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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화가와 친구들] 6. 민화예찬民畵禮讚
기사입력  2019/11/21 [16:10]   놀뫼신문

▲ 19세기 조선 작자미상(까치와 호랑이)     © 놀뫼신문



 

한국 중국 일본이 근대 이전에 공통으로 사용하던 형식인 서화(書畫)는 “때와 상황의 명시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 붙는다. 그런 이유로 의미와 형식이 일치하는 현대적 개념의 미술로서 이해하기는 어렵다. 미술은 이미지 자체로만 그 의미가 드러나야 한다. 

그렇다면 19세기 조선반도에서 유행한 민화(民畫)는 미술이 될 수 있을까? 19세기 한반도는 동학농민운동을 비롯하여 각 지방의 민요와 창가가 폭발적으로 작곡되던 근대성 자각의 시대다. 어린아이가 자아를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도화지에 낙서를 하며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이 땅에 동시 다발로 피어나는 주체의 힘은 소리로 그림으로 문학으로 피어났다. 민화는 이전에 고금에서 보기 힘든 고유한 반도인의 그림으로, 훈련받지 않은 아마추어 화가들에 의해 생산되어서, 양반이 아닌 일반인들의 집에 걸렸다.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민예운동을 일으킨 사상가이자 미술평론가인 야나기 무네요시는, 이러한 그림들을 조사하고 수집했다. 한국의 미는, ‘한’의 미라 언급한 인물로도 유명한 야나기 무네요시에 의해 정리되고 명명된 것이 민화다. 민화는 현대 한국의 화가와 조각가들조차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고백한다. 민화를 서양인의 시선으로 발견한 사례도 있다. 19세기 영국 도자기 회사에서 기획 출시된 상품으로 아시아의 국가별 이미지로 디자인된 도자기 세트에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의 디자인이 각기 달랐는데, ‘코리아패턴 디자인’이라 명명된 도자기 세트에는 민화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이는, 외부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반도의 민화를 일본과 중국의 이미지와 다른 고유한 영역으로 바라본 증거다. 

 

▲ 19세기 조선 작자미상(하늘보는 닭)     © 놀뫼신문



민화는 귀족의 그림이던 서화를 모방하거나, 고전이던 삼국지와 초한지 등의 한 장면을 상상하여 그리기도 했다. 일반인이 쉽게 소장할 수 없는 책장과 서적을 그린 책거리, 한자의 윤곽선을 사용하여 그 안과 밖을 장식하는 문자도 등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 없는 아마추어 화가들이 자신의 욕망과 염원을 담아낸 그림이다. 민화의 대표적인 특징은 형태분절과 원근파괴다. 이는, 사물을 대상화하여 그린 것이 아닌 작화자의 사고로서 인지되는 원근과 형태로 드러난다. 나무보다 거대한 인물, 하늘을 나는 개, 산을 타는 물고기 등 그 소재와 표현이 제각각이어서 같은 그림은 한 점도 없다.

작자 미상으로 제작된 민화는 분명 작화자의 욕망이 깃든 사적인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감정의 표출만으로 예술이 될 수는 없다. 민화는 시스템 내부에서 분노하고 염원했지만, 시스템 밖의 시선을 확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 욕망을 표출한 것으로 미술이 성립된다면 일본의 춘화(春畫) 역시 미술일 수 있다. 민화는 미술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현대 화가들이 주목한 지점 또한 민화의 다채롭고 다양한, 훈련되지 않은 디자인적 요소에 가치를 두고 영감을 받은 것이지, 민화 자체를 예술(미술)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민화가 우리에게 주는 가치는 분명하다. 바로 나로서 살고자 했던 욕망이 읽힌다. 자아를 확인하고자 행했던 형태분절과 원근파괴의 이미지에는 작화자의 감정이 해학적으로 녹아 있다. 나는 이 천진한 원근파괴와 비대칭이 주는 따뜻함이 좋다.

 

▲ 이호억 중앙대학교 객원교수     ©논산계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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