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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식품 품질인증업체 탐방] 재래장으로 생명농원 꿈꾸는 서승광 대표
가야곡 서풍골
기사입력  2020/03/11 [14:25]   놀뫼신문

[전통식품 품질인증업체 탐방] 가야곡 서풍골

재래장으로 생명농원 꿈꾸는 서승광 대표  

 

 

 

서풍골은 2019년 12월 23일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전통식품 품질인증(간장과 된장 부분)’을 받았다. 우리나라 전통장의 우수성과 전통식문화의 보급을 위해 논산시는 2017년부터 친환경 로컬푸드 급식데이사업을 통해  ‘전통장 교실’을 지원해 왔다. 강경산양초, 강경중앙초, 연산중 등은 가야곡에 위치한 서풍골 농원에 학교별 장독을 만들어 「장튼튼 전통장 교실」을 열었다. 지역민들과 지역콩으로 우수한 ‘전통장 담그기’도 하는 서풍골 서승광 대표를 만났다.


 

 

 

가야곡 면사무소 사거리를 지나면 갑자기 고개가 나온다. 그 고갯길은 시골로 들어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통로 같다. 그 고개 초입에 오른쪽에 작게 난 길을 따라서 대나무 숲을 지나면 큰 항아리들 양쪽으로 한쪽은 별채와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집이, 다른 한쪽은 하얀색 건물이 나온다.  하얀색 건물로 다가가자,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을 열자 머리에는 하얀 두건, 몸에는 푸른색 앞치마를 한 멋진 미소를 띤 분이 반겨주신다. 

 

귀향 이야기부터 들려주세요~

제가 사는 이곳 이름이 서풍골이에요.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골짜기라는 이름이지요. 여기 지역이 좋아서 상표도 여기 지명을 따서 '서풍골'이라고 지었어요. 이곳으로 귀농 귀향이라 하기에는 좀 그런데, 2003년이니까 벌써 16년이 지났네요. 제 고향이 논산입니다. 저 아래 하얀색 집이 할아버지 때부터 사셨고, 제가 태어나고 자랐던 곳이지요. 어느 날, 도시의 삶에 지친 제게 아내가 말하더군요. “이렇게 도시에서 사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시골에 가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고요.  이 때, 마침 지금 이 집에 거주하시던 누님이 다른 곳으로 가시고 비어 있었어요. 여러 가지가 맞은 거죠. 

 

전통장 담그는 일을 택한 계기가 있었는지요?

1999년인가 2000년이었어요. 우연히 강원도 정선에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항아리 수천 개를 놓고 전통식 재래장 담그는 분을 만났어요. 그 당시 제가 그 분을 뵙고 굉장히 놀랐던 것이 된장, 간장 등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사실, 30여 년 전만 해도 된장, 간장을 돈을 주고 사먹는다는 것이 신기했거든요. 어린 시절, 시골에서는 적어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분은 전통식 재래장으로 돈을 벌고 계시더라고요. 더 놀랐던 것은 장을 담그는 방법을 물어보자, 정말 자세하게 가르쳐 주신 일이었어요. 그 때가 귀농 전인데 나중을 위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배워둔 것이지요. 이게 평생의 업이 될 줄은 몰랐네요^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제가 사는 이곳도 시골이니까, 콩 농사를 지어 장을 담가 지인들을 중심으로 팔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논산 내려왔을 때가 6월이었어요. 바로 농사는 어려웠고, 주변 지인분들께 콩 두 말 정도(약 16kg 정도) 사서 메주를 띄우고 장을 만들기 시작했지요. 지금 보면, 아주 소량이지요. 여기 말고, 저 아래 한옥에서 솥 두 개 걸어놓고 시작했지요. 그 이후 콩 몇 백 킬로그램, 지금은 몇 톤 정도를 사서 장을 만들고 있어요. 

 

 

 

 

 

재래장이 아니라고 해도 농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다른 2차 생산물도 있었을 텐데요?

