들어가 있는 전시회는 다음과 같다.

  • 충남민족미술 17년展 (2011. 12 계룡문화예술의전당)
  • 충남 민족미술협회 20주년 기념전- 미술 문학관을 거닐다 (2014. 12 신동엽문학관)
  • 제15회 충남민족미술인 협회 정기전 (2015. 11 신동엽문학관)
  • 충청지역 문화재 펜화 작품 연재 (교육희망-충남교육소식 2015.4~2016.9) 
  • 답사지에서 만난 풍경 초대전 (2016.2.15.~2.19 충청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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