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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본리 ‘구지송’ 이야기
기사입력  2020/01/10 [14:35]   놀뫼신문

 

▲     © 놀뫼신문



논산시 연무읍 죽본리 마을에는 수령 약 360년의 구지송 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는 죽본리 마을 뒷산의 나지막한 언덕을 지나서 이웃 은진면 시묘리 마을로 통하는 오솔길 옆에 자리잡고 있다. 

이 죽본리 구지송은  아홉 개의 가지로 형성된 소나무로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훤칠한 남성다움으로 보이기도 하고, 나무 아래서 올려다 보면 하늘을 다 가릴 듯이 웅장하게 보인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부채 모양으로 정겹게 보이기도 하여 누구나 다가가서 안기고 싶을 정도로 친근함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이 나무 아래서 죽본리 마을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며 농악놀이를 하였고, 마을사람들의 개인적인 소원을 빌기도 하였다. 7080시대에는 젊은 세대들이 둘러앉아서 기타를 치면서 여유를 즐기기도 하였고, 끼 넘치는 학생들의 트위스트 춤이나, 고고춤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죽본리 구지송 소나무는 마을주민들에게 아낌없이 품을 내어주는 나무였다. 2008년도에는 빼어난 자태와 건장함을 인정받아서 논산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논산시의 관리보호를 받으며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바로 뒤편 고갯길에는 예로부터 성황당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불과 40~50년 전까지만 해도 이 고갯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행운을 바라며 돌 한 개씩을 던져두고 지나가곤 하였다. 이 성황당에는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의 헝겊에 소량의 곡식을 싸서 걸어놓은 모습도 볼 수가 있었다. 토속신앙의 일종으로 어려웠던 시대에 마을사람들이 자연에 대한 숭배와 액운을  떨치고 싶은 막연한 소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바로 아래쪽에 교회가 들어서면서 성황당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현대 종교로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세월은 흐르고 세상은 변하여 사람들의 의식 또한 빠르게 진화한다고 해도 구지송 소나무만은 죽본리 마을의 수호신으로서 당당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죽본리와 시묘리의 동네싸움

 

죽본리 마을과 이웃마을은 지역간 대립의식으로 은근히 사이가 멀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웃 마을인 은진면 시묘리 마을에는 아주 먼 옛날에 부모님을 극진히 모시던 효자가 있었다고 한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 아들이 매우 슬퍼하며 부모님 산소 앞에서 시묘살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거기서 ‘시묘리(侍墓里)’가 유래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온순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생활력이 강하였다. 

그에 비해 낮은 산과 시냇물을 사이에 두고 경계를 이루는 연무읍 죽본리 마을은 오래 전 관가(면사무소)가 있던 곳이었고, 현대에 이르러 훈련소와 군부대가 가까이 생겨서 사람들이 신문물에 쉬 개방되어 세련된 감이 있고 승부욕이 매우 강하였다. 

그리하여 이 두 마을은 바로 이웃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항상 대립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묘리 젊은이가 죽본리 마을을 지나가다가 재수 없게 까칠한 젊은이들과 마주치면 이유 없이 뭇매를 맞기도 했던 장소가 바로 이 곳 구지송 소나무 아래였다. 두들겨 맞은 시묘리 젊은이가 마을로 돌아가서 또래들을 데리고 와서 청년들끼리 패싸움을 벌이다가, 산 아래 시냇물을 사이에 두고 휴전을 하면서 서로를 겨누고 탐색전을 벌이다가 해가 저무는 일이 자주 있었다. 

 

두 마을 화합시킨 학교와 롤라스케이트장

 

그러나 1960년대 후반에 시묘리 마을에 초등학교가 설립되고 두 마을의 어린 학생들이 함께 공부를 하게 되면서 대립 관계가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초등학교 운동회 날에는 온 고을 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시묘리 골짜기가 떠들썩한 지역축제가 되기도 하였다. 운동회 경기 중에 청년부락 대항 달리기대회가 있었다. 이 경기를 하면서 각 마을 젊은이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쳤고 지역 사람들은 더욱 더 친숙한 관계가 형성되었다. 그렇게 마을과 마을이 화해 모드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어주었던 초등학교가 지역의 아동인구 감소로 인하여 폐교가 되었다. 

그런 아쉬움 속에서도 현재는 커다란 규모의 롤라스케이트 운동장이 설립되어 꿈나무 선수들이 구슬땀 흘리는 연습장이 되었다. 때로는 전국의 쟁쟁한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죽본리 구지송은 두 마을의 화해와 지역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오늘도 푸르름을 머금은 채 묵묵하게 그 자리에 서서 과거를 간직하고 현재의 발전상을 바라보며 미래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기다리고 있다.

 

- 소명순(시민기자)

이 이야기는 올해 만 60세가 된 필자가 은진면 시묘리 출생이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 연무읍 죽본리인 관계로 누구보다도 이 지역을 잘 알고, 어르신들을 통해서 전해들은 이야기를 사실대로 써내려간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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