처음에 저는 농산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어렵다는 것을 바로 알았고요. 2차 생산물 중에 음료나 다른 것들은 엄청난 생산 공정이 필요한 것이지만, 장 담그는 것은 내 몸만 건강하면 되겠더라고요. 몸을 이용해서 손으로 기술을 익히고, 시간이 지나면 터득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매력이 있었어요. 일반 식품은 많은 투자 설비를 하고 공장 가동을 통해서 돈을 벌게 돼요. 이것은 더 큰 자본을 가진 회사가 들어오면 금방 망할 수 있잖아요. 근데, 장은 그럴 수가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생산자 백 명이면 백 명의 맛이 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 백 명의 생산자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다르고요. 그런 틈새에서 소규모로 유지가 가능하고 소비자와 만날 수 있어서 ‘장’이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야기 듣다보니, 장 담그는 일이 마치 예술가의 예술 행위처럼 느껴지네요^

그래요?^ 저는 어떤 특정한 지역이나 사람이 만든 ‘장’이 아니라 ‘장 담그기’라는 행위가 지정된 것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해요. (장 담그기는 2018년 12월 27일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됨)  ‘장’의 독특함은 다른 것이 없어요. 예를 들어 서풍골 생명농원 ‘장’은 숲 속 한 가운데 있는 이 환경, 이것 자체가 독특함이에요. ‘장’을 담그는 곳의 주변 요건, 이것이 노하우인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이 독특함이에요. ​‘장’은 그 집이고, 그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역적이지요. 마치, 사람 손가락 끝의 ‘지문’과도 같다고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서 장소 선택이야말로 ‘장 담그기’ 첫 단추라고 할 수 있겠죠.

 

요즘 사람들 입맛은 공장에서 나온 ‘장’류에 길들여져 전통 재래장에서 멀어져가지 않나 싶은데요?

얼마 전이었어요. 아버지가 기성품 ‘장’을 하시는 곳에서 일하시는 분인 아들 친구가 저희 집에 와서 밥을 먹었어요. 우리집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에 고추와 된장으로 점심상을 차려줬더니, 아들 친구 깜짝 놀라더라고요. 이렇게 맛있는 된장은 처음 먹어봤다고 말이에요. 자기 아버지가 회사에서 만든 장을 얼마나 많이 먹었겠어요. 그런데, 재래장의 차이를 알더라고요. 아마도 우리 안에 오랫동안 먹어왔던 장맛을 기억하는 DNA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무튼, 제게는 매우 고무적이었고, 소망을 가지게 되었어요. 

 

정부나 지자체, 소비자들과 나누고 싶은 말씀도 많을 거 같아요~

정부에서 실시하는 위생검사에 대한 건이 고민입니다. 우리와 같이 전통장류를 생산하는 업체와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는 업체는 위생 개념이 전혀 달라요. 그런데 현재는 똑같은 관리기준입니다. 대기업에 대한 위생 기준은 해썹(HACCP: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기준인데, 그건 쉽게 말해서, ‘멸균’이예요. ‘균’을 없애라는 게 멸균인데, 재래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유익한 ‘균’이 잘 배양되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우리가 그 기준에 맞추려고 ‘멸균’제를 잘못 뿌리면, 큰 일 나죠. 강력한 해썹 기준이 아니라, 재래장에 맞는 기준을 정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똑, 똑, 똑” 인터뷰 마칠 무렵, 오랜 만에 아버지 일을 도우러 내려온 큰아들이 서울 가기 위해 인사를 하러 왔다. 시골에서 자랐을 것 같지 않은 외모와 복장이었다. 어차피 나가는 길이라 동승하기로 하였다.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주면서 “역까지 데려다 주지 못해 미안하다”하니 “버스가 자주 와서 괜찮다”는 대답이다. 얼마나 자주인지 물으니, 20분에 한 대란다. “시골에서 이십 분마다 오면 자주 오는 거예요. 4~5시간 만에 한번 오는 데도 있어요.” 시골과 잘 어울리지 않지만 시골에서 어린 시간을 보냈던 그 청년..... 시골, 마을, 바른 먹거리를 추구하지만 도시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나는 달랐다. 마치, 오래 묵힌 재래‘장’과 세련된 기성품‘장’의 차이처럼~~ 다음 두 글은 서풍골 서승광 대표가 알려주는 전통장 비법과 일반 마트에서 좋은 장을 살 수 있는 조언이다.

 

글·사진 김영범(YB영어교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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