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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화가와 친구들] 8.작가 홍원석
이호억 중앙대학교 강사
기사입력  2020/02/04 [17:12]   놀뫼신문

▲ 길_A way_62 x 259cm_Oil on canvas_2008     © 놀뫼신문

 

▲ 낯선여행2_97x162cm_Oil on canvas_2008     © 놀뫼신문

 

나의 어린 시절 조부께서는 훈련소 가까운 곳에서 오토바이와 농기계를 수리하는 센터를 운영하셨다. 그 탓에 총포 소리와 함께 쇳덩이와 쇳덩이가 충돌하는 소리,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 기름 절여진 흙 내음과 힘 좋은 삼촌들의 모습이 추억과 향수로 남아 있다. 소음에 있어서는 유별난 내가 쇳덩이소리와 기름내음에는 편안함을 느끼니 이상할 일이다. 아마도 나에게 있어서 낡은 기계가 고쳐지는 소리는 소음이 아닌 음악으로 들렸던 것이리라. 

생물이 아닌 것에 의미와 생명을 부여하는 일은 사람만의 특권이다. 사람의 곁에서 사람과 지내며 사람을 위해 쓰이는 이것을 우리는 단순한 물건으로 치부할 수 없었다. 하여, 탈것을 사면 고사를 지냈고 타던 것이 너무 낡아 보내야할 때면 친구를 잃은 듯 상실감이 밀려온다.

이러한 나와 유사한 정서를 지녔던 동시대 화가를 소개한다. 작가 홍원석은 평면작업과 설치작업을 병행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서양화가다. 근현대작가들의 등용문이 되어 주었던 중앙미술대전에서의 입상으로(2007) 화단에 데뷔한 젊은 신예의 작업은 ‘자기고백’으로 무장했다. 

홍원석 작가의 작품인 ‘밤길’ 시리즈는 택시드라이버였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작가 자신이 군복무 시절 운전병으로 활동하던 내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도달한 작가적 앎과 삶에 대한 이야기다. 칠흑처럼 검은 밤을 가로지르는 한줄기 택시의 불빛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우리의 앞길을 호기심과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비춰낸다. 

가장(家長)이라는 이름을 지켜내기 위해 무수히 많은 땅을 향해 달렸을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버지! 그리고 운전대를 잡을 만큼 성장하여 삶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달리는 젊은 화가 홍원석은 삶의 경계를 달리는 구급차운전병이었다. 홍원석에게 있어서 차는 자아와 생명을 가진 분신과도 같은 것이다. 길 위에서 어렵지 않게, 혹은 이따금 마주하는 구급차와 택시는 그에게 있어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언어적 도구를 넘어 그 자체로 삶의 단편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 야간구급차_50x160cm_Oil on canvas_2006     © 놀뫼신문

 

▲ 슈퍼택시_50x320cm_Oil on canvas_2006     © 놀뫼신문

 

▲ 좌빛 우빛_97x193cm Oil on canvas 2008     © 놀뫼신문

 

▲ 휴식2_Recess2_45x53cm_oil on canvas_2009     © 놀뫼신문

 

붉은색 십자가 마크가 그려진 구급차는 길이 아닌 길과 가파른 경사를 내달리며 헤드라이트를 쏘아낸다. 일자로 뻗은 낯선 도로 끝에서 화면에 비해 유난히 작은 택시는 화면 밖으로까지 상향등을 켠다. 홍원석의 자동차는 하나의 무생물이 아닌, 하나의 세계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그 옛날 말을 달리던 선조들의 전설까지 가지 않더라도, 자동차와 운전대를 잡고 달리는 이는 물아일체(物我一體)된 하나의 몸이며 그 자체와 같다. 살아가기 위해 혹은 살려내기 위해 달려내는 밤길과 빗길과 꽃길의 순간순간이 그의 서사와 인생과 닮아 있다.  

홍원석의 유화는 거칠고 투박하다. 하지만 해야 할 말을 하고 있다. 미술은 수려한 묘사력과 수사보다 “어떤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가 몇 갑절 중요한 일이다. 그의 그림이, 이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읽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작가 자신의 삶과 조부로부터 내려온 역사에 이입하여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려낸 홍원석의 성취다. 단지 경험을 묘사한 것이 아닌 상황과 비유를 통해 발췌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그 특징이다. 그의 그림은 투박하나 따뜻하고, 간절하나 위협적이지 않다. 화면마다 아주 작게 그려진 홍원석의 택시가 삶이라는 미지의 망망대해를 용감하게 밝혀 나아간다. 아직 살아갈 날도 그려야할 그림도 많은 불혹의 화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2020-01-28 원앙로에서)

 

▲ 이호억 중앙대학교 강사     ©놀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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